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J 소닉이라는 닉네임으로 알려져 있는 황효진은 2006년부터 스타1의 온라인 리그를 시작했고, 2009년부터는 소닉 스타리그의 이름으로 스타1 공식 리그가 끝난 2012년 이후에도 꾸준히 스타1 리그를 개최해왔다. 스타1 종목에서 활동하던 선수들이 대부분 스타크래프트2로 넘어갔고 이 과정에서 은퇴하는 선수들이 속출했지만 소닉 스타리그에 출전하면서 명맥을 이어갔다. 7차 소닉 스타리그와 아이템베이 8차 소닉 스타리그에서는 박준오가 우승했고 픽스 9차 소닉 스타리그에서는 김택용이 패권을 차지하면서 스타1 공식 대회의 명맥을 이었다.
꾸준히 스타1 리그를 개최해 온 황효진은 10차 스타리그를 온게임넷과 함께 한다고 밝히면서 팬들을 놀라게 했다. 스타1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친 황효진을 만났다.
◆주경야겜
황효진은 스타1 개인방송의 BJ로 알려져 있지만 본업은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한 회사의 대표다. 신발팜이라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며 사업을 시작한 황효진은 '주경야겜'을 하며 스타1에 대한 애정을 이어갔다.
"다들 아시다시피 군대에 다녀오기 전까지 BJ로 활동했어요. 아프리카TV를 기반으로 했지만 온게임넷의 플레이플이라는 채널에서도 스타1 BJ로 활동했죠. 한창 활동할 때 군에 가야 했고 군에서 많은 사업을 구상하고 전역한 이후 온라인 쇼핑몰을 열어서 돈을 벌었죠."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황효진은 BJ로 활동하던 시절을 잊지 못했다. 낮에는 온라인 쇼핑몰을 경영하는 데 힘을 쏟았고 밤에는 BJ로 전환했다. 아마추어 선수들을 모아 온라인 대회로 첫 소닉 스타리그를 열었고 상금은 신발팜에서 나온 수익으로 선수들에게 지급했다. 이렇게 사비를 털어서까지 대회를 열었던 황효진은 2012년 티빙 스타리그를 끝으로 스타1 공식 대회가 막을 내린 것에 대해 큰 안타까움을 느꼈다.
"기량이 훌륭한 선수들이 스타1 선수 생활을 접고 스타2로 넘어가야 하는 과정이 아쉬웠어요. 스타2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속속 은퇴하는 모습도 안타까웠죠. 그래서 대회 규모를 키우기로 했어요."
7차 소닉 스타리그부터 참가 선수가 화려해졌고 규모도 커졌다. 32강으로 진행됐고 진영화, 염보성, 박준오, 구성훈 등 스타1에서 이름을 날리던 선수들이 속속 합류했다. 9차에는 김택용, 김명운 등 개인리그 결승 진출자들도 출전하며 이슈를 만들어냈다. 결승전은 오프라인 행사로 꾸리면서 팬들이 직접 선수들을 만날 수 있는 장도 열었다.
"대회를 열 때마다 스타1을 사랑하는 팬들이 아직 많다는 사실을 느껴요. 주경야겜하면서 일한 보람을 느꼈지요."
◆애환이 많아던 소닉 스타리그
소닉 스타리그를 9회까지 치르면서 황효진은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크지 않은 사업체에서 선수들의 출연료와 상금을 제공해야 했기에 주위의 반대도 컸다. 소닉 스타리그에 집착하지 말고 그 열정을 사업에 투자하라는 조언도 많이 들었다.
"실제로 사업이 어려웠던 적도 있었어요. 한 브랜드 제품을 대거 수입했는데 잘 팔리지 않은 거에요. 큰 손해를 입었죠. 대금 결제를 제대로 하지 못할 상황까지 처했지만 그래도 소닉 스타리그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소닉 스타리그에 대한 황효진의 열정은 대단했다. 사업은 사업이고 소닉 스타리그는 소닉 스타리그였다.
