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들이 다수 진출해있는 리그인 만큼 LCS에 대한 관심의 크기는 축구의 프리미어리그나 분데스리가 못지않습니다.
게임전문 방송국 나이스게임TV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김없이 LCS 한국어 중계를 실시했습니다. 데일리e스포츠에서는 LCS 서머 시즌 종료를 기념해 LCS 중계를 맡았던 나이스게임TV의 중계진 3인방 김경우, 이민효, 강석우 해설과 함께 LCS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봤습니다.
(상)편에서는 중계진에 대한 이야기를, (하)편에서는 본격적인 LCS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각자 이번 시즌 명경기를 선정한다면?
이민효=그래비티와 에이트의 두 번째 경기요. '무브' 강민수 선수가 불리한 상황에서 바이의 Q스킬을 활용해 바론 스틸을 두 번이나 성공했어요. 그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김경우=북미 쪽은 마지막 주차 리퀴드와 임펄스 경기요. 그걸 이기면 1위 결정전에 갈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었는데 임펄스 쪽에서 경기 전에 대리문제가 발생해 미드 라이너가 교체됐거든요. '임팩트' 정언영 선수가 나르로 엄청나게 역전해보려고 노력했고, 59분이 넘어가는 처절한 경기였어요.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가장 강했던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강석우=자이언츠와 프나틱의 6주차 경기요. 프나틱이 10연승 중이었는데 상대 미드가 강타 이즈리얼 카드를 꺼내들어 딜을 7만 2천까지 넣었거든요. 프나틱이 그걸 역전해서 프나틱을 꺾을 팀은 없다고 생각했죠.
김경우=그 때 룬글레이브 이즈리얼이 한창 강할 때라 어떻게 끊느냐가 중요했는데 프나틱이 경기력으로 극복했죠.
이번엔 서머 시즌 베스트 팀과 베스트 플레이어를 뽑아주세요.
이민효=카운터 로직 게이밍이요. 아무래도 마지막 플레이오프가 인상깊었어요. 임펄스를 3대0으로 꺾었고, 결승전에서도 3대0 완승을 거뒀죠. 결승전은 3대2를 예상했는데 말도 안 되게 3대0으로 이겼어요. 선수는 리퀴드의 '페닉스' 김재훈 선수요. 마지막엔 솔직히 좀 부진했는데, 아지르 플레이가 인상 깊어서 굉장히 잘하는 선수로 각인됐어요.
김경우=최강은 역시 프나틱이죠. 플레이오프 때 약간 휘청거리긴 했는데 월드 챔피언십을 바라보기 위한 성장통이라 생각해요. 롤드컵의 가장 큰 돌풍의 중심이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선수는 카운터 로직 게이밍의 'Pobelter' 유진 박 선수를 뽑겠습니다. 전 시즌에 윈터폭스에 있으면서 소위 말하는 '고통라인'에 있던 선수였는데 카운터 로직 게이밍으로 넘어오면서 제 기량을 보여주고 있고, 윈터폭스 시절에도 혼자 챌린저를 찍던 선수였죠. 어떤 팀에 가도 손색없을 선수라고 봅니다.
강석우=프나틱이요. 명실상부한 1위 팀이죠. 선수는 'YellOwStaR' 보라 킴 선수를 뽑겠습니다. 다섯 시즌이나 롤드컵 개근에 기량을 꾸준히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데 첫 시즌부터 지금까지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유럽의 베스트 플레이어라 생각합니다.
그럼 이번 시즌은 비록 아쉬웠지만 차기 시즌이 기대되는 선수는 누가 있을까요?
