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든어택 리그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야수'로 온상민 해설 위원을 꼽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긴 시간 진행되고 있는 서든어택 리그를 지키고 있는 온상민 해설 위원은 성승헌 캐스터와 함께 단순히 중계진이 아닌 서든어택 리그 자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야수 주변에는 신기하게도 서든어택 리그에 참가한 '미녀'들이 많습니다. 오해하지는 마세요. 온상민 해설 위원은 결혼한 유부남입니다. 주변에 있는 '미녀'들은 그와 방송으로 인연을 맺은 사람들입니다.

아무리 도도한 미녀도 온상민 해설 위원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됩니다. 물론 방송에 한해서 이야기지만 말입니다. 서든어택 리그 대표 미녀 게이머 김경진도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이제 온상민 해설 위원과 김경진은 서든어택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 많은 '미녀와 야수'로 등극했습니다.

서든어택 TV에서 명콤비로 활약하고 있는 온상민 해설 위원과 김경진의 달콤살벌한 데이트 속으로 지금부터 함께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온상민 해설 위원은 잔소리꾼?
흔히 '미녀와 야수'라고 하면 사람들은 미녀를 공주처럼 받드는 야수를 상상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온상민 해설 위원과 김경진의 관계는 일반적인 '미녀와 야수'의 관계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미녀가 야수에게 쩔쩔매니 말입니다.

미녀는 야수의 눈치를 보고 야수는 미녀에게 폭풍 잔소리를 늘어 놓습니다. 미녀는 커다란 눈망으로 야수를 보며 선처를 호소하지만 야수는 아랑곳하지 않고 혼내기 일수입니다. 그래도 미녀는 계속 야수의 잔소리를 들으며 관계를 유지합니다. 신기한 장면이죠?


약간의 과장이 섞인 풍경이긴 하지만 방송에서만큼은 온상민 해설 위원이 '갑'입니다. 방송이 처음인 김경진은 항상 온상민 해설 위원에게 배워야 하는 '을'이죠. 일반적인 '미녀와 야수'의 관계가 아닌 색다른 관계가 생겨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만날 때마다 잔소리를 들어요(웃음). 정확하게 말하면 잔소리가 아닌 조언이죠. 만약 진짜 잔소리라고 생각하고 저에게 도임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면 듣지 않았겠죠. 문제는 다 맞는 이야기라는 거에요(웃음). 오빠가 한 시간 넘게 잔소리를 해도 전 들을 수밖에 없답니다(웃음)."

"잔소리라뇨. 선배 방송인으로서의 충고죠(웃음). 사실 축복받은 외모를 지녔잖아요. 말은 아무리 잘해도 외모가 안돼 방송 활동을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김)경진이는 축복 받은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성격이 내성적이다 보니 방송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많아요. 그런 점을 조언해 주는 거죠. 저 잔소리하는 사람 아닙니다(웃음)."

김경진이 방송을 한다고 했을 때 놀랐던 것은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었습니다. 김경진의 성격을 아는 사람들은 과연 방송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평소에도 나서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말 수도 많지 않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김경진에게 방송은 서든어택 리그 결승전보다도 어려운 존재였습니다.


'미녀'에게 용기를 준 것은 바로 '야수'였습니다. 온상민 해설 위원의 장점은 누구와 방송을 해도 재미있는 내용을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이죠. 김경진은 이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첫 방송 파트너가 온상민 해설 위원이라는 사실에 김경진은 용기를 냈습니다. 자신이 말을 잘 못해도 온상민 해설 위원이 있으면 방송을 망치지는 않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거절했어요. 제가 방송을 하면 보는 시청자들에게도 관계자들에게도 민폐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온)상민이 오빠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득했어요. 저도 오빠랑 같이 방송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과감하게 도전했어요. 역시 쉽지는 않았지만요."

"(김)경진이 성격이 워낙 내성적이라 사실 처음에 저는 반대했어요(웃음). 방송과는 적합하지 않은 성격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김경진 같은 캐릭터가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더라고요. 얼굴은 예쁜 여자 선수가 억양이 센 사투리를 수줍게 쓰며 이야기 하는 모습이 팬들에게는 신선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온상민 해설 위원의 잔소리를 들으며 성장해가고 있는 김경진은 이제는 '야수'를 가장 큰 은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온상민 해설 위원의 조언이 없었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일을 해내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며 말입니다.


