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격태격 오누이 같은 두 사람의 '케미(사람 사이의 화학반응을 일컫는 신조어)'는 방송 외적인 곳에서 더 빛을 발합니다. 두 사람이 함께 나오는 프로그램이 왜 제작되지 않는지 이상할 정도로 한승엽과 전수형 콤비는 유쾌한 에너지를 뿜어 냅니다.
한동안 피파온라인3 리그가 없어 너무나 아쉬웠다는 두 사람. 오랜만에 시작하는 리그인만큼 한승엽 해설 위원과 전수형 아나운서가 이번 시즌 챔피언십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피파온라인3 수호천사가 되고 싶다는 두 사람의 즐거운 대화 속으로 지금부터 함께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불안했던 지난 6개월
DES=정말 오랜만이에요. 지난 해 피파온라인3 인비테이셔널이 8월 30일에 끝이 났으니 거의 7개월 만에 보는 것 같아요.
한승엽=저는 리그 없어지는 줄 알았어요(웃음).
전수형=(한)승엽이 오빠와 같은 불안감을 느꼈죠. 이대로 팬들에게 잊혀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많이 됐어요. 그래도 이렇게 다시 팬들을 만나게 돼 좋네요.
한승엽=웃으며 농담처럼 말했지만 사실 진짜 불안했어요. 스타크래프트2 해설도 포기하고 피파온라인3에 집중했는데 리그가 없어지면 큰일이잖아요(웃음). 하지만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불안감이 더 심했던 것 같아요.
DES=시즌2가 끝나고 난 뒤 공백기가 많이 길었던 것 같긴 해요.
한승엽=아무래도 스타크래프트2나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정기적으로 리그를 열 수밖에 없는 상황은 아니다 보니 공백기가 길었던 것 같아요. 선수들도 저도 피파온라인3가 다른 리그들처럼 권위 있는 대회로 자리잡는 줄 알고 굉장히 흥분했거든요. 물론 다시 리그를 시작했지만 한 시즌을 시작할 때 공백기가 최소화 됐으면 좋겠어요. PC방 점유율도 높고 즐기는 팬들도 많잖아요. 이벤트가 아닌 정규리그로 팬들에게 사랑 받는 리그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전수형=저보다 (한)승엽이 오빠의 걱정이 더했을 것 같아요. 저는 그래도 '콜로세움'같은 방송을 계속 하다 보니 시간이 빨리 가긴 했어요.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기다리기만 한 (한)승엽이 오빠나 선수들은 답답했을 것 같아요.
DES=전수형 아나운서는 최근 '콜로세움'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더라고요.
한승엽=툭하면 재방송 나오던데요(웃음)?
전수형=그렇게 많이 재방송될지 몰랐어요(웃음). 찍고 나니 재미있었는지 스포티비 게임즈만 틀면 제 얼굴이 나오더라고요(웃음). 제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죠.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항상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에 대한 애정이 있었어요. 아무래도 처음 시작한 방송이다 보니 그런 생각들을 가졌던 것 같아요.
DES=지금도 여전히 피파온라인3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고 들었어요.
전수형=그럼요. 사실 안방마님처럼 쭉 했으면 좋겠어요. 피파온라인3 하면 전수형 아나운서가 생각나게끔 하고 싶어요. 지난 시즌 선수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많이 친해졌고요. 지금도 선수들과 누나, 동생하며 지내요. 피파온라인3 현장에 오면 정말 즐거워요.
한승엽=(전)수형이가 선수들과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하기 위해 대기실에서 미리 선수들과 이야기도 나누는 등 정말 열심히 준비했어요. 평소에도 선수들에게 연락하며 이것 저것 물어보기도 했고요. 열심히 한 것 제가 잘 압니다(웃음).
전수형=열심히 한 것만큼 잘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 아쉬워요. 그래도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했다는 사실을 알아주는 사람 한 사람만 있어도 행복하네요.
DES=한승엽 해설 위원도 선수들과 굉장히 친하잖아요.
한승엽=선수들이 저를 많이 좋아하죠. 이래봬도 인기남이에요(웃음).
전수형=진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친해지기 위해 먼저 다가가야 하는데 (한)승엽이 오빠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선수들이 먼저 와서 말을 걸더라고요. 부러웠죠.
◆오누이 같은 두 사람의 티격태격 신경전(?)
DES=두 사람이 친해지게 된 계기가 있나요?
한승엽=딱히 계기가 있다기 보다는 방송하는 사람들은 서로 친해질 수밖에 없어요. 경기가 끝나고 난 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자주 뭉치거든요.
전수형=그래도 지난 시즌 결승전 후 회식 자리가 대박이었던 것 같아요(웃음).
DES=회식 자리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요?
한승엽=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웃음).
전수형=(한)승엽이 오빠가 평소에는 상남자인데 술만 마시면 애교가 장난이 아니에요. 성승헌 캐스터가 놀랄 정도였죠. 저도 귀여워서 볼을 꼬집을 뻔 했어요(웃음). 특히 눈웃음 치면서 스킨십을 하는데 웬만한 남자들이 다 넘어갈 정도에요.
한승엽=이상하게 술을 마시면 남자들한테 그렇게 애교를 부린다고 하더라고요.
전수형=그러니까요. 여자들한테 부려야 실속이 있는데 꼭 그 애교를 남자한테 부린다니까요.
DES=혹시...
한승엽=절대 아닙니다. 전 여자 아주 많이 좋아해요(웃음).