김경우=디그니타스의 '감수' 노영진 선수요. 기본적으로 가진 피지컬이 너무 좋은데 팀과 융합하는데 있어 좀 휘둘리는 느낌을 받았어요. 팀과 같이 한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 것 같아요. 커뮤니케이션만 좀 더 잘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만 전제 조건은 '헬리오스' 신동진 선수가 정글러 자리를 유지한다는 것이죠. 신동진 선수가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정신적 지주가 사라지면 노영진 선수도 무너지지 않을까 싶어요. 그게 약점이죠. 같은 팀의 'Shiphtur' 대니 르 선수도 기대돼요. 다음 시즌에 일 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디그니타스는 다음 시즌이 확실하게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이민효=임펄스의 미드 라이너 'Gate' 오스틴 유 선수요. 원래 'XiaoWeiXiao' 유 시앙 선수가 있었는데 대리 문제로 빠지게 됐거든요. 그 자리를 급히 메웠고, 분명 잘하는 선수는 맞는데 갑작스레 합류해 호흡이 안 맞는 느낌이 들었어요. 임펄스가 상승세였는데 그 때 꼬였죠. 많이 연습을 못한 것 같아요. 오스틴 유 선수가 다음 시즌 주전으로 나온다면 포텐이 터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강석우=저는 얼마 전 로캣에 영입된 '다트' 진재승 선수요. 로캣은 톱 라이너 'Steve' 에티엔 미쉘 선수가 약점으로 꼽혔는데 진재승 선수가 다음 시즌에 선발로 나오면 팀 경기력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머지 라인은 준수하고 운영도 좋아요. 다섯 명 모두 솔로랭크 30위 안에 들죠.
반대로 실망스러웠던 선수는 누구죠?
김경우=솔로미드의 '러스트보이' 함장식 선수요. 원래부터 피지컬이 좋은 선수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시야 장악 능력이나 다른 챔피언을 포커싱해서 아군에게 킬 주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인데 최근 플레이는 기대 이하였어요. 시야를 잡으러 갔다가 끊겨서 정글러까지 같이 끊기고, 이런 실수가 쌓이다 보니 'Bjergsen' 소렌 비어그 선수의 캐리 부담이 더 커지죠. 너무 못해서가 아니라 기대치를 못 보여줘서 아쉽다는 겁니다. 함장식 선수 활약은 국내 팬들도 많이 기대했을 거예요.
강석우=저는 프나틱의 '후니' 허승훈 선수요. 유럽의 아이돌이자 최고 톱 라이너라는 말에 이견은 없지만 기대치만큼의 영향력은 아니었다고 대답하겠습니다. 제 기대가 너무 컸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팀들이 프나틱을 그나마 상대할 수 있었던 것은 허승훈 선수를 집중 공략했기 때문이죠. 그 때문인지 너무 무기력하게 당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어요. 롤드컵 때도 그렇다면 프나틱 우승은 힘들 것이라 봅니다. 상위권 진입은 가능하겠지만, 롤드컵 우승이 목표라면 더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민효=저는 '러시' 이윤재 선수를 선택하겠습니다. 플레이오프 때 정글 아이템으로 '잿불거인'을 갔는데 원래 공격적인 스타일이라 '용사'를 쭉 밀고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강석우=팀과 융화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스타일 살리는 게 강팀 잡을 때 더 좋다고 생각해요. 요즘 팀들은 너무 강팀을 따라가려고만 하는 경향이 있어요. 국내에서도 아나키가 초반에 자신들의 스타일로 싸워서 강팀들을 잡았는데, 요즘은 너무 강팀만 따라하려는 것 같아요.
김경우=전 이 의견에 회의적이에요. 변칙적인 것도 좋지만 강팀이 되려면 역시 정형화된 것이 있어야죠. 유니콘스 오브 러브를 보세요. 프나틱 멱살을 잡던 팀이 롤드컵도 못나가게 됐죠. 장기적으로 볼 때 요행보다 팀워크와 운영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아나키 얘기가 나왔지만 아나키는 성장기로 보고 있습니다. 신동 소리를 듣던 어린이가 크면서 평범한 학생이 되는 것과 같은 거죠. 이것저것 바꾸려다 보니 기량 하락이 있는 것이죠. 결국 대기만성 형이라 다져진 모습이 보일 것 같아요.
강석우=전 반대에요. 1등팀 운영을 따라하다 보면 1등 따라가는 2등이라 생각해요. 자신들이 높은 목표를 두고 있다면 메타 자체를 주도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김경우=그 부분은 동의해요.
