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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 의료선 조중혁 VS 밴시 조성주

네이버 스타2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진에어 조성주(왼쪽)와 SK텔레콤 조중혁.
네이버 스타2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진에어 조성주(왼쪽)와 SK텔레콤 조중혁.
안녕하십니까.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입니다.

오는 2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열리는 네이버 스타크래프트2 스타리그(이하 스타리그) 결승전이 열립니다. 결승에 오른 선수는 진에어 그린윙스 조성주와 SK텔레콤 T1 조중혁인데요. 스포티비게임즈에서 주관하는 스타리그의 초대 왕좌에 오르는 선수는 누가 될 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조성주와 조중혁 모두 테란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지루한 경기가 나올 것이라 예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스타2에서 테테전은 긴 경기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두뇌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전략이 엇갈리고 타이밍에 의한 승부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성주와 조중혁은 비슷한 스타일을 갖고 있습니다. 조성주가 컨트롤에 기반해서 승부를 내는 편이고 조중혁 또한 경기를 오래 끌고 가지 않습니다. 둘 다 피지컬 능력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선수들이고 무한한 공격성을 보유하고 있기에 치고받는 난타전이 펼쳐질 것이라 예상되고 있습니다.

조성주와 조중혁은 스타리그 16강에서 맞대결한 적이 있습니다. 데일리e스포츠는 그 때의 대결 양상을 분석하면서 결승전에서는 어떤 양상으로 경기가 진행될지 예측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세트 : 조중혁의 무리한 폭탄 드롭
'회전목마'에서 펼쳐진 1세트에서 조성주는 밴시를, 조중혁은 의료선을 주력 유닛으로 삼았습니다. 경기를 주도적으로 이끌려고 했던 쪽은 조성주였죠. 병영과 군수공자의 우주공항을 차례로 지으면서 1-1-1 체제를 확보한 조성주는 확장 기지 타이밍까지 늦추면서 밴시를 생산했습니다.

조중혁의 땅거미 지뢰 수비를 피해 본진 지역을 두드린 조성주의 밴시는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조중혁이 해병과 바이킹을 확보하고 있었고 스캐너 탐색을 적절히 쓰면서 밴시를 잡아냈기 때문이지요. 조성주는 밴시를 4기나 뽑으면서 자원을 광물 600, 개스 400을 투자했지만 조중혁의 일꾼 10기 정도를 잡아내는데 그쳤습니다.

조성주의 본진에 폭탄 드롭을 시도했지만 막혀버린 조중혁(사진=네이버 중계화면 캡처).
조성주의 본진에 폭탄 드롭을 시도했지만 막혀버린 조중혁(사진=네이버 중계화면 캡처).
조성주의 원래 의도는 밴시로 조중혁의 본진과 확장 기지를 견제하면서 시선을 끌고 정면으로 해병과 공성전차를 이끌고 자리를 잡는 것이었습니다. 경기 시간 9분대에 시도한 정면 압박이 통했어야만 조성주의 작전이 먹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조중혁의 병력이 훨씬 많았죠.

조성주의 공격을 막아낸 조중혁은 무리한 공격을 시도합니다. 의료선, 해병 숫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던 조중혁은 조성주의 본진을 타깃으로 삼고 드롭할 것처럼 모션을 씁니다. 감지탑과 은폐 밴시를 통해 조중혁의 의도를 간파한 조성주는 수비에만 올인하는데요.

의료선 5기를 모은 조중혁이 14분에 본진 드롭을 시도하고 조성주는 큰 피해 없이 막아내면서 항복을 받아냅니다. 조중혁의 다급함이 상황을 망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2세트 : 의료선 견제가 올린 개가
'만발의정원'에서 열린 2세트에서 조중혁과 조성주는 똑같은 패턴을 고수했습니다. 조중혁은 앞마당에 사령부를 일찌감치 가져갔고 조성주는 또 다시 1-1-1을 시도했습니다. 조성주는 1세트에서 밴시로 재미를 보지는 못했지만 이겼기 때문에 같은 빌드를 쓰더라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1세트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조중혁이 의료선 컨트롤에 신경을 썼다는 점입니다. 조중혁은 상대의 밴시가 귀찮다는 듯 스캐너 탐색을 두 번이나 쓰면서 조성주의 밴시를 잡아냈습니다. 은폐의 에너지가 조만간 끝나기 때문에 굳이 두 번이나 스캐너 탐색을 쓸 필요는 없었지만 자신의 의료선이 12시 지역에 도달했기 때문에 본진에 신경 쓰지 않고 견제를 보낸 병력의 컨트롤에 집중하겠다는 뜻이었죠.

밴시를 격추시킨 뒤 조중혁은 의료선 병력의 컨트롤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조성주의 앞마당에 드롭한 해병은 건설로봇을 두드리다가 홀로 남아 있는 공성전차를 확인했고 일점사를 통해 잡아냈습니다. 엄청난 이익이었죠. 이 병력은 조성주의 본진까지 난입에 성공했고 조성주의 건설로봇을 15기까지 잡아냈습니다.

