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라는 직업이 따로 있기에 받은 부정적인 반응이지만 아율은 꿋꿋하게 대회에 출전했다. 순수한 도전정신 하나로 대회에 임한 아율은 WSL 16강전에서 승리하며 당당하게 8강에 진출했다. 비록 8강전에서 실력 차이를 보이며 탈락했지만 목표로 했던 1승을 달성했기에 뿌듯함을 느꼈고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달라졌다.
"솔직히 대회에 참가한다고 했을 때 반대가 심했어요. 저는 정말 게임이 좋아서 대회에 나온 건데 현직 가수가 WSL에 출전한다고 기사까지 나온 뒤에는 부담감이 더욱 커졌죠. 솔직히 제가 유명하지도 않기 때문에 무관심하게 넘어가주셨으면 했는데 관심을 받다보니 '앨범 홍보 때문에 나왔다'는 비난을 받을까봐 두려웠어요. 하지만 저의 도전을 팬들이 지켜봐주고 옹호해주는 것을 보면서 많이 힘을 얻었어요. 대회 참가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미국에서 유학 시절을 보낸 아율은 한국으로 돌아와서 고려대학교 국제학부에 입학해 응원단으로 활동했다. 대학생 시절 '고대 얼짱'으로 유명세를 탄 아율은 우연한 기회에 걸그룹 LPG의 3기로 데뷔해서 활동했고 내년 1월 솔로 데뷔를 앞두고 있다.
"그룹 활동을 했지만 컨셉트가 맞지 않아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다리 부상을 당해서 활동에 대한 제약도 있었죠. LPG를 탈퇴한 뒤 배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싶었고 뮤직비디오에도 몇 편 출연했어요. 최근에는 좋은 기회를 잡아서 솔로 가수 데뷔를 앞두고 있고요."
게이머로서 값진 경험을 얻은 아율은 본업인 가수로 돌아갈 예정이다. 가수로 바쁘게 돌아다니겠지만 아율은 WSL 차기 시즌에도 참가해서 계속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 시즌 목표였던 1승을 달성했기 때문에 다음에는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싶다고 했다.
"예전부터 목표를 정한 뒤 도전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미국 유학 시절, 고대 응원단과 걸그룹, 게이머 활동도 하나의 맥락을 갖고 있죠. 모든 것이 도전이고 이뤄낼 때 짜릿한 성취감이 느껴져요. WSL이 끝났지만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차기 시즌에 참가해서 게이머로서 계속 도전하고 싶어요. 이제 1승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에 다음에는 목표를 더 상향시킬 생각이에요. 저를 보고 많은 여성 분들이 스타2 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면 해요. 그러면 국내 여성부 리그도 더욱 번창하겠죠(웃음)."
[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