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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고인규 경기 위원 "전국체전 참여로 큰 교훈 얻었다"

[피플] 고인규 경기 위원 "전국체전 참여로 큰 교훈 얻었다"
기분이 좋으면서도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아마추어들의 경기력이 훌륭했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경기를 중계하면서 흥분된 모습이었지만 현장에서 현실을 마주했을 때의 아쉬움이 있었기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 동호인 종목 e스포츠 대회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 부문 경기 위원으로 참석한 고인규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기분이 달라졌음을 고백했습니다. 선수로서, 해설 위원으로서 이제는 경기 위원으로서 고인규는 어떤 느낌을 가졌을까요?

"e스포츠가 파급력이 높은 문화라는 사실을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부터 느끼고 있었지만 그때는 꿈만 같던 전국체전 참가를 직접 이루고 나니 뿌듯하더라고요. 현장에서도 전국체전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등 e스포츠의 인기를 증명할만한 일들이 많아 정말 기뻤어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선수들을 보기 위해 300명이 넘는 팬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 공중파 방송국인 KBS에서 취재하는 장면, 전국체전 관계자들이 도대체 e스포츠가 어떤 것이길래 홈페이지를 마비시킬 정도의 파급력을 지니냐며 현장을 찾아 오는 모습 등을 바라보는 고인규 경기 위원은 뿌듯한 마음을 감추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계속 웃고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이번 전국체전을 통해 고인규는 스타2가 지니는 가장 큰 문제점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부분을 더 강화해야 할지 가슴으로 느꼈습니다. 아마추어 시장이 충격적일 정도로 축소된 모습을 보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LOL 다음으로 인기 있는 종목이 스타2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전국체전 현장에 와보니 카트라이더나 피파온라인3보다 출전 신청 선수가 적더라고요. 충격적이었어요. 아무리 리그가 인기 있다고 해도 아마추어 시장은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눈으로 보고 나니 고민이 많이 되더라고요."

매번 아마추어 시장 활성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고인규는 피부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어쨌건 리그를 시청하는 팬들이나 선수들의 인기는 다른 종목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었던 것이죠. 그러나 종목의 미래를 결정하는 아마추어 시장의 현실을 바라본 뒤 모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당장 프로리그를 활성화 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마추어 시장을 키우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합니다.

전국체전 스타크래프트2 부문에서 캐스터와 해설자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는 고인규.
전국체전 스타크래프트2 부문에서 캐스터와 해설자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는 고인규.

"스타2가 아무리 보는 종목이라 하더라도 아마추어 시장이 축소된다면 결국 그 리그는 미래가 없어요. 이번에 참가하는 선수가 적다 보니 경기 위원인 저까지도 위축되더라고요. 많은 선수들을 끌고 다니는 카트라이더 김대겸 경기 위원이나 피파온라인3 김두형 경기 위원을 보며 부럽기도 했어요. 스타2의 미래가 더 나아지려면 아마추어 시장을 활성화 시켜야 해요. 서울에 올라가면 그 부분을 관계자들과 함께 고민해 볼 생각입니다."

만약 전국체전에 참가하지 않았다면 고인규 경기 위원은 현실을 깨닫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국체전 참가는 신의 한 수였고 스타2 시장의 현실을 바라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고인규에게 백 번의 말보다 큰 교훈을 준 값진 경험인 것입니다.

"무엇이든 지금 처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전국체전을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을 얻었으니 이제는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겠죠.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분명히 스타2 시장도 좋아질 것이라 확신해요."

우울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많은 교훈을 얻은 만큼 앞으로 자신이 어떤 일에 더 열정을 쏟아야 할지도 깨달은 중요한 시간이었습니다. e스포츠 시장에 대한 확신과 발전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성과였습니다.

"서울에 돌아가자마자 '고스토리컵'부터 만들어야겠어요(웃음). 저희 집에 컴퓨터가 두 대거든요(웃음). 소규모 대회라도 다양한 아마추어 대회를 만드는데 만약 제가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입니다. 관계자들을 만나 아마추어 대회 활성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도 제가 할 일이겠죠?"

고인규는 캐스터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굳이 현장 중계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선수들을 위해 과감하게 중계석에 앉았습니다. 혼자 북치고 장구 치는 중계를 했다는 놀림도 받았지만 고인규는 아마추어 대회에 참가해 우승한 선수들이 기가 죽지 않도록 무언가를 했다는 생각이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합니다.

[피플] 고인규 경기 위원 "전국체전 참여로 큰 교훈 얻었다"

"이번처럼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비록 작은 일이라 할지라도 e스포츠, 나아가 스타2 시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 열정적으로 해볼 생각입니다. 많은 교훈을 줬고 열정을 불어넣어 준 전국체전에 고마워요."

새로운 역할로 전국체전에 참가했던 고인규는 해설 위원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던 스스로의 벽을 깨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박수 받아 충분한 일이지요. 그리고 스타2를 비롯한 e스포츠 아마추어 시장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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