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인지 김태일 선수를 독대하기 전까진 제게 '과묵한 남자'에 대한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었습니다. 하지만 LOL STAR 인터뷰를 진행하며 김태일 선수에 대한 저의 개인적 편견은 무더위에 아이스크림 녹듯 사라졌습니다.
매 질문마다 열정적으로 답변했고, 답변이 길어진 나머지 대화가 산으로 가다 "근데 질문이 뭐였죠?"라는 엉뚱한 말을 하기 일쑤였습니다. 제가 봤던 카리스마와는 다른 엉뚱한 구석이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산만하다는 느낌보다 순수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프로게이머로서 가진 열망이 얼마나 큰지도 알게 됐죠.
롱주IM 선수들은 롤챔스 서머 시즌 일정이 모두 끝난 뒤 짧은 휴식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다시 연습실에 모여 승격강등전을 위한 연습에 돌입했습니다. 김태일 선수는 다이어트를 다시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과연 김태일 선수가 1부 리그 잔류와 다이어트 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요?
롱주IM 김태일 선수와 나눈 다이어트와 게임에 관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공개합니다.
롤챔스 서머 일정을 마치고 휴가를 보냈다고 들었어요. 휴가 땐 뭘 하고 지냈나요?
숙소에서 절반정도 보내다가 나머지 절반은 집에 가서 3일 동안 친구들하고 놀았어요. 술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 마시지 않고 대신 3일 내내 노래방에 갔어요. 혼자 영화도 봤고요.
왜 영화를 혼자 봤어요?
남자랑은 영화 보기 싫었어요. 3~4명이 같이 보면 괜찮은데, 남자 둘이 보긴 좀 그렇잖아요. 군대 간 친구들이 많아서 같이 영화 보러갈 친구가 얼마 없기도 하고요. '베테랑'과 '암살'을 봤네요. '베테랑'은 두 번이나 봤어요. 원래 영화를 잘 안 봤는데 요즘 취미 들려서 많이 찾아보고 있어요. 영화 시사회라는 것이 있는 줄 몰랐는데 최근에 알게 돼서 시사회에 응모하고 있어요. 가보고 싶어요. 근데 연락이 안 오네요.(웃음)
노래방 애창곡은 뭔가요?
김연우나 윤도현 노래를 좋아해요.
팀원들과 노래방 자주 가나요?
숙소엔 같이 갈 사람들이 없네요. 다들 노래방엔 잘 안가요.
1년 만에 다시 하는 LOL STAR 인터뷰네요. 그 사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그전보단 저를 아는 사람이 더 많아지지 않았나 싶어요. 더 많은 무대경험과 배운 것들도 많고요. 어린 티를 벗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어린 티요?
뭔가, 같은 행동을 했을 때 예전과는 다른 생각이에요. 예를 들어 연습할 때 제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예전에는 "나한테 맞춰줄 수 없었냐"하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제는 제 잘못을 확실히 인지하고 반성하는 거죠.
서머 시즌 일정이 끝났습니다. 이번 시즌을 자평한다면?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운 시즌이었죠. 이번 시즌에 저희들의 단점들을 확실히 알았고 그걸 해결해나갈 부분들을 정리해서 다음 시즌에 좀 더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법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아깝게 진 경기들이 많았어요. 첫 세트를 멋지게 이기고 2, 3세트를 허무하게 패할 때도 많았고요.
뭔가 팀원 간의 분위기나 멘탈적인 부분에서 잘 흔들려서 그런 상황이 많이 나온 것 같아요. 완전히 유리할 때나 불리할 때 멘탈을 잘 잡아야할 것 같아요. 더 냉정하고 침착해져야죠.
이번 시즌 가장 아쉬웠던 경기를 꼽는다면?
억제기 2개 밀고 역전당한 KT전이 아쉽죠. 항상 KT에 억제기 밀고 역전 당하는 것 같네요. 1라운드 때도 억제기를 3개나 밀고 패배했어요. 정말 아쉬웠어요.
그 때 왜 졌다고 생각해요?
