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 매치업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4강에 올라온 멤버들이 모두 테란으로 구성되면서 일찌감치 테란끼리 결승전이 치러질 것이라 확정됐고 그 가운데 최호선과 김성현이 결승에 진출했다. SK텔레콤 T1 출신 테란 최호선과 STX 소울 출신 테란 김성현의 대결에서 누가 봐도 김성현이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면서 우승할 것이라 예상됐다.
그렇지만 결승전은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최호선은 1세트를 따낸 뒤 2, 3세트를 잃었지만 4, 5세트에서 벌처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변수를 만들었고 3대2라는 드라마틱한 스코어로 우승했다.
이번 대회는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 리그의 부활이라는 의미만으로도 충분히 값졌다. 프로게임단들이 스타크래프트2로 전환됐고 메이저 개인리그들이 모두 스타2로 진행되면서 스타1의 시대는 막을 내린 듯했다. 그렇지만 아프리카티비에서 개인방송을 진행하던 BJ 소닉(본명 황효진)이 은퇴한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수들을 하나둘씩 모아 개인리그를 9번이나 진행하면서 스타1의 향수에 젖은 팬들을 끌어 모았다.
9차 픽스 소닉 스타리그가 끝난 뒤 황효진은 8개월 간 리그를 열지 않았다. 이 공백기 동안 사업체를 일으킨 황효진은 스베누라는 패션 브랜드를 런칭, 성공 가도에 올려 놓았고 스베누가 후원하는 스타1 스타리그를 온게임넷을 통해 중계하도록 기반을 닦았다.
스베누 스타리그에서 우승한 최호선을 시상하기 위해 무대에 올라온 황효진 스베누 대표는 현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스타1 리그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약속을 했다. 스베누 스타리그 시즌2가 공다로 문을 열 것이라는 약속이었다.
스타1 리그가 진행되는 내내 관계자들은 극과 극의 상황에 처했다. 스베누 스타리그가 온게임넷을 통해 중계되면서 시청률이 잘 나오고 있다는 평가에 기뻐했지만 후원사가 없어서 또 다시 리그가 중단되고 휴지기를 갖는 것 아니냐는 고민을 안고 있었다.
황 대표가 결승전 무대에서 내놓은 약속으로 관계자들의 고민은 일거에 해소됐다. 스베누가 또 한 번 후원사로 나서면서 곧바로 리그 준비를 할 수 있게 됐고 선수들 또한 안정적으로 리그 연습을 해도 되는 기반이 닦인 것이다.
황효진 대표는 스베누 스타리그를 통해 몇 가지 약속을 던진 적이 있다. 결승전에 아이유를 섭외하겠다는 것.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많은 관중을 모아 놓고 결승전을 치르고 싶다는 것 등등 팬들과 약속했고 지켰다.
스베누 스타리그 시즌2는 오는 3월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불 붙은 스타1의 열기를 시즌2로 이어갈 수 있는 매개체가 된 황효진 대표의 약속에 박수를 보낸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