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이 온게임넷을 통해 방송되고 헝그리앱에서도 스타1 리그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문득 '여제'는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홍진호가 방송인으로, 콩두스타즈 대표로 활약하는 것을 지켜보며 팬들은 홍진호와 인연이 깊은 서지수에 대해 관심을 보였죠.
품절녀 대열에 합류했지만 전혀 '유부녀'같지 않은 외모를 SNS에 올려 소식을 전하던 서지수를 직접 만났습니다. 결혼식 이후 약 8개월 만에 만난 서지수는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e스포츠에 대한 여전한 애정과 열정을 보여주며 프로게이머였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국에 없는 향기를 전하다
앤플러스 원의 대표로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서지수는 남편 외조에 힘쓰며 사업가로서의 기질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서울 패션 위크에서 이석태 디자이너와 함께 향기 마케팅을 전개하기도 했습니다.
패션을 선보이는 쇼에서 어떻게 향기를 콜라보레이션 했을까요? 서지수는 모델이 워킹하는 무대를 더욱 빛내기 위해 내뿜는 스모그에 자신이 개발한 향수를 첨가해 패션쇼 현장을 향기로 물들였다고 합니다.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패션계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독특한 시도라며 관심을 가져주셨어요. 패션쇼 현장을 찾으신 분들이 더 신기해 하시더라고요. 앞으로도 계속 예술가들과 함께 콜라보레이션 하는 작업을 계속할 생각이에요."
얼마 전 서지수는 '우드 비 아트'와 함께 '향, 나무, 예술과의 만남'을 컨셉트로 '리얼 우드 캔들'을 런칭하기도 했습니다. 질 좋은 목재에 향기를 담은 캔들을 넣은 독특한 발상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서지수는 현재 임패리얼 팰리스 호텔에 패키지 상품을 구성했는데요. 그의 남편인 고신재 대표와 서지수는 일상생활에서도 사업에서도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사업가 기질이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고 지금도 제가 과연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웃음). 다만 여성이 도전하기 힘들었던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경험했다는 것은 사업을 할 때도,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큰 도움이 되요. 사업을 하다가 힘들거나 상처 받는 일이 생겨도 쉽게 무너지지 않더라고요.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제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느끼고 있어요."
◆그리운 그 시절
참 많은 악플에 시달렸고 말도 안 되는 팬들의 트집도 경험 했던 서지수. 프로게이머였을 때의 기억을 잊고 살고 싶지 않았을까요? 여자로서 차마 입에 담기 힘든 모욕을 당하기도 했기에 서지수에게 프로게이머 시절은 힘든 기억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서지수 입에서는 뜻밖의 대답이 나왔습니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다시 프로게이머였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며 그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합니다. 남자들의 틈 바구니에서 홀로 여성으로 도전했던 길이 분명 어렵고 힘들었을 텐데도 사업가로서 성공한 서지수의 마음 한 구석에는 프로게이머였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늘 자리잡고 있습니다.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었기 때문일까요? 그때 당시에도 크게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사실 사회에 나오면 그보다 더 힘든 일을 겪기도 하는걸요. 적어도 프로게이머였을 때는 내 꿈을 향해 달려 나갔고 하고 싶은 일들을 했기 때문에 힘든 것도 감당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순수하게 열정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감내하고 앞으로 나아갔던 프로게이머 시절이 서지수에게는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가끔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던 프로게이머로서의 열정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게임에 대한 센스가 사라지지는 않았더라고요(웃음). 가끔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하는데 같은 팀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큼 제가 캐리할 때가 많거든요. 확실히 프로게이머 피가 아직도 흐르고 있는 것 같아요."
e스포츠 팬들과 만날 일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달려가겠다고 말한 서지수. 아직도 그녀는 게임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눈이 반짝이고 가슴이 떨리는 영락없는 '프로게이머'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웹 드라마로 팬들 만난다
서지수는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 리포터였던 조은나래, CNET 김유정 기자, 필라테스 강사 박초롱과 함께 웹드라마를 촬영했습니다. '테크 파탈 다이어리'라는 웹 드라마에 참가한 서지수는 프로게이머나 사업가가 아닌 또다른 매력을 뿜어낼 예정입니다.
드라마 촬영은 처음이었기에 낯설고 어려웠지만 서지수는 "오랜만에 여자들과 함께 수학여행에 온 기분"이었다며 설렜던 촬영 때를 떠올렸습니다. 프로게이머 시절부터 남자들과 지내는 것이 익숙한 서지수에게 여자 4명과 함께 지냈던 촬영 시간은 매 순간이 즐거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워낙 연기를 못하고 출연하는 친구들보다 몸매도 얼굴도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는 출연을 망설였어요. 그런데 '테크 파탈'이라는 말에 욕심이 나더라고요. 여성 프로게이머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팬들과 오랜만에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좋았어요."
서지수와 조은나래가 박초롱, 김유정과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삼성투모로우 블로그(바로보기☞)를 통해 시청할 수 있습니다. 서지수는 "연기는 정말 못하지만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애교 섞인 바람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촬영을 통해 출연진들과 친해졌다는 서지수의 이야기를 들으며 조만간 조은나래와 서지수의 더블 인터뷰를 추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팬들에게 좋은 새해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지수는 앞으로도 팬들과 만나는 기회가 있다면 어디라도 달려가겠다며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전하기도 했는데요. 앞으로 e스포츠 리그나 행사에서 서지수를 자주 보게 되기를 바라봅니다.
"이번 웹 드라마처럼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 팬들에게 제 근황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품절녀가 된 뒤 더욱 e스포츠가 e스포츠 팬들이 그리워요. 저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시고 언제나 e스포츠 팬들 마음 한구석에 여제 서지수가 자리하기를 바라봅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