개개인이 너무 흥분해있었던 것 같아요. 거의 이긴 상황이었고 집중을 엄청 했는데, 한 명 끊긴 실수가 너무 컸죠.
또 아쉬웠던 부분은 없나요?
SK텔레콤과의 경기에서 미드 이즈를 했을 때가 개인적으로 아쉬웠어요. 좀 더 침착하면 되지 않았을까…. 캐리 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어요.
또 다시 승강전을 치르게 됐어요.
빈틈없이 당연하게 올라가야 하는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상대를 얕보지 않고 할 수 있는 모든 플레이를 해서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승강전에서 떨어진다는 건 리그에서 뛸 자격이 없다는 뜻인데, 강등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 다음 시즌에 좋은 성적 낼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다이어트 성공으로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다이어트는 어떻게 하게 됐어요?
친구 때문에 뺐어요. 친구 앞에 서기가 부끄러웠고 대인기피증까지 생겼었어요. 스무 살 때부터 스물한 살 때까지는 밖에 나갈 엄두가 안 났어요. 친구 할머니 장례식장에도 못 갈 정도였죠. 스물한 살 여름 때부터 그런 것들을 느끼고 살을 빼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헬스장에 다니면서 런닝과 줄넘기를 하며 뺐고, 주말에 자전거를 타거나 클라이밍도 했어요. 주로 걷는 걸 많이 했죠. 최근에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했는데, 일주일 정도 됐는데 힘드네요. 먹는 것 줄여가면서 천천히 운동량을 늘리려 하고 있어요. 3달 계획 잡아놓고 하고 있습니다.
이번 다이어트 목표는요?
15kg 감량이요. 그 다음은 근육을 늘리는 것이고요. 조금이라도 젊을 때 몸을 만들어놔야 나중에 덜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요. 근데 작년보다 이번에 하는 다이어트가 더 힘든 것 같네요. 작년에 다이어트 할 때의 기억을 떠올리려고 클렌징폼도 그 때 썼던 것과 같은 것으로 샀어요. 향기가 당시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요즘엔 어떤 운동을 해요?
산책을 주로 해요. 헬스장에 가기도 하고 줄넘기도 하고요. 다짜고짜 1일 1식을 하니 힘들고 몸이 안 좋은 게 느껴지더라고요. 우선 식단 조절하면서 천천히 해야죠.
먹는 걸 좋아하나 봐요.
먹는 건 다 좋아해요. 진짜 좋아해서 하루 종일 먹으라고 해도 정말로 먹을 수 있을 정도에요. 어렸을 때 잠깐 할머니 손에서 자랐는데 먹을 것 남기면 안 된다고 하셔서 항상 반찬까지 다 먹었거든요. 그 버릇이 아직도 남아있어요. 많이 고치긴 했지만 아직도 제 밥그릇에 담긴 건 다 먹어야 해요. 또 애매하게 남은 건 먹어야 하는 습성이 있어서 밥통에 밥이 약간 남았다거나 라면 2개를 끓여야 하는데 3개가 보이면 다 끓이고….
무슨 기분인지 알 것 같아요. 저도 비슷하거든요. 먹고 나서 후회하고….
네. 먹고 나면 후회해요. 후회하면서 먹어요.(웃음)
갈수록 외모가 물이 오르는 것 같아요.
살이 쪄서 파묻혔던 원래 얼굴이 드러나고 있는 거죠. 많이 나갈 땐 101kg까지 쪘었어요. 그 전엔 통통한 수준이었죠. 잘 생겼다는 생각은 안 했는데, 학생 때 '1초 탑'이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1초 뚱탑'이라고….
탑도 데뷔전에 몸무게가 많이 나갔었죠.
친구들이 계속 '뚱탑, 뚱탑' 거렸는데 저는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았었거든요. 차라리 오만석을 닮았지….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저랑 생일이 같더라고요. 어떻게 하다 보니 좋아하는 연예인이 됐어요. 그래서 빅뱅 노래도 많이 듣고, 따라 부르기도 하고요.
스프링 시즌에 삭발은 왜 했어요?
