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장은 "개인리그 우승을 처음 해봤는데 '현역 시절에 이렇게 좋은 무대에서, 많은 팬들 앞에서 트로피 키스를 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며 "지금이라도 정상에 서서 기쁘다"고 말했다.
김택용의 3.3 혁명이 비견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당시 김택용의 전략과 전술은 정말 혁명적이었지만 오늘 내 플레이는 그렇게 고평가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치면서 "앞으로 스타리그가 계속 열린다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음은 조일장과의 일문일답.
Q 데뷔 9년만에 처음으로 개인리그에서 우승한 소감은.
A 우승이 확정되기 전까지 한 세트, 한 세트 집중하느라 GG를 받고 나서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3대0으로 이기고 경기석을 나오니까 느낌이 확 왔다. 많은 팬들이 응원해주시고 열광해주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프로게이머 시절에 더 열심히 했으면 이런 느낌을 조금 더 일찍 느낄 수 있었을 텐데'라는 후회가 들기도 했다.
Q 김택용 상대로 3대0 승리를 예상했나.
A 예상하지 못했다. 연습을 많이 하면 내가 꼬이더라. 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상황에서 어제 잠이 들었는데 오늘 운이 정말 좋았다. 매 세트마다 운이 따랐던 것 같다.
Q 1세트에서 드론 정찰이 정확히 들어맞았다. 준비된 정찰이었나.
A 내 전략을 먼저 짰고 그에 맞춰 연습을 해봤는데 중앙 지역에 게이트웨이를 짓고 치고 들어오면 절대 막을 수가 없더라. 그래서 김택용이 쓸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드론 한 기를 빼서 정찰했는데 실제로 게이트웨이가 있었다. '오늘 나에게 운이 따르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기분 좋게 경기를 풀어가서 이겼다.
Q 3세트에서 치고 받는 양상이 나왔다. 혹시 질 수도 있겠다라는 타이밍은 없었나.
A 경기 내내 그랬다. 히드라리스크가 너무나 쉽게 막혔다. 그래서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불리한 상황에서 뮤탈리스크 견제가 생각났고 혼을 담아 컨트롤하면서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Q '현역 때 이런 성과를 냈으면 좋았을텐데'라며 아쉬움을 언급한 바 있다.
A 현역 때에도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떨렸다. 요즘에도 열심히 연습하지만 확실히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담감이 줄어들었다. 연습 때의 경기력이 대부분 나와서 좋은 성적이 나왔다.
Q 3.3 혁명을 통해 유명해진 김택용을 3대0으로 꺾었다. 새로운 혁명이라는 평가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A 2007년 김택용이 우승할 때에는 혁명이라는 단어가 어울렸던 것 같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오늘 우승으로 나에게도 좋은 별명이 지어지길 바라긴 하지만 혁명까지는 아닌 것 같다(웃음).
Q 우승하고 나서 부모님을 만났나. 뭐라고 하셨나.
A 잠깐 짬이 있어서 만났다. 픽스 스타리그 결승전에도 오셨는데 그 때에는 준우승에 그쳐서 죄송했다. 오늘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서 좋은 선물을 드린 것 같다.
Q 하고 싶은 말은.
A 이번 시즌의 목표는 우승이었다. 리그를 시작할 때부터 계속 이어왔던 각오다. 내 말을 지켜서 기분 좋다. 이번 대회를 제패했다고 내가 가장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더 열심히 해서 모두가 인정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