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해프닝의 주인공인 지영훈이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다나와 조커 팀의 감독으로 다시 e스포츠 무대에 섰다.
POS 소속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던 지영훈 감독은 지난 2005년 개인적인 사정으로 은퇴한 뒤 2011년 아프리카TV에서 게임 BJ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BJ철구와 함께 쇼핑몰 사업을 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을 이어가다 히어로즈 알파테스트 때부터 게임을 시작해 프로게이머로 복귀를 꿈꿨다. 그러나 고심 끝에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복귀하게 됐다.
"히어로즈 초창기부터 선수들과 함께 게임을 즐겼어요. 선수로 뛰려고 몇몇 대회도 나가고 했었는데, 이제 30대이고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 보니 일선에서 선수로 뛰는 것보다 뒤에서 선수들을 봐주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영훈 감독이 이끄는 다나와 조커는 9일 개막하는 히어로즈 슈퍼리그에 출전, 국내 최강팀들로 손꼽히는 스네이크, MVP 블랙 등과 함께 같은 조에 편성됐다. 다나와 조커는 9일 저녁 7시 부산 해운대 특설무대에서 MVP 블랙과 개막전을 치른다. 지영훈 감독의 각오는 한여름 해운대 백사장의 열기만큼이나 뜨거웠다.
"히어로즈가 앞으로 비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대회가 많이 열리지 않아 선수들이 활동할 무대가 없죠. 상위 클래스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모든 걸 걸었습니다. 국내 최강팀들과 한 조에 편성됐지만 어떻게든 이겨서 다나와 조커를 많이 알리고 싶습니다. 히어로즈로 대성하는 팀이 되고 싶습니다."
지영훈 감독은 자신을 기억해주는 e스포츠팬들에게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헤드셋 사건'은 지우고 싶은 기억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고 전했다.
"그 때 저는 무명이었는데 사건 이후 인터넷에 제 팬카페도 생기고 직접 경기장에 응원 와주시는 팬들도 생겼습니다. 당시엔 어린나이에 부끄러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저라는 사람을 쉽게 알릴 수 있는 일이었죠. 잊지 않고 기억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립니다."
부산 해운대=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