뭔가 변화가 필요할 때마다 머리를 만지는 편이에요. 잘 될 것 같은데 안 되니까 머리를 깎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게임하는데 앞머리가 살짝 거슬리더라고요. 바로 미용실 가서 밀어버렸어요.
그래도 자신의 얼굴이 TV에 나오는데, 삭발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요?
경기력에 영향을 끼칠 것 같아서 과감하게 밀었어요. 경기에서 이기는 게 더 중요하니까요.
롱주IM은 열성적인 팬이 많기로 유명하죠. 기억에 남는 선물이나 팬이 있나요?
그렇게 큰 규모가 아니라 다 기억해요. 팬들에게 받은 선물들은 모두 사진을 찍어서 안 잊어버리려고 해요. 전부 뜻 깊은 선물들이잖아요.
김태일 선수는 여성팬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요즘은 팬미팅 때 요즘 (이)동근이랑 (전)호진이 형 쪽 줄이 길더라고요. 저랑 (오)장원이 줄이 좀 없어요. 이렇게 말하면 골고루 서계시지 않을까요.(웃음)
이제 과거 얘기를 해볼까요? 어떻게 LOL을 하게 됐어요?
딱 이 맘 때쯤이네요. 고2 때 게임순위를 찾아보다가 백 몇 위에 LOL이 있었는데, 어떤 캐릭터가 버섯을 깔고 있는 스크린샷을 봤어요. 재미있어 보이기에 시작했죠.
티모였군요. 그 많은 게임 중에서 LOL에 꽂힌 거예요? 운명적이네요.
정말 스크린샷 하나만 보고 선택했어요. 당시 북미서버라 게임 다운로드가 한 시간이나 걸렸는데 포기하지 않았어요. 뭔가 해보고 싶었어요. 이런 장르는 그 때가 처음이었어요.
카오스나 도타도 해본 적이 없었어요?
카오스는 친구 따라서 한두 판 해봤었는데 어렵고 재미가 없어서 안했어요. 그 전엔 가볍게 즐기는 RPG나 서든어택, 스타크래프트 정도만 했어요.
LOL 실력은 어떻게 늘게 됐어요?
처음엔 점수가 엄청 낮았어요. 650점인가 그랬을 거예요. 많이 하다 보니 점점 오르더라고요. 1,500점을 찍더니 1,800을 넘어 2,000점까지 찍었어요. 당시 '꿀챔'들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원거리 딜러로 시작했는데 이즈리얼만 했어요. 북미서버에서 IP 모아서 구입한 첫 챔피언이라 많이 애착이 갔거든요. 이즈리얼이 사기이던 시절에 점수를 많이 올렸어요. 알리스타 정글이 유행일 때도 많이 올렸고, 트위스티드 페이트도 많이 했죠. 못하는 챔피언은 딱히 없었고 다 어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많이 하다 보니 늘더라고요. 학교도 빼먹으면서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 때 친구들한테 LOL을 추천했는데 다들 안하더라고요. 물론 지금은 다 하죠.
만약 LOL을 안했다면 지금 뭘 하고 있었을까요? 다른 종목의 프로게이머가 됐을까요?
게임을 이렇게 전문적으로 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스스로 공부는 좀 한다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 못했죠.(웃음) 그래도 수학과 영어는 자신 있었어요. 하지만 대학교는 갈 생각이 없었어요. 대학가도 소용없다는 말을 많이 듣던 때라서요.
그럼 뭐가 되고 싶었어요?
원래 가수나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어요. 초등학교 다닐 때는 합창단 활동도 했었죠. 할머니와 어머니 모두 노래를 잘하세요. 물려받은 것 같아요. 중학교 때까지는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때 잠깐 UFC에 관심이 가서 격투기도 잠깐 배웠어요.
그건 남자라면 한 번쯤 생각하는 꿈 아닌가요?
그런 꿈이 없잖아 있었죠. 그 땐 뭘 해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프로게이머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는요?
