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나라' 콜롬비아에서 온 다섯명의 청년들은 크로스파이어 스타즈(이하 CFS) 2014 그랜드 파이널에 남아메리카 대표로 한국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그들은 조별 풀리그를 거쳐 8강에 진출하고 나서도 그저 모든 것을 신기하게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고국에 돌아가 자신들이 한 신기한 체험을 증명하기 위해 경기장 곳곳에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순수한 이 다섯 청년들의 고국인 콜롬비아는 온라인 게임이 많이 발달하지 않은 곳입니다. e스포츠라는 단어는 아예 존재하지 않으며 게임으로 리그를 한다는 것은 상상해본 적조차 없었던 일이었다고 합니다.
순수 청년들이 과연 어떤 사연으로 이곳까지 오게 됐을까요? 인터뷰를 하는 것조차 신기하다며 질문에 답하는 대신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물어봐 기자가 인터뷰를 당하는 신기한 느낌마저 들었던 다섯청년들은 그저 크로스파이어가 재미있어서 팀을 만든 것이 이 꿈같은 일의 시작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온라인 게임을 접할 기회가 자주 있지는 않지만 FPS게임은 콜롬비아에서도 인기가 높아요. 특히 크로스파이어는 최근 남아메리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했죠. 남아메피카는 통합 서버인데 다른 나라 게이머들과 대전을 하는 것이 재미있더라고요. 그러던 와중 CFS라는 리그에 참가하는 내셔널 파이널을 진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게임으로 리그를 할 것이라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던 다섯 청년들은 그렇게 빨려들 듯 리그에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워낙 게임을 좋아했던 다섯 청년들은 당당히 남아메리카 대표로 선발됐고 생애 처음으로 리그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행 비행기를 탑승했습니다.
"다섯명 모두 설렘을 감추지 못했죠. 도대체 어떤 형식으로 리그가 진행될지 기대도 됐고요. 성적보다는 색다른 경험을 쌓고 어떤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지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컸어요. 막상 와보니 상상 이상인 것 같아요."
스포츠 스타나 할법했던 방송 출연부터 경기 후 인터뷰까지 다섯 청년들은 꿈에서나 그리던 경험들을 했습니다. 게다가 한국이나 중국 등 e스포츠가 발전한 나라에서는 매일 이런 리그가 펼쳐진다는 사실에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가장 놀랐던 것은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있어 연봉을 받으며 리그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제 스무살이 된 다비드 쿠엘야 가르시아는 그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부러운 마음에서였습니다.
"상상도 못했어요. 우리는 각자 일을 하면서 게임을 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실력이 느는데 시간이 필요하더라고요. 기본기는 있는데 연습이 부족하다 보니 오늘 경기에서도 아쉽게 패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만약 저에게 월급을 주고 리그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면 누구보다 잘할 자신 있는데(웃음). 더 열심히 해서 스카우트 돼야겠네요."
그저 크로스파이어가 좋아 한국 땅을 밟고 CFS 2014 그랜드파이널에 참가했던 다섯 청년들은 새로운 꿈을 마음에 품게 됐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고국에도 e스포츠라는 문화가 들어와 청년들이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생겼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다음 시즌에도 남아메리카 대표로 나올 수 있도록 고국으로 돌아가 열심히 연습해야겠어요. 이번 시즌에는 8강이 마지막이었지만 다음 시즌에는 4강까지 가고 싶은 욕심이 생기네요."
순수 다섯 청년들은 콜롬비아에 e스포츠라는 새로운 문화를 접하게 해준 크로스파이어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콜롬비아의 수많은 국민 중 그 누구도 해본 적이 없는 경험을 하게 된 다섯 청년들은 고국으로 돌아가 더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한국에서의 추억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그리고 한국에서 느꼈던 새로운 e스포츠라는 문화도 우리에게 새로운 꿈을 심어 준 크로스파이어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다음 시즌에 꼭 다시 만나요. 그때까지 다섯명이 열심히 연습하고 있을게요(웃음)."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