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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그랬지] 순수 소년이었던 '와치' 조재걸에 대한 추억

10년이 넘는 e스포츠 역사 속에는 숱한 미남 프로게이머들이 존재합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완벽한 미남도 있었고 훈남도 있었으며 개인적인 취향(?)으로 특정 팬들 몇 명이 정말 잘생겼다고 칭하는 선수도 있었습니다.

어떤 선수가 잘생겼다는 평가를 받으면 대부분 그렇다고 인정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는 사람들로 나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요. 이 중에서도 누구도 그가 미남으로 불리는데 반대표를 외치지 않았던 세 명의 선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현역으로 뛰고 있는 나진e엠파이어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프로게이머 조재걸도 탑3 중 한 명입니다.

2008년 엘리트 스쿨리스 출전 당시 조재걸.
2008년 엘리트 스쿨리스 출전 당시 조재걸.

조재걸이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선수였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잘생긴 외모 덕에 다른 선수들에 비해 주목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e스포츠 팬들은 냉정했습니다. 아무리 잘생긴 외모를 가졌다고 해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 그 선수에게 쏟아졌던 관심은 금방 시들어지곤 했죠.

사실 조재걸이 처음부터 눈에 띄었던 것은 아닙니다. 큰 눈과 뚜렷한 이목구비를 지니긴 했지만 엘리트 스쿨리그가 펼쳐졌던 2008년 그의 모습은 완벽한 미남이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앳된 모습이었죠. 그러나 2009년 조재걸이 온게임넷 스파키즈 소속이었을 당시 워크숍에서 찍혔던 사진으로 그는 엄청난 관심을 받았습니다.

물놀이를 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던 조재걸.
물놀이를 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던 조재걸.

당시 족구나 물놀이 등 소위 말하는 짤방(선수들이 팬들에게 두고두고 놀림감이 될만한 엽기 표정이나 포즈가 담긴 사진)들이 난무할 수 있는 일정 속에서도 조재걸은 혼자 화보를 찍었습니다. 어떤 각도에서 어떤 사진을 찍어도 조재걸에게 짤방이란 존재하지 않았죠.

다른 선수들에 비해 유독 조재걸은 웃는 사진이 많았습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유독 조재걸은 웃는 사진이 많았습니다.

여기에는 비결이 있었습니다. 조재걸은 어떤 상황에서건 미소를 잃지 않는 선수였습니다. 공이 날아와 자신의 머리를 맞춰도 웃었고 물놀이를 하다가 물을 잔뜩 먹어도 웃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지닌 선수였죠.

한없이 착하고 순진한 선수로 기억되는 조재걸. 온게임넷 스파키즈에서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선수 시절 조재걸은 수줍어서 말도 잘 못하고 그저 웃기만 하는 선수였습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조재걸을 그렇게 추억할 것입니다.

데일리e스포츠가 창간 특집으로 각 종목 선수들에게 미남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LoL 선수들은 스타크래프트 선수들 중 미남을 뽑았고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은 LoL 선수들 중 가장 미남을 뽑는 설문조사였죠.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이 꼽은 LoL 최고 미남 프로게이머로 꼽혔던 조재걸(왼쪽).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이 꼽은 LoL 최고 미남 프로게이머로 꼽혔던 조재걸(왼쪽).

당시 김택용과 조재걸이 각 종목 선수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미남으로 꼽혀 더블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최고의 미남 선수로 불렸던 김택용 옆에서 조재걸은 전혀 꿀리지 않는 외모를 자랑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시절 김택용을 좋아했다며 수줍게 고백하던 조재걸. 인터뷰가 아니라 마치 팬미팅을 하듯 수줍게 김택용과 이야기를 이어가던 조재걸의 모습이 아직도 떠오르네요.

[그땐그랬지] 순수 소년이었던 '와치' 조재걸에 대한 추억

물론 조재걸이 예전에 비해 많이 성숙해졌음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팬이었다며 김택용을 안심시킨 조재걸은 “대신 상대전적은 내가 1전 전승”이라고 허를 찌르는 모습에서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순수하게 웃기만 하던 조재걸은 이제 없었던 것이죠.

[그땐그랬지] 순수 소년이었던 '와치' 조재걸에 대한 추억

조재걸의 외모는 날이 갈수록 점점 업그레이드 되는 듯 보입니다. 얼마 전 한복컷을 촬영하면서 연신 감탄을 할 정도로 조재걸의 외모는 물이 올랐습니다. 그리고 업그레이드 된 것은 외모뿐만이 아닙니다. 수줍게 웃기만 했던 소년 조재걸이 이제는 입에 발린 말을 할 줄도 아는 청년으로 성장한 것이죠.

누군가가 “잘생겼다”고 말하면 그저 뒤에 숨기 바빴던 6년 전에 비해 지금은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지었을 때 잘생겨 보이는지도 연구하는 프로가 됐습니다. 조재걸은 그렇게 성장해갔고 데뷔한지 8년이 된 지금은 고참 프로게이머답게 많은 부분에서 타의의 모범이 되고 있죠.

[그땐그랬지] 순수 소년이었던 '와치' 조재걸에 대한 추억

8년의 기자 생활을 통틀어 가장 순수한 소년으로 기억되고 있는 조재걸. 앞으로 10년 뒤, e스포츠 최고의 미남 프로게이머를 꼽는 질문에 여전히 조재걸의 이름이 있지 않을까요?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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