전에도 이야기 했었는데, 점수가 많이 올라서 '빠른별' 정민성 선수와 게임에서 만나게 됐어요. 당시 '세체미'라 불리던 시절이었죠. 정말 떨렸는데 라인전을 해보니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도 프로게이머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죠. 라인전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거든요. 팀에 들어가기 전까진 정말 라인전 실력이 전부인 줄 알았어요.
프로게이머가 된다고 했을 때 부모님 반응은 어땠나요?
어머니는 많이 밀어주셨어요. 아버지는 처음엔 반대하셨는데 지금은 많이 자랑하세요. 프로가 된 이후엔 저희 팀 경기 항상 챙겨보시고 피드백을 해주세요. 다른 팀들 경기까지 챙겨보실 정도에요. 아버지가 얼마 전에 LOL 아이디 만들어서 게임을 해보셨다는데, 애들이 못한다고 욕해서 빈정 상해서 안하신대요.(웃음)
프로게이머가 된 후 남동생 반응은요?
뭐, 자기 말로는 친구들이 부러워한다고 하더라고요. 동네가 좁아서 학생들 노는 곳이 한정적인데 가끔 동생 친구들이 저를 알아보고 인사해요. 그럼 저는 '왜 이런 애(동생)하고 노느냐'면서 장난을 치죠. 엄마도 동생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면 간식 주면서 먹고 가라고, 그런 장난을 많이 쳐요. 가족이 '츤데레' 스타일이에요.
숙소생활은 어땠어요? 나름 첫 사회생활이었을 텐데….
아버지가 반대하셔서 집에서 게임을 많이 못하는 편이었어요. 몰래 하거나 PC방에 가서 숨어서 해야 했죠. 숙소생활 하니 처음엔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무엇보다 아무런 방해 없이 원하는 대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았어요.
롱주IM은 어떻게 들어오게 됐나요?
이전에 에일리언웨어 아레나라는 팀에 있었는데, 당시 코치님 추천으로 들어왔어요. 실력보다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사실 그 땐 아마추어에서 저보다 잘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저보다 랭크 높은 선수들이 하나씩 프로팀에 들어가니까 제 바로 위에 있던 선수가 프로가 됐을 때 '이제 내 차례구나'하고 생각했었어요. 그 시절엔 다 그랬죠.(웃음)
몇 살까지 프로게이머를 할 계획이에요?
최소 2~3년은 더 하지 않을까 싶어요. 우승할 때까지 하고 싶네요. 2년 빨리 군대에 가도 좋으니 내년에 우승했으면 좋겠네요.(웃음) 물론 우승하면 더 큰 욕심이 생기겠죠.
나중에 프로게이머를 그만 둔 이후에 대한 계획은요?
생각 많이 해봤어요. 어릴 때 꿈꿨던 가수를 위해 학원을 다녀볼까 생각도 해봤고, 더 성숙해지면 e스포츠 쪽 일을 할까 생각도 하고 있어요. 그런 계획들이 조금씩은 있죠. 방송 작가나 PD도 해보고 싶었는데 그런 걸 하기엔 제 머리가 너무 비어있네요.(웃음) 뭐, 생각은 자유니까요.
라이벌로 생각하는 선수가 있나요?
아직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모든 선수가 다 라이벌이라 생각합니다. 모두 제가 이겨야할 상대들이죠.
다른 팀 선수들 중에선 누구와 친한가요?
'듀크' 이호성 선수와 친해요. 오늘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펑크 냈네요. 다음에 밥 사리라 생각합니다.(웃음) '퓨어' 김진선, '미키' 손영민 선수와는 아마추어 때부터 친했고, '파일럿' 나우형 선수와는 아마추어 때 대회를 같이 나가기도 했어요. '갱맘' 이창석 선수와는 말 놓은 사이에요. '크라운' 이민호 선수와도 친해요. 2013년 KeG에 경기도 대표로 나갔었는데 그 때 이호성 선수 소개로 알게 됐어요. 저는 웬만하면 미드 라이너들과 친해지려고 하는데 다른 선수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네요. 대회에서 만나면 적이지만, 미드 라이너끼리 정보 공유도 할 수 있고, 같은 입장에 있다 보니 말도 잘 통할 것 같아요.
