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엔투스 김준호가 데뷔 7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프리미어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팀 동료 한지원을 상대로 4대2로 승리한 김준호는 "신희범과의 집중 연습이 엄청난 효과를 봤고 권수현 코치님, 박용운 감독님에게도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김준호는 "그동안 큰 경기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준비를 너무나 잘해왔다"며 "머리는 긴장해서 굳었는데 손이 알아서 움직이는 것을 느꼈고 그 덕에 우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 포인트에서 1위를 확정한 김준호는 "외국 대회에서 몇 차례 우승했고 그토록 원하던 국내 개인리그에서도 정상에 섰다"며 "블리즈컨 우승이라는 마지막 목표가 남아 있기에 이루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다음은 김준호와의 일문일답.

Q 7년만에 처음으로 개인리그 정상에 올랐다. 소감은.
A 프로게이머하면서 이렇게 기뻤던 적은 없었다. 7년 동안의 프로게이머 생활 중에 가장 기쁜 날인 것 같다. 오늘 경기하면서 스스로에게 깨달은 것이 많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Q 어떤 점을 깨달았나.
A 그동안 긴장해서 진 경우가 많았다. 오늘 경기를 치르면서도 긴장은 됐는데 손이 기계적으로 움직이더라. 머리는 굳었는데 손이 알아서 움직이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정말 준비를 많이 한 덕분인 것 같다. 앞으로 준비는 이렇게 해야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Q 팀킬 결승전이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다.
A 준비하는 내내 연습실에서 가림막을 치고 연습했다. 오히려 집중이 잘 됐다. 팀 동료 신희범이 전담해서 연습해줬는데 정말 충실하게 해준 것 같았다. 정말 고맙다.

Q 1, 2세트에서 차원분광기 견제가 제대로 통했다.
A 심리전이 잘 통했다. 손도 잘 움직였다. 그래서 오늘 무조건 우승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대0으로 앞선다고 우승할 것 같다는 확신은 하지 않았다. 방심하지 않기 위해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Q 5세트 '바니연구소'에서 점멸 추적자 전략을 쓰다가 패했다. 세리머니용 전략이었나.
A 후반으로 끌고 가면 어려운 맵이었다. 추적자를 쓰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날아다니는 식충에 당했다. 충격적인 전략이긴 했지만 오히려 한지원이 준비를 잘했다고 넘기면서 흔들리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Q 한지원과의 승부에서 분수령은 어디였나.
A 1, 2세트에서 승부가 난 것 같다. 1, 2세트를 같은 전략으로 승리하면서 한지원의 정신력을 흔들었던 것 같다. 3대2로 한지원이 추격했을 때에는 '한지원도 정말 준비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 풀세트를 갔더라도 편하게 임했을 것 같다.

Q 우승하고 나서 생각난 사람은.
A 가족이 먼저 생각났다. 그리고 도와준 신희범이 생각나더라. 프로게이머 7년하는 동안 거쳐간 사람들은 다 생각났다. 권수현 코치와 박용운 감독님에게도 정말 고맙다. 권수현 코치님이 이번 대회 내내 정말 많이 챙겨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

Q WCS 포인트에서 1만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A 팬 미팅 때마다 1만점 넘기세요라고 팬들이 이야기해주셨다. 이번 대회를 우승하면서 9,000점을 돌파했는데 나도 1만점을 넘고 싶다. 꿈은 크게 갖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포인트 1위를 확정한 것도 기쁘다.

Q 상금으로 무엇을 할 것 같은가.
A 자전거를 사려고 했는데 벌써 샀다. 가족들, 친지들, 친구들에게 쓰고 나서 남은 돈은 저축할 것이다.

Q 블리즈컨에도 출전한다.
A 오프닝 멘트를 하는데 오늘 우승하면 커리어의 정점을 찍는다는 이야기를 성승헌 캐스터가 해주셨다. 맞는 말씀이지만 블리즈컨까지 가져가야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정점을 찍고 싶다.

Q 하고 싶은 말은.
A 고마운 분들이 정말 많다. 일일이 말씀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오늘 8,000석이라고 해서 나도 살짝 흥행에 걱정됐다. 경기석에서 객석을 봤는데 많이 찼더라. 많은 팬들이 와주셔서 정말 행복했다. 스타2가 앞으로도 흥행했으면 좋겠다. 오늘 우승을 발판 삼아 좋은 경기력 보여드리고 싶다.


광진=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