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소개할 선수는 푸근한 인상의 주인공 안천복입니다. 8강에서 강성훈과 맞대결을 펼치는 안천복을 소개하게 되면서 스카우팅 리포트 승률 5할은 유지할 수 있게 됐네요. 물론 의도한 것은 아닙니다. 이번 주에 출전하는 선수들 가운데 팬들에게 가장 덜 알려진 선수가 안천복이기 때문에 선정한 것이니 오해는 없으시기 바랍니다.
외모만 봤을 때는 상남자인 것 같지만 막상 이야기를 나눠보면 이보다 더 다정다감한 선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안천복은 질문 하나에도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신의 이야기가 질문에 맞는 답인지 재차 확인도 합니다. 기업팀 소속 선수들보다 더 프로다운 모습이 느껴져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 주 8강에서 맞대결을 펼칠 선수는 강성훈입니다. 이미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소개 했듯 김정민이 꼽은 우승후보 0순위 강성훈은 조1위로 8강에 진출하며 단숨에 주목을 받았는데요. 안천복 입장에서는 시즌1 한솥밥을 먹은 강성훈과의 대결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이기기 위해 필살기를 준비했다"며 환하게 웃는 안천복. 그의 남다른 프로 마인드를 함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완전히 달라진 마음가짐...나는 프로다
사실 안천복은 알아주는 수비 중심의 선수였습니다. 수비로 경기를 풀어가고 기본기에 충실한 경기 운영을 펼칩니다. 경기를 하는 선수는 안정적이게 운영을 할 수 있겠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썩 재미있는 경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안천복은 이번 시즌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고 있습니다. 승률이 조금 떨어진다 해도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신의 스타일을 버리고 공격형 축구를 구사하게 된 이유는 바로 ‘프로’라는 단어 때문입니다.
"얼마 전 어떤 매체에서 쓴 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피파온라인3 선수들이 가져야 할 책임감'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갑자기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어요. 그저 상금을 획득하기 위해 리그에 참가하려는 선수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기사였어요."
또한 리그를 하기 전 진행된 소양교육에서 성승헌 캐스터가 "이기려는 게임보다는 재미있는 게임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이번 시즌부터 선수들은 내가 프로라는 마인드로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안천복의 생각은 그때부터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리그에 참여하면서 한 달에 100만원의 지원금을 받고 있어요. 큰 돈은 아니지만 우리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리그에 기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공격적인 스타일로 경기를 하자는 마음을 먹었어요. 물론 한번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계속 재미있는 경기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강성훈, 약점 파고 들겠다
많은 사람들이 강성훈의 우세를 점치고 있지만 안천복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안천복은 "강성훈은 어려운 사이드 공격은 잘 막는데 쉬운 중앙 패스는 잘 막지 못한다"며 약점을 정확하게 지적했습니다. 지난 시즌1 때 같은 팀에서 활동하며 강성훈의 스타일을 완벽하게 파악한 것입니다.
"이번 시즌 (강)성훈이가 (김)정민이형과 같은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더라고요. 만약 저와 경기를 할 때 12강 풀리그에서 썼던 3-4-3 전략을 들고 나온다면 저야 '땡큐'죠. 확실하게 카운터 펀치를 날릴 전략이 있거든요."
자신의 스타일대로 경기를 하던 안천복이 상대의 전략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연구에 몰두하게 된 것도 이번 시즌 달라진 부분입니다. 프로다운 모습을 갖추기 위한 안천복의 또 하나의 노력입니다.
◇안천복의 12강 조별 풀리그 경기 분석 영상
"조별 풀리그에서는 정찬희만 분석했어요. A조와 붙는 줄 알 있고 있었고 제가 조1위를 하면 (김)정민이형과 만나더라고요. 서로 잘 알고 있는 상대라 부담스러웠고 차라리 오프라인에서 긴장 하는 김승섭 선수가 더 상대하기 낫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정찬희 스타일을 집중적으로 분석했고 승리할 수 있었어요."
철저한 준비를 거쳐 경기를 치르는 안천복.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만약 경기를 패한다 해도 최선을 다했지만 운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최선을 다하는 안천복의 태도는 많은 선수들이 본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레이로 기억되는 선수 되고파
우승을 많이 해서, 특이한 세리머니를 해서 기억되는 선수 보다는 플레이로 기억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안천복. 그만큼 재미있는 경기를 하겠다는 안천복의 다짐은 강력했습니다.
"재미있는 경기를 하다 보면 리그도 활성화되고 승리도 따라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요. 그저 이기기 위한 경기를 하다 보면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해요. 최선을 다한 뒤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어요."
이미 다음 시즌 진출을 확정 지은 안천복은 "앞으로 계속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하겠다"며 각오를 전했습니다. 마인드만은 이미 우승자 이상의 모습을 보여준 안천복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