'프로즌' 하면 럭스로 유명하기도 하죠. 얼마 전에도 선보였었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어요. 럭스의 장단점은 뭔가요?
그 때 아지르 상대로 라인전에서 좋다고 생각해서 뽑았는데 초반에 꼬이는 일이 많아서 무난하게 졌죠. 럭스의 장점은 라인전이 약하지 않고, 광역딜, 폭딜, 포킹, 서포팅, 시야확인에 오브젝트 스틸까지 골고루 좋아요. 초반에 무난하게 성장하면 상대 입장에서 까다롭죠. 단점은 CC 면역이 있는 챔피언에 약한 것 같아요. 상대가 수은장식띠를 뽑는 순간 힘이 많이 빠지죠. 그리고 초반 라인 유지력도 약해요. 블루를 못 먹으면 치명적이죠. 성장 가속도를 붙이기가 힘들어요. 팀원들과의 조합도 잘 맞아야 하고요.
앞으로 대회에서 쓰고 싶은 챔피언들이 있나요?
미드 AD 챔피언들 연습 많이 해서 써보고 싶어요. 야스오나 제드, 제이스 같은 것들이요. 제가 AD 챔피언은 잘 못 다뤄서 안 했거든요.
게임하다 트롤을 만나거나 시비가 붙으면 어떻게 대처해요?
날마다 달라요. 어떨 땐 하루 종일 채팅을 안 하는 날도 있어요. 그럴 땐 말 안한다고 욕을 많이 먹기도 해요. 하지만 말해봐야 싸움만 날 테고, 결국 저만 손해라는 것을 알아서 채팅을 아예 안 해요. 또 어떤 날은 즐게임 모드로 '형들, 형들' 하면서 채팅하면서 할 때도 있죠. 싸울 때도 있는데 한 달에 한 번 정도 같아요. 최근 몇 달 간은 그런 일이 없었던 것 같네요. 상대방이 심한 욕하면 캡처해서 신고하려고 일부러 차단은 안 해요. 정도가 심하면 캡처하죠. 근데 가끔 화가 나서 리포트 하는 걸 깜빡하고 나갈 때도 있어요.
프로게이머는 하기 싫을 때도 게임을 해야 하잖아요. 질릴 때도 있지 않나요?
아직까진 그렇진 않은 것 같아요. 솔랭하면 스트레스 많이 받는 스타일인데 마인드컨트롤 하면서 하고 있어요. 정말 게임이 지겨워질 때면 한국리그에서 못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 말은 추후 해외리그로 갈 수도 있다는 뜻인가요?
게임이 지겨워지는 순간 좋은 성적을 내거나 높은 위치에 오르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해요. 세계적으로 봤을 때 한국은 정말 수준 높은 리그잖아요. 만약 그렇게 되면 해외로 나가 돈 벌 생각을 할 것 같아요. 프로 마인드가 사라질 것 같아요. 아니면 군대를 가거나…. 다행히 아직까지 지겹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어요.
질문이 거의 마지막이네요. 프로게이머로서 목표는 뭔가요?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죠. 우승컵 한 번 만져보고 싶네요. 그리고 길가는 학생 아무나 붙잡고 제가 누군지 물어봤을 때 알아볼 정도로 유명해지고 싶어요. 물어보기도 전에 먼저 알아본다던가요.
프로게이머로서 롤모델은요?
항상 '빠른별' 정민성 선수였어요. 그 선수를 보면서 해왔기 때문이죠. 예전에 숙소에 한번 놀러 오신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빛이 나진 않았어요.(웃음) 떨려서 말은 못 걸고 인사만 했어요. 사인도 받고 사진도 같이 찍고 싶었는데….
최근에 해설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더군요. 정민성 해설한테 한마디 해주세요.
'빠른별'님 다음번에 뵈면 저랑 사진 같이 찍어주세요. 제가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정말 찍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팬 여러분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절 끝까지 믿어주시는 분들에게 항상 감사드려요. 우리 팬들이 어디 가서 약팀 팬이라는 소리 안 듣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