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간의 독일 생활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장민철은 GSL 코드S 시즌1에서 가장 먼저 16강에 올랐다. 탈락을 예상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SK텔레콤 T1 남윤석을 힘으로 눌러서 승리했고 데드 픽셀즈 정명훈까지 잡아냈다.
프로게이머로서 모든 것을 이뤘지만 아직도 욕심이 남아있다. 많은 이들은 게이머로서 끝났다고 했지만 장민철에게 게이머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다
GSL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던 장민철은 2013년 개인리그가 WCS로 개편되면서 유럽 지역으로 이동했다. 2013년 두 번이나 결승에 올랐지만 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던 그는 2014년 시즌1에서도 다시 한 번 결승에 올라 에이서 문성원을 꺾고 세 번째 도전 끝에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장민철은 2014년부터 최병현(현 프라임), 강현우(현 KT), 고석현(로캣)과 함께 독일에서 지냈다. 2015년 거주지 중심으로 대회 참가를 허락하는 방식으로 블리자드가 정책을 수정하면서 어쩔 수 없이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지만 1년 생활 동안 아무도 가질 수 없는 경험을 한 것에 대해 만족했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성적도 나쁘지 않았고 독일에서 지내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지내면서 많은 것을 느꼈죠. 문화적인 부분을 많이 배웠어요. 외국 친구가 생긴 것과 길거리에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준 것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한국행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해요."
장민철은 게임 실력과 함께 많은 외국 경험을 통해 수준급 영어 실력을 보여줬다. 외국 대회에 출전한 대부분 한국 선수들이 통역을 거쳐야 인터뷰가 가능했지만 장민철은 예외였다. 꾸준하게 영어를 공부한 장민철은 여전히 외국어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매니저가 있어서 생활하는데는 문제 없었어요. 매니저없이 밖에 나갔을 때 어려움이 많았죠(웃음). 지난 해 IEM 토론토 대회에 갔을 때도 혼자서 다른 선수들을 챙겼는데 통역하는 것이 쉽지 않더라고요. 한국 지역으로 돌아왔지만 영어는 기본으로 해야할 것 같아서 계속 공부를 하고 있어요. 스타크래프트2라는 게임이 글로벌화가 잘 되어 있잖아요."
◆한국행을 결정한 이유
장민철이 유럽으로 건너갔던 2013년과 현재 한국 e스포츠를 비교해보면 많은 변화가 있었다. 스타크래프트2 개인리그가 양대리그 체제로 변했다. 죽은 콘텐츠라고 평가받았던 프로리그도 많은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매 경기 흥행하고 있다. 장민철이 고민없이 한국으로 들어왔던 이유도 이런 것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KT 롤스터 주성욱, SK텔레콤 김도우 등 스타크래프트2로 넘어와서 성적을 거두는 선수들이 많이 나오면서 그런 선수들과 한 번 대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해까지는 리그가 나뉘어져 있다보니 경기를 치를 기회가 거의 없었잖아요. 다만 개인리그만 하다보니 쉬는 기간이 길어져서 어떻게 극복해야할지 고민이에요."
장민철은 프로리그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스타1) 시절 프로리그에서 CJ 김정우(은퇴)의 연승 행진을 저지한 기억을 갖고 있는 장민철은 다시 한 번 돌아와서 팀을 우승시키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제일 큰 소망은 한국 팀에 들어가서 프로리그 우승까지 이끄는 거에요. 냉정하게 바라봤을 때 저는 초특급 선수는 아니지만 동료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요. 스타2에 대한 경험은 누구보다 뒤쳐지지 않는다고 확신해요. 피지컬은 뒤쳐질지 몰라도 게임에 대한 개념만큼은 최고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팀을 구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저도 성적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