"e스포츠에 전무후무한 해설자이지 않을까 생각해요(웃음). 아마 묵언수행을 하고 있는 스님이 온다고 해도 (온)상민이 오빠와 방송을 같이 하게 된다면 수다쟁이로 바뀔걸요. 대단한 능력인 것 같고 앞으로도 계속 그 능력으로 팬들을 즐겁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온상민 해설 위원을 이제는 '방송계의 마이다스의 손'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방송을 하고 싶지만 내성적인 성격과 말 솜씨가 없어 주저하는 선수가 있다면 온상민 해설 위원을 불러 주세요!

◆"그리운 리그 현장...다시 선수로 뛰고 싶다"
오늘의 주인공은 김경진이라며 온상민 해설 위원은 자신에 대한 이야기 대신 김경진의 이야기를 더 많이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난 뒤 곧 온상민 해설 위원이 진행하는 토크쇼로 인터뷰가 변경됐죠.

'온상민의 서든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김경진은 어디에서도 털어 놓지 않았던 자신의 마음을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 했습니다. 김경진을 둘러싼 소문과 선입견에 대해 입을 열었고 온상민 해설 위원이 설명을 더해 훌륭한 토크쇼가 완성된 것이죠.


김경진은 외모 선입견을 가장 먼저 깬 서든어택 여성 게이머이기도 합니다. 사실 얼굴이 예쁘면서도 게임을 잘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얼굴로 주목을 받아도 실력이 좋지 않아 다음 시즌에 사라지는 선수들도 많았죠

김경진이 처음 주목을 받았던 것은 실력 때문이었습니다. 크레이지호유에서 스나이퍼로 활약하면서 김경진은 실력을 인정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그의 예쁜 외모가 더욱 회자가 되면서 인기 몰이를 했죠.

하지만 김경진에게 돌아온 것은 칭찬이 아닌 시련이었습니다. 시기하는 사람들도 생겨났고 팬들은 김경진의 외모만 이야기하며 실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로 인해 김경진의 스트레스는 커져만 갔죠.

"사실 제가 정말 예쁜 얼굴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가 그렇게 예뻤으면 연예인을 했겠죠(웃음). 실력으로 인정 받고 싶은 것이 모든 게이머의 욕심일 수밖에 없는데 유독 저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죠. 게다가 조금이라도 경기력이 좋지 않은 날에는 어이 없는 루머까지 돌곤 했어요.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에요."


"아무래도 모든 것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면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어요. 김경진이 그런 케이스였던 것 같아요. 김경진의 말대로 실력으로 충분히 주목 받을 수 있는 선수였는데 외모만 부각되면서 성격이 더 내성적으로 변해가더라고요. 옆에서 지켜보기에 안타까웠죠."

힘든 시기를 거치고 난 뒤 김경진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이번 시즌 잠시 휴식기를 가진 김경진은 "경기를 하고 싶어 미칠 것 같다"며 승부사다운 면모를 보였습니다. 서든걸로 뽑혀 방송을 하게 되더라도 충분히 리그에서 뛸 수 있는데 다른 팀 선수들이 그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현장의 환호성이 그리워요. 방송으로 팬들을 만나는 일도 재미있지만 역시 게이머는 리그 현장에서 팬들을 만나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 차기 시즌에는 게이머로 다시 복귀하고 싶은 소망이 있어요."

"앞으로도 방송인으로 게이머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어요. 옆에서 힘 닿는 대로 도울 예정이에요. 서든어택 리그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데 노력하는 것도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도 더욱 혹독하게 훈련시키겠습니다(웃음)."


"제발 이제는 그만 괴롭히시면 안될까요(웃음)? 앞으로도 (온)상민오빠가 많이 도와주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앞으로도 서든어택 하면 떠오르는 대표 선수로, 대표 방송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응원 많이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