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베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2015 서머 시즌의 2라운드가 시작된지도 1개월이 다 되어 갑니다. 6주 동안 치러졌던 1라운드에서 펜타킬은 딱 두 번 나왔지요. KOO 타이거즈의 톱 라이너 '스멥' 송경호가 리븐으로 가장 먼저 펜타킬에 성공했고 같은 날 KT 롤스터의 원거리 딜러 '애로우' 노동현이 시비르로 달성했습니다.
1라운드에서는 귀하디 귀했던 펜타킬이 2라운드에서는 3주만에 무려 3번이나 나왔습니다. KT 롤스터가 2번, SK텔레콤 T1이 1번 달성했죠. 2라운드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으면서 나란히 4연승을 달리고 있는 두 팀이 펜타킬도 기록했네요.
아직 2라운드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등장했던 펜타킬의 짜릿한 순간들을 되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R 1호 KT '나그네' 김상문의 아지르
CJ 엔투스와의 3세트에서 KT 롤스터의 미드 라이너 '나그네' 김상문의 아지르가 펜타킬을 달성했습니다. 2라운드 첫 펜타킬이었는데요. 세트 스코어는 1대1이었고 경기 상황은 KT가 많이 유리하게 끌고 가고 있었습니다. 킬 스코어는 11대3, 골드 획득량은 6만7,400과 5만7,600으로 KT가 1만 골드를 앞서 나갔습니다.
하단 지역으로 밀어붙이던 KT는 '스코어' 고동빈의 에코와 '피카부' 이종범의 쓰레쉬가 왼쪽에서 CJ 선수들이 나오는 루트를 봉쇄하고 나머지 세 선수들이 하단 안쪽 포탑을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썸데이' 김찬호의 쉔이 앞장 서서 안쪽 포탑을 파괴한 KT는 몰래 잠입하던 CJ '앰비션' 강찬용의 이블린을 집중 공략하면서 체력을 빼놓았습니다. 김상문이 소환한 모래병사가 엄청난 공격력을 발휘했죠.
동료가 맞는 것을 본 CJ는 공격을 결심합니다. '헬퍼' 권영재의 나르가 2단 점프를 통해 치고 들어갔고 '매드라이프' 홍민기의 알리스타 또한 궁극기인 꺾을 수 없는 의지를 썼지요. 나르의 분노가 모두 차면서 메가 나르로 변신했고 궁극기인 나르를 쓰면서 KT 선수들을 벽에 몰아넣는데 성공했습니다.
◇KT 롤스터 미드 라이너 '나그네' 김상문의 아지르가 펜타킬을 달성하던 순간(영상=다음tv팟)
나르의 이니시에이팅이 오히려 독이 됐습니다. 태양 포탑을 미리 세워 놓은 김상문은 포탑 주위로 이동했고 모래 병사 하나를 이동 경로에 세워 놓았습니다. CJ 선수들이 KT의 원거리 딜러 '애로우' 노동현의 코그모를 노리고 들어오자 신기루로 이동한 김상문은 궁극기인 황제의 진영을 쓰면서 3명을 벽쪽으로 밀어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CJ의 미드 라이너 '코코' 신진영의 빅토르는 순식간에 사망했고 홍민기의 알리스타, 권영재의 나르도 잡혔습니다. 교전이 시작되기 전 체력이 빠져 있던 강찬용의 이블린은 2차 공격에 의해 제압됐고 홀로 남아 있던 '스페이스' 선호산의 코르키는 김찬호의 도발에 맞으면서 스턴에 걸린 뒤 모래 병사의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잡힙니다.
김상문의 펜타킬은 홀로 만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안쪽 포탑을 밀어내는 과정에서 CJ 선수들이 치고 나올 것에 대비해 태양 포탑을 세운 것부터 설계였죠. 나르, 알리스타 등 탱커들로부터 거리를 둔 것도 현명한 플레이였습니다. 노동현에게 CJ 선수들이 달려드는 순간 황제의 진영으로 밀어붙였고 태양 포탑에 의해 알리스타와 나르의 체력이 대부분 빠지면서 펜타킬의 발판이 마련됐죠. 물론 동료들의 양보가 없었다면 펜타킬까지 나오지는 않았겠습니다만.