조중혁의 의료선 한 기 병력이 조성주의 건설로봇 15기를 잡아냈다(사진=네이버 중계화면 캡처).
조중혁의 의료선 한 기 병력이 조성주의 건설로봇 15기를 잡아냈다(사진=네이버 중계화면 캡처).
사실 이 견제로 승패가 엇갈렸습니다. 우측 상단의 인구수를 보면 조중혁의 건설로봇이 40기, 조성주의 건설로봇은 21기입니다. 일꾼 숫자에서 2배 차이가 난다는 것은 병력이 모자랄 수밖에 없다는 뜻이지요.

조중혁을 따라잡기 위해 조성주는 사령부를 하나 더 짓지만 그마저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사령부를 함께 부대지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세 번째 사령부는 부대에서 빠져 있었지요. 에너지가 150이 찰 정도로 방치하면서 조성주는 페이스를 잃었습니다.

조중혁은 1세트에 실패했던 폭탄 드롭을 다시 한 번 시도합니다. 조성주보다 병력이나 일꾼 숫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한 조중혁은 상대 본진에 대규모 병력을 드롭했고 공성전차 3기와 해병을 살리면서 항복을 받아냈습니다.



◆3세트 : 초반에 엇갈린 희비
'데드윙'에서 열린 3세트는 시작부터 출발선이 달랐습니다. 조성주가 1-1-1 체제를 포기하고 확장을 시도하면서 두 선수의 초반 빌드는 같았습니다. 그러나 조중혁이 먼저 변수를 만들었죠. 사신을 2기까지 생산하면서 초반 견제에 힘을 실은 것입니다.

조중혁의 사신은 조성주의 본진으로 향하는 언덕을 뛰어 올라 견제를 시도했습니다. 사신이 한 기밖에 없던 조성주는 사신을 허무하게 잃었고 건설로봇 피해를 입기 시작했습니다. 치고 빠지고 치고 빠지는 조중혁의 사신 아웃복싱에 조성주는 7기의 건설로봇을 잃었습니다. 화염차로 견제를 해보려 했지만 그마저도 입구에 매설된 땅거미 지뢰에 의해 파괴됐죠.

상황이 불리해진 조성주는 어쩔 수 없이 밴시를 뽑았습니다. 조중혁이 견제에 힘을 쓰는라 대비하지 못할 것을 기대하면서 밴시를 썼지만 이미 조중혁은 2세트에서 밴시를 성공적으로 막아낸 경험이 있기에 그다지 긴장하지 않았습니다.

대규모 드롭이 두 번 실패하자 입구 압박으로 선회한 조중혁(사진=네이버 중계화면 캡처).
대규모 드롭이 두 번 실패하자 입구 압박으로 선회한 조중혁(사진=네이버 중계화면 캡처).
의료선으로 조성주의 본진과 앞마당을 모두 견제한 조중혁은 의료선 5기와 바이킹, 공성전차를 동원해 또 다시 드롭을 준비합니다. 조중혁의 선택은 1, 2세트와 달랐습니다. 조성주의 방어진이 약한 앞마당 지역에 드롭한 조중혁은 땅거미지뢰에 의해 큰 피해를 입었고 경기를 끝내지는 못했습니다.

8기의 의료선에 병력을 다시 태워 조성주의 본진으로 가는 척 이동한 조중혁은 후속 병력과 함께 앞마당에 폭탄 드롭을 시도했습니다. 10기의 의료선이 해병에게 치료를 해주고 공성전차까지 동원했기에 파괴력은 상당했습니다. 조성주의 방어에 막히긴 했지만 건설로봇을 대거 잡아냈기에 질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죠.

세 번째 사령부까지 먼저 가져간 조중혁은 병력 숫자, 업그레이드 상황에서 완벽한 우위를 점했습니다. 두 번의 폭탄 드롭이 통하지 않자 조중혁은 상대의 진출로를 장악하는 쪽으로 작전을 선회했죠. 조성주가 이기려면 치고 나와야 한다고 판단한 조중혁은 양쪽으로 병력을 분산시켰고 포위 공격을 통해 상대 병력을 잡아내고 승리했습니다.

[핀포인트] 의료선 조중혁 VS 밴시 조성주
◆같은 양상으로 진행될까
조중혁과 조성주의 16강전은 서로에게 훌륭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조중혁은 테란전이 약하지 않다는 사실을 만방에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조성주는 밴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또 조중혁은 과도한 폭탄 드롭 욕심을 줄일 경우 쉽게 승리를 가져올 수 있으며 조성주가 폭탄 드롭에 대한 수비가 대단하다는 점을 알았죠. 조성주는 초반에 조중혁을 흔들지 못한다면 수비만 하다가 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을 겁니다.

결승전에서 조중혁이 또 다시 의료선 중심의 폭탄 드롭으로 승부를 볼지, 조성주가 밴시를 고집할지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분명한 점은 7전4선승제로 진행되는 결승전이기에 판짜기를 어떻게 해오느냐, 헤어나오지 못할 타격을 누가 먼저 입히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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