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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트롤러' 김하늘 PD의 리그 오브 레전드 이야기

[피플] '트롤러' 김하늘 PD의 리그 오브 레전드 이야기
스타크래프트2 팬들에게는 청천병력(?)과 같은 소식을 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스타크래프트2 열사로 불렸던 김하늘 PD가 조만간 열릴 KeSPA컵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을 연출한다고 합니다. 왠지 내 사람(?)을 빼앗기는 기분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스타크래프트2를 사랑해 마지 않는 기자 역시 계속 스타크래프트2만 사랑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김하늘 PD의 게임에 대한 사랑을 누구보다 더 잘 알기에 눈물(?)을 머금고 보내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김하늘 PD는 스타크래프트, LoL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게임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의 사랑을 막을 권리가 우리에게는 없습니다. 누군가는 "3류 로맨스 소설 쓰냐"고 비난할지 모르지만 김하늘 PD가 스타크래프트2에 보여준 열정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스타리그에서 보여준 김하늘 PD의 소위 '약 빨고 만든 리그'를 지켜본 우리기에 그가 만드는 LoL은 얼마나 다를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김하늘 PD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스타(?) PD가 된 이상 많은 관심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김하늘 PD의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애정은 이미 많은 인터뷰를 통해 밝혀졌는데요. 아직까지 김하늘 PD가 LoL과 어떤 인연을 맺었는지는 베일에 쌓여 있습니다. 오늘 김하늘 PD와 LoL의 애증(?) 관계를 팬 여러분들께 공개해 드리겠습니다.

◆김하늘 PD는 다이브 좋아하는 트롤러?
충격적인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하늘 PD는 트롤러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김하늘 PD는 다이브를 좋아합니다. 김하늘 PD는 같은 팀에서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게 인내심을 키워주는 존재입니다.

김하늘 PD는 한국 서버가 생기기도 전 북미 서버에서 챔피언이 20개에 불과할 때부터 LoL을 즐겼던 유저입니다. 소위 표현하는 '골수 유저'죠. 아마도 한국 내에서 LoL을 가장 먼저 즐겼던 사람 중 탑 100위 안에 들지도 모를 일입니다.

"LoL이 한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한 명이 '캐리'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팀을 이뤄 하는 게임이지만 혼자 날 뛰어 게임을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게임이에요. '영웅'이 되고 싶어 하는 한국 유저들의 심리를 잘 꿰뚫은 게임이라고 볼 수 있어요."
[피플] '트롤러' 김하늘 PD의 리그 오브 레전드 이야기

물론 김하늘 PD가 영웅 심리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평소에도 모험을 좋아하는 김하늘 PD의 성향상 게임에서도 그는 타워에 들이대는 '다이브'를 즐겨 했습니다. 말로만 들으면 감이 안 오신다고요? 만약 LoL에서 게임을 하는데 같은 팀 한 명이 팀플레이는 안 하고 다이브만 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죠. 기사에 쓸 수 없는 육두문자가 나갈 겁니다.

'트롤러'가 만드는 LoL 리그는 어떨까요?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집니다.

◆"누군가는 박살 나겠죠?"
김하늘 PD가 LoL 리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하나 입니다. 시청자가 박살 나든, 김하늘 PD가 박살 나든 둘 중 하나는 분명히 이뤄질 것입니다.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서 박살이 나면 좋겠지만 김하늘 PD는 자신이 박살 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시도를 할 생각이에요. 솔직히 이 시도가 팬들에게 좋게 보일지 모르겠어요. 만약 신선하게 다가온다면 시청자들이 박살 날 것이고 재미 없다면 제가 회사와 팬들에게 박살 나겠죠(웃음). 남다른 각오로 리그에 임할 생각입니다."