◆2R 2호 KT '애로우' 노동현의 시비르
2라운드 두 번째 펜타킬은 7월15일에 나왔습니다. 스베누 소닉붐과의 1세트에서 킬 스코어 8대3, 골드 획득량 5만3,000으로, 1만3,000 이상 앞서면서 KT가 압도하고 있던 상황에서 나왔죠. 드래곤을 세 번 모두 가져가면서 질래야 질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던 KT는 네 번째 드래곤을 잡기 위해 진영을 갖췄습니다. 스베누 선수들이 더 이상 드래곤을 잃을 수 없다는 생각에 먼저 두드렸지만 중앙 지역 쪽으로 넓게 선수들을 배치한 KT는 학익진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사실 KT는 스베누를 공격할 생각이 별로 없었습니다. 김상문의 아지르가 아직 살아나지 않았기에 4대5로 수적 열세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지요. 스베누가 드래곤만 집중 공략했다면 한 번쯤은 내줄 생각도 있어 보였습니다. '피카부' 이종범의 애니가 와드를 매설하기 위해 상대 정글 진영 깊숙히 들어간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베누의 서포터 '시크릿' 박기선의 알리스타가 싸움을 걸었습니다. 김찬호의 피즈와 노동현의 시비르에게 분쇄를 적중시키면서 공중으로 띄운 것이지요. '소울' 서현석의 마오카이까지 3명을 마크하기 위해 덤비면서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KT 롤스터 원거리 딜러 '애로우' 노동현의 시비르가 펜타킬을 달성하던 순간(영상=다음tv팟)
노동현은 시비르의 궁극기인 사냥개시를 쓰면서 동료들이 뒤쪽으로 빠질 수 있도록 이동 속도를 증가시켰습니다. 알리스타와 마오카이가 추격하자 역공을 시작한 KT 선수들은 마오카이부터 녹였습니다. 피즈와 시비르가 이미 핵심 아이템을 3개 이상 갖춘 상황이었기에 탱탱한 마오카이라도 어쩔 수 없었지요.
마오카이가 녹은 뒤 스베누는 묘한 판단을 했습니다. 알리스타가 재차 뛰어든 건데요. 아마 동료들 3명이 도망가라고 숭고한 희생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스베누의 딜러들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김찬호의 피즈를 잡기 위해 앞쪽으로 다가왔고 결국 잡아냈죠.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합니다. 와드를 심기 위해 위로 올라갔던 이종범의 애니가 체력과 마나 모두 100%인 상태에서 전장에 합류한 것이지요. 티버를 소환하면서 스베누의 '사신' 오승주의 빅토르와 '캐치' 윤상호의 에코를 멈추게 만든 이종범은 노동현이 손쉽게 2킬을 추가하면서 펜타킬을 가져가도록 발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뒤쪽으로 빠진 이종범은 스베누의 원거리 딜러 '뉴클리어' 신정현의 코그모에게 다시 한 번 스턴을 걸었고 노동현이 편안하게 펜타킬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노동현은 이번 서머 시즌에만 두 번이나 펜타킬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죠.
이번 펜타킬은 KT가 슈퍼 플레이를 보였다기 보다는 스베누의 판단 미스가 슈퍼급으로 작용했다고 생각됩니다. 수적으로 우위를 잡고 있었으면 밀물처럼 들어갔다가 썰물처럼 빠지고 다시 밀물처럼 들어갔어야 하는데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죠. 윤상호의 에코가 계속 드래곤을 두드리다가 체력이 빠진 점이나 박기선의 알리스타가 희생했을 때 3명이 빠졌어야 하는 점, 이종범의 애니가 어디 있는지 제대로 간파하지 못한 점 등이 스베누의 실수였다고 봅니다.
