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제패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2005년 창단된 프로젝트KR은 해커, 이스트로, 위메이드 폭스, 스타테일 등의 후원을 받으며 국내 최고 자리를 유지해왔다. 얼마 전 개최된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현역으로서 녹슬지 않은 실력까지 선보였다.
10년간 정상의 자리를 지킨 프로젝트KR의 리더 편선호가 코치로 부임하며 MVP의 CS:GO 팀 이름 또한 '프로젝트'로 명명됐다. CS 불모지와 마찬가지인 한국에서 해외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프로젝트KR의 도전 정신을 이어받겠다는 뜻에서다. 편선호 코치의 부임 소식은 국내 CS:GO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편선호 코치는 "10년 동안 선수 생활을 하다가 뒤에서 지켜봐야하는 입장이 되니 기분이 묘하다. 선수 때는 내가 못하면 내탓만 하면 되지만 이젠 선수들 인생까지 책임져야하니 부담감도 있다. CS:GO 자체가 국내에서 워낙 비인기 종목인데다가 선수들을 발굴해 세계적인 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고 코치로 부임한 소감을 전했다.
최근 열린 CS: 온라인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정도로 게임 감각이 살아있으니 플레잉코치에 도전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내 실력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생각해보겠다. 현실적으로 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기회만 된다면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로서도 활동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편선호 코치는 "아직 CS:GO를 많이 해보지 못했다. 적응하는데 몇 달 걸릴 것 같다. 프로젝트KR 내에서도 CS:GO를 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배우면서 하면 한두 달 걸릴 것 같다. 하루 종일 게임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전문적인 CS:GO 팀이 많지 않다. 프로젝트KR이 한창 전성기를 보내던 때에도 연습상대를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프로젝트KR의 연습은 '쉐도우 복싱'의 연속이었다. 때문에 편선호 코치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팀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었다. 편선호 코치는 "연습할 팀이 없지만 그런 환경에서 성적을 낼 수 있는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내가 경험했던 것들을 그대로 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CS:GO에서는 아시아 팀들끼리 핑도 좋은 편이라 오직 중국팀하고만 연습했던 예전에 비하면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월드 챔피언십을 끝으로 평범한 사회인으로 돌아가려 했던 편선호 코치는 자신에게 기회를 준 최윤상 총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편선호 코치는 "원래는 게임 쪽 일을 아예 접고 다른 일을 하려 했었다. 게임 쪽 일을 계속 할 수 있게 해주신 최윤상 총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CS:GO 코치는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S:GO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도 도전을 독려했다. 편 코치는 "CS:GO 선수가 많지 않은데 MVP 팀이 생겼으니 프로에 대한 욕심을 냈으면 좋겠다. 현재 2개 팀 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선수를 찾고 있다. 선수가 되고 싶은 분들은 노력해서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코치로서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자 편 코치는 "첫 목표는 아시아에서 최강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다음은 힘들겠지만,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앞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팀이 될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