김하늘 PD은 LoL 연출에 도전한 이유로 "기존 리그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는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세계적으로도 최고의 리그라 불리는 롤챔스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소신 발언은 자칫 논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김하늘 PD의 설명을 들어보면 롤챔스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e스포츠가 지금에 안주하지 않고 더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더군요. 그만큼 김하늘 PD가e스포츠를 사랑하는 마음이 강하다는 방증이기도 하겠죠.

"롤챔스는 우리나라 최고의 리그에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기 힘들죠. 그럴 수 밖에 없음을 저 역시 너무나 잘 알고 있죠. 그래서 롤챔스와는 다른 좀더 색다른 리그가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스포츠가 발전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만드는데 계속 노력해야 함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 생각해요."

[피플] '트롤러' 김하늘 PD의 리그 오브 레전드 이야기

김하늘 PD의 고민은 e스포츠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고민이기도 합니다. 롤챔스가 잘 되고 있다고 해도 그에 안주하면 한국e스포츠는 제자리 걸음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e스포츠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리그가 더 발전하고 볼거리를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김하늘 PD가 욕 먹을 각오 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지금 누군가는 욕을 먹어야 틀을 깨고 더 발전할 수 있어요. 제가 그 욕을 먹어야 한다면 달게 받겠습니다(웃음). 물론 처음부터 많은 틀을 부수지는 않을 거에요. 하지만 저만이 가질 수 있는 롤챔스와는 다른 변화들을 이번 KeSPA컵에 담을 생각입니다,"

김하늘 PD는 슬쩍 "밴픽 화면이 가장 많이 변할 것"이라고 팁을 줬습니다. 지금의 밴픽 화면은 게임 화면을 그대로 내보내고 있는데요. 어떤 식으로 밴픽 화면이 구성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습니다. 김하늘 PD 말 대로 시청자들이 깜짝 놀라 박수를 치거나 아니면 엄청난 비난으로 김하늘 PD 멘탈이 붕괴하겠죠?

인터뷰를 통해 결연한 각오를 다진 김하늘 PD. 비록 4일간 펼쳐지는 단기간 리그지만 김하늘 PD는 스포티비 게임즈 그리고 그가 그려나갈 LoL 이야기를 통해 e스포츠가 좀더 풍요롭고 다양한 콘텐츠가 가득한 스포츠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빠르게 그리고 즐겁게
김하늘 PD는 리그를 빠르게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스타리그 결승전이 끝난 뒤 팬들과 관계자들은 "경기가 나름 4대2였는데도 이렇게 빨리 끝난 적은 처음인 것 같다"며 빠른 경기 진행에 놀라움을 표시했죠.

대부분 결승전은 경기 앞 뒤로 다양한 영상을 넣으면서 최대한 길게 경기를 끌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김하늘 PD는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결국 팬들이 보고 싶은 것은 그들이 펼치는 경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KeSPA컵 KT 롤스터 예고 영상.

"물론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다면 팬들이 즐길 수 있는 것도 늘어나겠죠. 하지만 결승전이 결승전답고 화제를 모을 수 있는 것은 결국 경기에요. 팬들이 빠르게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이번 LoL 리그에서도 김하늘 PD는 초고속 진행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팬들이 보고 싶은 경기를 빨리 보게 만들어주고 그 경기 안에서 선수들이 명경기를 만들어 낼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역할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김하늘 PD만이 가지는 멋진 영상이 빠질 수는 없겠죠. 김하늘 PD는 KeSPA컵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출전하는 팀들을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어 팬들에게 하나씩 공개하고 있습니다. 팬들은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의 영상은 언제 공개되냐며 벌써부터 영상에 대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만약 내가 LoL 리그를 연출한다면 어떤 것을 담을지 고민해왔어요. 물론 단기 대회에서 모든 것을 담을 수는 없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트롤러'가 만드는 LoL 리그는 어떨지 기대해 주세요."

스타리그를 통해 느꼈던 그의 열정과 진심을 알기에 팬들은 김하늘 PD가 풀어갈 LoL 이야기도 기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과연 그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지 6일 시작되는 KeSPA컵에 관심이 모입니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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