◆2R 3호 SK텔레콤 '뱅' 배준식의 코르키
세 번째 펜타킬은 1위와 2위의 대결에서 나왔습니다. 12연승을 달리고 있던 SK텔레콤 T1과 8연승중이었던 KOO 타이거즈의 대결이 펼쳐진 7월16일 2세트에서 SK텔레콤의 원거리 딜러 '뱅' 배준식의 코르키가 펜타킬을 달성했죠.
KT가 두 번의 펜타킬을 했던 상황과 유사했습니다. 31분에 SK텔레콤은 킬 스코어 22대7, 골드 획득량 1만5,000 차이로 앞서 나갔죠. 이미 내셔 남작까지 사냥했고 중앙 지역 억제기까지 파괴한 SK텔레콤은 '마린' 장경환의 피즈가 홀로 하단을 밀고 있었고 4명이 모여 상단 공략에 집중했습니다.
미니언이 이동하는 경로 안쪽의 가까운 정글 지역에 4명이 모여 있던 SK텔레콤은 KOO 타이거즈 선수들이 몰려오는 것을 역으로 활용했습니다. KOO의 원거리 딜러 '프레이' 김종인의 시비르가 사냥개시를 쓰면서 달려들었고 '쿠로' 이서행의 카사딘에 의해 배준식이 공격을 당했습니다. 앞으로 달려들어가건 KOO는 배준식을 타깃으로 삼았죠.
이서행의 공격을 받은 배준식은 발키리로 벽을 넘어 버립니다. KOO의 톱 라이너 '스멥' 송경호가 점멸을 통해 벽을 같이 벽을 넘으면서 공격을 시도했지만 SK텔레콤은 침착하게 받아쳤죠.
◇SK텔레콤 T1 원거리 딜러 '뱅' 배준식의 코르키가 펜타킬을 달성하던 순간(영상=다음tv팟)
빛났던 선수는 '울프' 이재완과 '페이커' 이상혁이었습니다. 레오나로 플레이한 이재완은 달려드는 KOO 선수들에게 흑점폭발을 쓰면서 이동 속도를 현저히 줄였습니다. 아지르를 골랐던 이상혁은 KOO 선수들 2명이 넘어왔을 때 황제의 진영을 쓰면서 벽 바깥쪽으로 밀어버렸습니다. 이재완과 이상혁의 방어 덕에 배준식은 중앙 쪽으로 더 달아날 시간을 벌었지요.
동료들의 슈퍼 플레이에 배준식은 펜타킬로 보답했습니다. 자기 쪽으로 다가오던 '위즈덤' 김태완의 이블린을 먼저 녹인 배준식은 존야의 모래시계가 풀리던 타이밍이었던 이서행의 카사딘을 제압했습니다. 송경호의 마오카이를 노리던 배준식은 근처에 김종인의 시비르가 보이자 궁극기로 잡아내며 트리플킬을 기록했고 체력이 거의 없던 송경호의 마오카이까지 잡아내며 4킬을 기록했죠.
그나마 멀리 달아나던 '고릴라' 강범현의 애니는 '마린' 장경환의 피즈가 마크하고 있었고 궁극기인 미끼뿌리기로 체력을 적절하게 빼놓았죠. 펜타킬을 하고 싶었던 배준식은 앞쪽으로 발키리를 쓰면서 다가갔고 평타로 강범현을 잡아내며 펜타킬을 달성했습니다. 배준식의 펜타킬로 경기는 끝이 났죠.
배준식의 펜타킬은 SK텔레콤 선수들 전원이 만들어낸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배준식이 도망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이재완의 레오나, 이상혁의 아지르가 큰 역할을 했고 누구의 마크도 받지 않은 배준식은 편하게 화력을 퍼부었죠. 하단을 밀던 장경환까지 순간이동으로 넘어오면서 강범현의 애니를 두드리면서 배준식은 큰 무리 없이 펜타킬을 가져갈 수 있었죠.
다음 펜타킬은 언제 나올까요. 지금 기세로라면 서머 시즌 안에 2~3번은 더 나올 것 같은데요. 챔피언스에 마련된 펜타킬 이벤트에 많이 참여하시고요. 무더운 여름 더위를 챔피언스에서 등장하는 시원한 펜타킬로 날려 버리시길 바랍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