강석우=유니콘스 오브 러브도 변칙적으로 할 때 성적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호로' 조재환 선수가 들어와서 안정적이지만 성적은 그리 좋지 않죠.
다양한 의견 좋습니다. 해외파들의 활약은 어땠나요?
강석우=유니콘스 오브 러브는 조재환 선수 영입 이후 안정적이고 팀에 잘 맞춰 들어갔다고 생각합니다. 프나틱을 꺾진 못했지만요. '류' 유상욱 선수는 팀에 맞추려다 보니 본인이 가진 역량을 모두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프나틱의 '레인오버' 김의진 선수와 허승훈 선수는 잘하고 있고요.
이민효=북미에는 한국 선수가 많이 갔죠. 다 어느 정도는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비슷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잘하는 선수를 뽑자면 리퀴드의 '피글렛' 채광진 선수가 가장 잘 한 것 같아요. 스프링 시즌에 욕을 엄청 먹었었죠. 악플도 많이 달렸었는데, 버티다가 드디어 포텐이 터졌죠.
김경우=저는 굳이 한국 선수가 아니더라도 유럽과 북미 선수들로도 괜찮은 경기가 나올 것 같아요. 한국 선수라고 해서 포장하고 싶진 않은 게, 단순히 한국에 있던 선수가 해외로 진출한 것이지 팀을 캐리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팀에 녹아내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수들이 유럽이나 북미를 롤드컵에 쉽게 가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절대 쉬운 곳이 아니죠. 만만한 무대가 아닙니다. 올해는 한국 선수들이 팀에 잘 융화된 것 자체가 성공적이라 봅니다.
강석우=해외로 넘어가서 잘 하는 선수는 한국에 남았어도 잘 했을 것 같아요.
참신하다고 생각되는 픽이나 메타가 있었나요?
이민효=솔로미드의 올라프-룰루-시비르 조합이요. 말 그대로 들어가는 조합이죠. 궁극기를 다 쓰고 들어가면 상대편 딜러들은 뼈가 으스러질 정도의 돌진조합이죠. 조만간 한 번 더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롤드컵에서 꺼내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김경우=톱 뽀삐나 서폿 트런들, 미드 말파이트 등 픽 자체는 많았어요. 하지만 픽 자체가 게임을 주도했는가에 대해선 좀 회의적이죠. 개인적으로 자이언츠가 상대팀이 4 AP 챔피언을 들고 나오자 갈리오로 카운터를 쳤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변칙적인 픽을 꺼낸다는 점에서 LCS가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강석우=국내에선 검증된 픽을 선호하는 반면, 해외는 패치가 되자마자 대회에서 빠르게 선보이는데 그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김경우=입버릇처럼 얘기하는 것인데, 유럽과 북미가 메타를 만들면 한국이 강화시키고 중국이 카피하죠. 유럽과 북미가 뉴 메타의 성지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실험적인 리그죠.
이민효=임펄스가 3위 결정전에서 쉔과 소라카를 들고 나왔어요. 팀원들이 죽을 것처럼 보일 때마다 살려줬죠. 애쉬를 확실하게 지키는 픽이었어요.
유럽과 북미에서 독특한 픽이 많이 나오는 이유가 뭘까요?
김경우=선수들 성향 차이죠. LCS에서 잘나가는 것보다 개인방송에서 인기를 얻고 싶은 선수들이 주로 특이한 픽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승격팀들의 성적은 엇갈렸습니다. 드래곤 나이츠와 오리겐이요.
김경우=오리겐이 승격팀이긴 하지만 'xPeke' 엔리케 마르티네스, 'sOAZ' 폴 보이어 등 전설적인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죠. 'mithy' 알폰소 로드리게즈 선수도 한 때 잘나갔던 레몬독스 출신이죠. 승격이 확정됐을 때부터 중상위권에 오를 것이라 예상했어요. 드래곤 나이츠는 여러 사정이 있겠지만 선수들 기량 자체가 크게 올라온 상태가 아니었어요. 악재도 겹쳤죠. '닌자' 노건우 선수와 '엠퍼러' 김진현 선수가 미국으로 넘어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두 팀의 처지가 극명하게 달랐죠.