전수형=술버릇이 그렇다는 것이지 (한)승엽이 오빠는 상남자에요(웃음). 여자를 매우 좋아한답니다.
한승엽=근데 또 여자를 매우 좋아한다고 하니 바람둥이 같잖아.
전수형=음. 그럼 뭐라고 해? 그렇다고 남자 좋아한다고 할 수는 없잖아(웃음).
DES=티격태격 하는 것 보니 정말 친한가 봐요. 원래 진짜 친해야지만 티격태격 할 수 있잖아요.
전수형=격 없이 지내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도 친해요.
한승엽=우리 친해(웃음)? 농담이에요. (전)수형이랑 친하다고 하면 선수들이나 팬들이 싫어 할까봐요(웃음). 서로 자주 놀리고 깎아 내리고 그래요. 친남매들 이러고 논다고 하더라고요.
DES=어떤 것 때문에 가장 많이 싸워요?
한승엽=나이요(웃음). 수형이가 방송에서 좀 노안으로 나오거든요. 실제로 보면 정말 예쁜데.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도 또 놀리고 싶은 생각도 들어요(웃음).
전수형=실제로 사람들이 저를 보면 두 번 깜짝 놀라요. 화면보다 예쁘다고 한 번 놀라고 나이 듣고 한 번 더 놀라고요(웃음). 아무래도 화장도 진하게 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나이 들어 보이는 옷을 좋아해서 그런가 봐요. 좀 어려 보이게 입어야 할 것 같아요.
한승엽=옷 때문이 아니라니까.
전수형=오빠는 올해 벌써 32살이잖아. 물론 오빠가 좀 동안인 건 사실이지만 나이 가지고 놀리면 안 된다고!
한승엽=내가 어려 보인다고 말한 적은 없잖아. 그저 사람들이 내 나이로 안 볼 뿐이지.
전수형=요즘 은근히 자기 자랑 한다니까(웃음).
DES=한승엽 해설 위원은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선수 시절에도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알고 있나요?
전수형=정말이에요? 그런 이야기는 잘 안 하더라고요.
한승엽=내가 과거에 인기가 많았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대놓고 내 입으로 하겠어(웃음). 나는 별로 인기가 없었던 것 같은데 주변에서 좋아하는 여성 팬들이 많았다고 말씀해 주시긴 했어.
전수형=이거 다른 사람의 말을 빌어 하는 잘난 척 맞죠(웃음)?
DES=잘난 척 할 소스 하나만 더 드리면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해설위원으로 데뷔할 때도 별다른 논란 없이 잘 적응했잖아요. 해설에 대한 호평도 들었고요.
한승엽=당시 제가 해설 위원을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의아해 했어요. 원래 말수가 많은 편도 아니었고 선수 시절에는 전혀 방송 활동을 하지 않았으니까요. 아마도 기대치가 낮아서 칭찬을 받았던 게 아닐까 생각해요.
전수형=계속 들어보니 지금도 겸손한 척 하며 자기 자랑을 하고 있네요(웃음). 오늘 (한)승엽에 오빠 잘난 척 특집인가요(웃음)?
◆한승엽-전수형의 남다른 피파온라인3 사랑
DES=두 분 모두 피파온라인3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이야기를 선수들에게 들었어요.
한승엽=소문이 났군요. 당연히 남다르죠(웃음). 저는 피파온라인3 해설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다니까요.
전수형=저 역시도 처음 e스포츠와 인연을 맺은 것이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이었기 때문에 정이 가요. 선수들과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일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죠. 친정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선수들 보면 반갑고 힘이 나요.
DES=한승엽 해설 위원은 직접 예선도 참여했다고 들었어요.
한승엽=아무래도 선수들의 눈높이에서 좋은 해설을 하려면 플레이를 어느 수준까지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순위 게임 하면 40위권 안에 들 정도로 실력에 대한 자신도 있고요. 사실 개인적으로는 제가 본선에 진출해 명예롭게 한 자리를 후배들에게 '한승엽배 본선 티켓 쟁탈전' 같은 와일드 카드전을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죠. 물론 실현은 안 됐지만(웃음).
전수형=오빠 실력이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본선에 진출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오빠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한승엽배 와일드카드전 하면 제가 캐스터를 해보고 싶네요(웃음).
DES=피파온라인3에 대한 애정 만큼 바라는 것도 많으실 것 같아요.
한승엽=리그가 앞으로도 꾸준히 열릴 것이라는 확신을 선수들에게 줬으면 해요. 그래야지만 스타 플레이어가 탄생하고 리그가 안정화 되면서 정통성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요? 지금은 리그가 계속 열린다는 확신이 없다 보니 선수들이 우왕좌왕 하는 느낌이 있거든요.
전수형=피파온라인3 하면 제 이름이 떠올랐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웃음). 챔피언십 안방 마님으로 계속 함께 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물론 정말 욕심이지만(웃음). 그만큼 애정이 크기 때문에 제가 참여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피파온라인3가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리그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DES=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한승엽=피파온라인3 리그가 공정성을 가지기 위해 본선에 진출한 선수들에게 일정 EP를 지급해 비슷한 조건에서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팬들도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 드립니다. 앞으로 저 역시도 더 재미있는 해설을 위해 노력할게요.
전수형=리그 초반 실수도 많이 했는데 앞으로는 더 안정적인 모습으로 팬들을 찾아가고 싶어요. 저도 많이 응원해 주세요.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 파이팅!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