"소닉 스타리그를 후원하겠다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나선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대회 직전에 후원을 철회하면서 회사 돈을 넣어야 할 상황에 처했지요. 직원들은 소닉 스타리그를 미루자고 했지만 팬들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었어요. 당장 회사에 돈이 없어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소닉 스타리그를 진행했고 그 기간 동안 후원사를 찾아 백방으로 뛰어 다녔죠. 그 결과 8차 아이템베이, 9차 픽스라는 후원사와 손을 잡았죠."
◆온게임넷을 움직였다
김택용의 우승으로 마무리된 9차 소닉 스타리그가 2014년 3월에 끝난 이후 황효진은 한동안 사업에 집중했다. 온라인 쇼핑몰인 신발팜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사업 규모를 키우는 데 몰입한 것. 그 결과 나온 브랜드가 스베누다.
"신발팜은 나이키, 뉴발란스 등 기존의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중계해주는 온라인 쇼핑몰이었지만 스베누는 직접 디자인부터 생산, 판매까지하는 패션 브랜드입니다. 남의 신발을 파는 것보다는 제가 직접 만들어서 사람들이 신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훨씬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죠."
스베누는 신규 브랜드이지만 1020 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으면서 매출 부분에서도 고공비행하고 있다. 판매 규모를 직접 밝히기는 어렵지만 젊은 세대들이 신고 다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얼마 전에는 걸그룹 AOA에 이어 배우 송재림, 인기 여가수인 아이유까지 홍보 모델로 섭외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제가 사업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돈을 벌겠다는 것이겠지만 스타1 리그의 인기를 끌어 올리고 부활시켜 온게임넷을 통해 내보내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MBC게임이 사라진 상황에서 스타1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분들은 온게임넷에서 스타1이 방영되는 것을 보시고 싶을 거에요. 저 또한 그런 마음을 갖고 있었고요."
황효진이 스베누 브랜드를 통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벌이며 10차 소닉 스타리그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온게임넷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8차와 9차 소닉 스타리그의 중계를 맡았던 김태형 해설 위원이 온게임넷과 다리를 놓았고 온게임넷도 10차 소닉 스타리그를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황효진 또한 스베누 브랜드를 메인 후원사로 내놓기로 흔쾌히 합의했다. 그 결과 티빙 스타리그 이후 2년만에 온게임넷을 통해 스타1 스타리그가 재개됐다.
◆꿈★은 끝나지 않았다
12월말부터 온게임넷을 통해 스베누 스타리그 16강이 진행되기로 확정되면서 스타1 스타리그가 온게임넷을 통해 방영되는 것이었던 황효진의 1차적인 꿈은 이뤄졌다. 또 결승전에서 슈퍼스타인 아이유가 축하 무대를 펼치는 것도 현실이 됐다.
그러나 황효진의 꿈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온게임넷을 통해 중계된 마지막 스타1 공식 대회인 티빙 스타리그의 감동을 자신의 손으로 재현하고 싶다는 것이 꿈이다. 당시 잠실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는 황효진은 스타1의 부활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싶다고 목표를 세웠다.
"스타1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일단 온게임넷을 통해 소닉 스타리그가 진행되는 것으로 스타트를 끊었으니 규모를 키워서 잠실체육관에서 결승을 치르고 싶어요. 10차 소닉 스타리그에서는 안 될 수도 있지만 11차, 12차 등 회를 거듭한다면 언젠가는 이뤄지지 않을까요."
황효진은 9차 소닉 스타리그를 끝으로 방송에 직접 나서지는 않기로 했다. 방송을 통해 팬을 만나는 것도 즐겁지만 더욱 큰 감동을 주기 위해 일선에서는 빠지기로 했다. 스베누라는 회사를 키우고 더 큰 후원을 통해 팬들이 즐길 무대를 키우기로 했다.
"더 이상 BJ 소닉을 스타리그를 통해 보시기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스베누의 대표로서 스타1 스타리그가 지속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10차 소닉 스타리그를 현장에서 직접 볼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황효진은 "결승 무대에만 가볼 생각"이라고 밝히면서 "방송되는 경기를 회사에서 일하면서 지켜볼 겁니다. 더 많은 돈을 벌어서 투자함으로써 스타1 스타리그의 명맥이 끊이지 않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