이번에 북미 챌린저스 시리즈에서 레니게이드가 우승하며 승격했죠. LCS에서 오리겐처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요?
김경우='Alex Ich' 알렉세이 이체토프킨 선수가 있긴 하지만 약간 갬빗 게이밍 같은 길을 밟을 것 같아요. 키 플레이어 1명과 3명은 무게감이 많이 다르거든요. 'Remilia' 마리아 크레벨링 선수의 쓰레쉬가 출중하지만 전력 보강이 있지 않는 이상 갬빗처럼 중하위권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예측 같네요.
SK게이밍과 클라우드 나인의 부진은 예상했나요?
김경우=SK 게이밍은 시즌 시작 전에 'FORG1VEN' 콘스탄티노스 조르지오 선수가 나가고 'CandyPanda' 아드리안 부벨만 선수가 다시 들어왔는데 이렇게까지 무너질 줄은 몰랐어요. 아무리 팀을 캐리하던 원딜이 나갔다고 해도 예전에 같이 하던 선수였는데…. 못해도 중위권은 가지 않을까 했는데 마지막엔 불화설까지 나오고 여러모로 아쉬웠죠. 클라우드 나인은 'Incarnati0n' 니콜라이 옌센 선수가 실력 좋다는 얘기가 많았지만 솔랭 실력은 피지컬적인 측면만 부각이 되거든요. 리그는 그게 아니라 팀과 컬러를 맞춰야 하니, 주 챔피언이 밴되면 끝이라 어느 정도 부진은 예상 했어요. 중간에 'Hai' 하이 두 람 선수의 오더도 사라졌기 때문에 중구난방으로는 프로무대에서 버틸 수 없다고 생각했죠.
이민효=게다가 하이 람 선수는 미드 라이너였는데 정글로 와서 적응도 잘 못했죠. 많이 힘들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어요.
김경우=롤드컵 선발전에 간 것도 기적이죠.
중계를 하다보면 나름대로 한 팀에 정이 들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팀은 어디인가요?
김경우=코펜하겐 울브즈요. 맨 처음 중계할 때부터 매력적인 팀이었어요. 유럽의 메타를 주도하는 느낌었죠. 특이하거나 실험적인 픽도 많고, 플레이에서도 순간적인 센스가 엿보일 때가 많았어요. 탐지렌즈를 돌렸을 때 와드 시야가 차단된다는 걸 이용해서 인베이드 전략을 짜기도 했죠. 나중에 이걸 벤치마킹한 팀도 나왔어요. 좋아한 팀인데 꾸준히 못했죠. 잔류권 팀이었는데 이번에 힘이 빠지며 아예 강등됐어요. 마치 드래곤볼의 미스터 사탄 같은 존재였어요. '왜 안죽지?' 하면서 끝없이 살아있는 존재요. LCS에서 사라져서 아쉽네요.
이민효=저는 디그니타스요. 'Azingy' 앤드류 자마리파 선수가 활동했을 때 피들스틱을 플레이해서 인상 깊었어요. 잘 못하긴 했지만 대회 때 피들스틱이 나온 것은 제게 큰 기쁨이었죠.(웃음) 서머 시즌 넘어오면서 자크 정글 등 신선한 픽을 선보였어요. 시즌 중반부터 하락세였는데 신동진 선수가 넘어오면서 살짝 꼬인 것 같아요. 신동진 선수 문제가 아니라 조직력의 문제였죠.
강석우=저는 팀보다 선수로 말할게요. 로캣의 'Steve' 에티엔 미쉘 선수요. 중계하면서 지적을 많이 했는데 그렇게 하다 보니 애착이 많이 가네요. 영원히 고통 받는 엘레멘츠의 'Froggen' 헨릭 한센 선수도 혼자 잘 해서 애착이 갑니다.
