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인 SK텔레콤 T1이라는 벽을 넘었기 때문에 CJ 엔투스와 의 결승전도 해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2015(이하 롤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SK텔레콤 T1을 제압한 세미 프로팀인 ESC 에버 선수들은 인터뷰 내내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세계 최고를 제압한 뒤에 기쁨의 눈물까지 흘렸지만 아직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기자실에 들어왔고 질문 세례를 받았다. 난생 처음 받아보는 질문과 관심에 ESC 에버 선수들은 놀란 마음에 격앙된 목소리로 인터뷰했다.

ESC 에버 선수들은 "승강전에서 탈락하고 나서 팀이 해체될 위기까지 맞았지만 이번 KeSPA컵을 통해 다시 훈련을 시작했고 강팀들을 하나씩 꺾으면서 여기 까지 왔다"며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SK텔레콤 T1을 꺾을 줄은 정말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ESC 에버 선수들과의 일문일답.

Q 세계 최강 SK텔레콤 T1을 잡아내고 결승전에 오른 소감은.
A 김재희(아이디 Crazy)=스베누 소닉붐이 SK텔레콤 T11과의 8강전에서 한 세트를 딴 것을 보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임한 것이 좋은 결과가 됐다.
A 김민권(아이디 Ares)=우리가 연습할 때 센 팀과 붙어보지 못해서 우리 레벨을 몰랐는데 이제 수준을 알게 되어 기쁘다.
A 강하운(아이디 Athenam)=4강에서 SK텔레콤을 만난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있었는데 이겨서 기쁘다.
A 이동욱(아이디 Loken)=SK텔레콤은 이기기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동료들이 잘해줘서 이긴 것 같다.
A 김한기(아이디 Key)=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 연습한 대로 경기가 풀려서 기쁘다.

Q 바드가 엄청난 활약을 했다. 얼마나 준비했나.
A 김한기=나에게 잘 맞는 챔피언인 것 같다. 200 경기 정도 플레이한 것 같은데 손에 잘 맞더라. 사실 마지막 전투에서 궁극기를 쓸 때만 해도 우리가 이길 줄 몰랐다. 하지만 정글러 김민권이 SK텔레콤 T1 선수들의 뒤를 잡으면서 이길 수 있었다.

Q SK텔레콤과의 경기에서 바드를 필살기로 쓴 것인가.
A 김민권=바드로 연습했을 때 성적이 좋았다. 필살기는 맞지만 바드가 금지되면 어떻게 할 지 의논하고 있었는데 고를 수 있어서 1, 2세트 모두 이긴 것 같다.

Q 1세트에 이예찬이 나왔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A 강하운=이상혁과 경기하고 싶었는데 이예찬이 나왔다. 라인전을 하다 보니까 이미 떨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이상혁이 나왔을 때에는 우리가 1세트를 이겼기에 이미 긴장이 풀려 있었다. 워낙 잘하는 선수라 1대1에서는 지고 들어갈 것이라 생각했다(웃음).

Q 2세트에서 억제기가 깨졌을 때 포기할 생각은 하지 않았나.
A 이동욱=억제기 2개가 깨졌을 때에 나는 포기하려고 했다. 하지만 선배들이 드래곤 5중첩이 아니기 때문에 해보자고 해서 버텼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Q 결승전에서 CJ 엔투스와 대결한다. 각오는.
A 김재희=SK텔레콤이라는 벽을 넘었기에 CJ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Q 승강전에서 탈락한 이후 어떻게 대비했나.
A 강하운=승강전에서 떨어진 이후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KeSPA컵이 열린다는 소문을 듣고 2주 동안 합숙 훈련을 했고 그 때부터 우리가 변한 것 같다.

Q 평소에 연습은 어떻게 하고 있나.
A 조계현 코치님이 중국, 북미 등 프로 팀을 잡아주신다. 대부분 아마추어 팀들과 훈련한다.

Q 승강전을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A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해보고 싶다.


부산=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