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에게 갑작스럽게 불운이 찾아왔습니다. 하필이면 피파온라인3 정규리그인 챔피언십이 시작되면서부터 그에게 다가오는 검은 그림자의 정체는 '콩라인'의 기운이었죠. 누구도 의심할 것 없이 우승후보 1순위로 꼽혔던 그는 챔피언십 1차 리그에서 개인전, 단체전 모두 준우승을 차지하며 단숨에 피파온라인3 콩라인으로 등극했습니다.
2차 리그에서도 그는 이름값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결국 개인전, 팀전 모두 16강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이후에 열린 헝그리앱 피파온라인3 리그에서 또다시 준우승을 차지하며 제대로 '콩라인'을 타기 시작했죠.
가장 중요한 순간 불운을 맞았던 이 선수는 바로 피파온라인3 최강자로 불리는 원창연입니다. 챔피언십 이후 한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던 원창연이지만 아직도 그는 선수들에게 두려운 존재입니다.
이번 시즌 가까스로 탑12에 이름을 올린 원창연. 하지만 단순히 우승하겠다는 욕심보다 원창연에게는 더 넓은 곳을 바라보는 눈이 생겼습니다.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 리그를 더 발전시키고 싶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힌 원창연을 만나봤습니다.
◆무관의 제왕, 하지만 결국 제왕이잖아!
원창연은 챔피언십 기준으로 봤을 때 '무관의 제왕'이 맞습니다. 그는 아직까지 한번도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원창연은 제왕입니다. 어디를 가도 그는 우승자보다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습니다. 그가 가지는 파급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원창연은 "무관의 제왕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생각해 보니 어쨌건 제왕이라는 말인 것 같아 기분 좋게 받아들이려고 한다"며 멋쩍은 듯 웃었습니다. 이제 그에게는 '콩라인' 수장 홍진호에게서 볼 수 있었던 너그러움까지 생겨난 모양입니다.
"이상해요. 분명히 다른 리그에서는 우승도 하고 플레이도 잘 되는데 챔피언십 무대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거에요. 그만큼 챔피언십 무대가 주는 긴장감과 중압감이 상당하다는 방증이기도 하겠지만요. 하지만 어쨌건 저는 제왕입니다(웃음)."
원창연의 말이 맞습니다. 그는 확실히 피파온라인3에서 제왕의 자리에 있습니다. 숱한 우승자들을 제치고 원창연은 현재 화제의 중심에 있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하자마자 원창연은 엄청난 팬들의 친구 요청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팬들을 끄는 그만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요?
"당연히 외모는 아닐 겁니다(웃음). 살이 많이 쪘는데 리그 초반만 하더라도 솔직히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웃음). 지금 열심히 다이어트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잘했던 후광을 아직도 누리고 있는 것 같아 죄송하기도 해요. 이제는 챔피언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진짜 내 팬들 만들어야죠."
◆"리그 활성화, 선수들이 더 간절해요"
넥슨에서는 이번 시즌 과감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탑12에 들어가는 선수들에게 매달 활동비로 100만원을 지급할 것을 결정했는데요. 리그 활성화를 위해서는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부여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입니다.
원창연은 두 팔 벌려 환영했습니다. 이후로 개인방송도 더 열심히 하고 전략이나 전술 연구에도 더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리그 활성화로 가장 큰 도움을 받는 사람들은 바로 선수들이기 때문입니다.
"넥슨도 리그 활성화를 간절히 원하겠지만 사실 누구보다 간절한 사람들은 선수들이에요. 안정적인 환경에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게 되는 것만큼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요. 이번 시즌에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리그 활성화를 위해 더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원창연이 현재 아프리카 개인 방송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도 리그 활성화를 위한 노력 중 하나입니다. 개인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원창연이 온라인에서 더 많이 활동하고 또 자신의 모습을 더 많은 사람이 본다면 이 또한 피파온라인3 리그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죠.
또한 원창연은 이번 시즌 색다른 전략과 전술을 선보일 생각입니다. 사실 그동안 원창연에게 "크로스만 잘하는 선수"라는 오명이 붙기도 했는데요. 원창연은 포메이션까지 변화를 주면서 색다른 플레이를 보여줄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탑12를 뽑는 마지막 예선에서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전술을 들고 나갔더니 상대가 당황하더라고요. 그때 전술과 전략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리그 안에서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략과 전술로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원창연에게 꿈이 있다면 리그가 활성화돼 피파온라인3 선수들도 프로게이머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선구자인 기존 선수들의 노력이 몇 배 더 들겠죠. 하지만 원창연은 내가 하지 못하면 남들도 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선수 활용법 친절하게 알려 드릴게요"
원창연은 데일리e스포츠에 선수 활용법에 대해 알려줄 동영상 칼럼을 독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입니다. 원창연은 팬들에게 피파온라인3를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지 알려 주고 싶다는 생각에 칼럼 제안에 응했습니다.
"개인 방송에서는 많이 알려 드렸는데 이렇게 정식으로 칼럼을 통해 피파온라인3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게 돼 기분 좋아요. 사명감이 막 생기더라고요(웃음). 부족할 수도 있지만 최대한 재미있게 선수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드릴 테니 기대하셔도 좋아요."
최근 원창연은 팬들과 소통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고 하더군요. 이제 드디어 프로게이머가 됐나 봅니다. 원창연은 처음 챔피언십에 임하는 자세와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며 팬들의 응원을 당부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조건 우승만 바라보고 달렸는데 이제는 응원해 주시는 팬들도 보이고 리그 활성화를 위한 고민도 생기는 등 점점 성장하고 있음이 느껴져요. 인생이 달라진 것 같아요(웃음). 앞으로 제 인생을 계속 업그레이드 시켜 줄 수 있는 사람도 팬들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시즌도 많은 사랑 부탁 드립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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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무관의 제왕' 원창연 "리그 활성화에 기여하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