LCS와 롤챔스의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김경우=환경이 가장 큰 차이라고 봐요. LCS는 선수들 대기 장소나 관중들이 경기 보는 장소가 굉장히 잘 돼있어요. 팬미팅 장소도 따로 있을 정도죠. 그런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데 롤챔스는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의자나 선수 대기실이 열악하죠. 팬미팅 공간도 따로 없어서 안타까운 모습들 많이 봤어요. 그런 인프라의 차이가 가장 큰 것 같아요.
이민효=경기가 끝나면 이긴 팀이 무대 앞으로 나와서 관객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데 그게 인상 깊었어요. 롤챔스는 끝나면 키보드 챙겨서 뒤로 나가잖아요. 거기서부터 좀 차이가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강석우=부스 안에 한번 들어갔다 나온 입장으로써 장소가 불편해요. 아이파크몰 9층까지 올라가야하고, 예선할 때 두 팀씩 나눠서 대기실을 써야했는데 의자도 부족했죠. 제가 예전에 KT 서포터즈였기 때문에 팬미팅을 하는데 자리가 없어서 용산역 도너츠 매장 앞에서 팬미팅 하고 그랬어요. 팬들과 선수가 가까이 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이 떨어지지 않나 싶습니다.
김경우=추가하자면 관중들 리액션이 좀 아쉬워요. 해외에선 와드를 지우면 소리 지르고, 코그모가 궁극기를 날릴 때마다 '호우, 호우' 하면서 소리 지르거든요. 근데 국내에서는 소리 지르고 환호하는 걸 인터넷에서 '익룡'으로 비꼬는 게 너무 싫어요. 그런 리액션은 긍정적인 것인데 말이죠. 사운드야 OGN에서 조절할 부분이고, 적어도 현장에 있는 팬들은 그만큼의 리액션을 해줘야하는데 소극적인 게 아쉬워요. 익룡이라 칭하는 것도 그렇고요.
강석우=2013년 서머 결승전 때 응원단장과 함께 앞에서 열심히 응원을 했는데 호응이 별로 없더라고요. 많이 아쉬웠어요.
이민효=LCS는 카메라가 관객을 잡아주면 치어풀을 들고 소리를 지르는데 롤챔스에서는 얼굴 가리기 급급해요.
김경우=게임 보는 어른들의 시선 자체가 달라서 그렇죠. 해외에서는 50대 아버지와 20대 아들이 같이 경기를 보고, 되려 아버지가 환호하는 문화인데, 한국에선 용산 간다는 얘기 쉽게 못하죠. 그러다보니 몰래 와야 하고, 카메라에 얼굴 잡히면 혼나니까 가리게 되고.
강석우=친구들도 놀리니까요. 게임 덕후냐고.
김경우=인터넷만 봐도 여자들이 화면에 나오면 외모지적부터 하니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강석우=게임 인식에 대한 문제가 많죠. 프로게이머 이후 딱히 연결되는 직업도 없고….
김경우=게임하는 게 뭐가 나쁘다고….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죠. 중계를 위한 정보수집은 어떻게 하나요?
이민효=선수들 개인방송을 많이 보고, 전적 사이트를 통해 게임을 관전하거나 주로 하는 챔피언들을 파악하는 편입니다.
김경우=e스포츠피디아나 레딧 등 해외 커뮤니티 위주로 보고. 개인방송은 거의 다 보려고 하지만 시간이 안 맞아서 녹화 위주로 보고 있습니다. 예전에 해설을 같이 하던 사람들이 외국으로 나가서 현지 정보는 그렇게 접하고 있고요. 저는 캐스터 역할을 하다 보니 정석적인 것보다 스토리 위주로 정보를 모으고 있습니다.
강석우=전적 사이트를 보긴 하지만 영어를 잘 못해서 다른 건 잘 안되네요. 사실 허승훈 선수와 아마추어 때 같은 팀이었던 적이 있어서 이것저것 물어보려고 하는데 자꾸 물어보지 말라고 해요. '중계 때 쓰려고 하지?'라면서요. 견제가 심해서 말을 못 걸겠어요.(웃음)
중국의 LPL이나 다른 해외리그도 챙겨보시는지?
김경우=다 챙겨보진 못하고 '이 경기 재밌더라' 하는 것들은 봅니다. 롤챔스도 시간대가 맞으면 거의 챙겨보고요. 전문적으로 파긴 부족하고 경기를 보며 누가 괜찮네 하는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이민효=전적 위주로 보는 편이에요. 롤챔스는 무조건 보고요.
강석우=저도 롤챔스만 다시보기로 챙겨봐요. 롤챔스도 겨우 챙겨보는 입장이라 LPL까지 볼 겨를이 없네요.
올해 롤드컵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강석우=프나틱은 당연히 상위권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허승훈 선수만 잘하면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일동 웃음) H2k 게이밍의 경우엔 코치진이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상위권은 힘들 거라 생각합니다. 유상욱 선수의 역량이 뛰어나다고 보는데 밴픽에 의해 발휘되지 못할 때가 많아요. 오리겐은 톱과 원거리 딜러의 멘탈이 바뀌지 않는 이상 상위권은 힘들 것 같아요.
이민효=카운터 로직 게이밍은 지금 기세만 이어나가면 SK텔레콤이나 프나틱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변수는 기복이 심하다는 거죠. 못할 때는 확 무너져요. 멘탈 관리가 관건이죠. 솔로미드는 결승전 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어요. 밴픽에서도 말렸고, 운영에서도 흠을 보였죠. 그에 대한 피드백이 이루어지면 충분히 상위권에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경우=프나틱은 4강에 가고, H2k는 조별 예선을 뚫더라도 8강이 한계일 거라 봅니다. 솔로미드는 조별 예선에서 탈락할 것 같아요. 과거의 영광에 얽매이는 느낌이 강해요. 어떻게든 조별 예선을 넘어간다 치더라도 8강에서 멈출 것 같아요. 프나틱을 제외하면 다들 최대 8강일 것 같습니다.
LCS의 차기 시즌은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김경우=유럽은 프나틱, 오리겐, H2k가 3강 구도를 이루고 나머지 7팀이 나눠먹는 그림일 것 같아요. 7팀이 박 터지는 싸움을 할 것 같네요. 북미는 디그니타스와 카운터 로직 게이밍, 리퀴드가 3강을 이룰 것 같아요. 그리고 임펄스와 그래비티가 2중, 나머지가 5약일 것 같습니다. 상하위팀 간의 격차가 너무 큰 리그에요. 솔로미드는 다음 시즌에 추락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고집이 너무 세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와딩할 때 너무 많이 끊겨요. 경기 운영 자체에 금 가게 만드는 요소들이 많고, 소렌 비어그의 캐리 욕심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하락세를 걷지 않을까 합니다.
강석우=유럽은 프나틱, 오리겐, H2k가 3강, 로캣과 유니콘스 오브 러브가 2중, 나머지는 5약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민효=북미는 이번 시즌과 비슷할 것 같아요. 초반엔 비슷하게 가다가 후반에 상위권과 중위권이 나뉠 것 같습니다. 카운터 로직 게이밍, 디그니타스, 리퀴드가 3강일 것 같네요.
다음시즌 중계도 비슷하게 가나요?
김경우=한 해를 넘어가서 봐야하는 입장이라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할 수 있다면 계속해서 LCS 중계를 하고 싶습니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LCS의 터줏대감으로 남고 싶네요.
이민효=내년에도 하게 된다면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어요. 지난 스프링 시즌에 너무 못해서…. 앞으로 5개월 동안 준비 많이 해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LCS 중계를 지켜봐주신 시청자 여러분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강석우=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게 없네요.
김경우=LCS가 국내 팬들에게 아직 생소한데, 여태껏 이어올 수 있었던 건 관심 가져주셨던 팬들의 사랑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선수들의 열정과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안방에서 고스란히 느끼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LCS 뿐만 아니라 클랜배틀 등 여러 가지 방송을 하니 그런 모습들도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수들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은 자제를 부탁드립니다.
이민효=제게 '의욕충'이라는 단어가 붙었었는데, 의욕만 충만한 해설이 아니라 의욕도 넘치는 해설이 되고 싶습니다. 새벽에 졸릴 텐데 부족한 해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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