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크로스파이어 프로리그(CFPL)와 동남아, 남미, 유럽 등지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치러지는 크로스파이어 세계대회 '크로스파이어 스타즈(이하 CFS)'가 올해도 어김없이 개최된다. 올해 개최지는 중국으로 4일부터 6일까지 중국 광저우 톈허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다.
CFS를 기획하고 이끄는 역할을 맡고 있는 스마일게이트 여병호 e스포츠팀장은 인터뷰 당일에도 대회 준비에 정신이 없는 모습이었다. 여병호 팀장은 스마일게이트에 몸담기 전 네오위즈게임즈 e스포츠사업팀에서 일하며 아바(A.V.A), 피파온라인, 슬러거 등 많은 게임들의 e스포츠 업무를 진행했다. 때문에 CFS는 10년에 가까운 e스포츠 실무의 노하우가 녹아들었다고 볼 수 있다.
데일리e스포츠는 CFS 2015 개막을 앞두고 여병호 팀장과 함께 CFS의 준비상황과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CFS가 며칠 남지 않았다. 준비 상황이 궁금하다.
광저우 쪽 방송이나 관객 편의 등 전반적인 부분들 모두 이상 없이 준비 중에 있다.
왜 광저우인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크로스파이어에 있어 중국 시장이 중요하기 때문이고, 중국 내 지역 선정은 텐센트의 강한 요청이 있었다. 광저우는 중국의 3대 도시이기도 하고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광저우에 크로스파이어 유저가 굉장히 많기도 하다. 텐센트와의 협업을 통해 광저우로 선정했다. 국제 항공편 문제에 있어서도 광저우가 여러모로 편한 부분이 있다.
CFS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부탁한다.
2013년부터 시작한 대회다. 처음엔 시즌1, 2로 나누어 진행했는데, 지난해부터 개편해 CFS 2014 이름으로 개최했다. WCG의 모델을 따라 국가선발전을 거쳐 대회를 진행한다. 올해에는 인비테이셔널 대회도 최초로 출범해 지난 달 베트남 호치민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각각 개최했다.
대회이름을 CFS라 명명한 이유가 궁금한데.
CFS를 개최하기 전에 CFSL(슈퍼리그)을 진행했었다. 이 대회는 CFPL의 모태가 됐다. 신규 글로벌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연관성을 고민했고, 글로벌 리그 느낌보다 유명 선수들이 모인 느낌을 주기 위해 스타즈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S는 중의적 의미로 스마일게이트의 S이기도 하다.
인비테이셔널의 현지 분위기는 어땠나?
베트남의 경우 베트남 e스포츠협회와 함께 진행했기 때문에 베트남 정부의 공식 인증을 받은 대회였다. 베트남 최초의 국제 e스포츠 대회였기 때문에 베트남 내부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노이 지역이 게임에 대해 호의적인 반면, 인비테이셔널이 열린 호치민은 다소 부정적인 분위기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비테이셔널을 진행하며 좋게 풀린 것 같다. 정부나 체육국이 좋게 해결했다. 현장 관객 자체는 2천석만 깔아서 2,300명 정도가 왔고, 이틀 동안 4천명 가까이 입장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유료 티켓이었음에도 불구하고 5천 명 이상이 방문했다. 문화 자체가 열정적이라 그런지 관객들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자국 팀이 결승에 오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팬들이 결승전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브라질 내에서 크로스파이어의 인지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고 리그도 발전하고 있다. BGL이라는 브라질 게이밍 리그가 있는데 여러 종목을 진행하는 대회다. 그 중에서 크로스파이어의 참가팀 수가 가장 많다.
CFS 2015도 유료 티켓인가?
현지 유저들이 티켓을 예매할 때 모바일로 하게 돼있는데, 수익을 쉐어 하는 것은 아니고 QQ 메신저 VIP 유저들에 대한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중국 문화가 한국과 비슷해 아직까지는 유료 티켓이 많이 없다.
대회 규모를 설명해 달라.
중국과 한국을 비롯해 동남아, 북미, 남미 등 11개 지역에서 총 12개 팀이 출전한다. 남미는 포르투갈어와 스페인어 두 언어권으로 지역을 나눠 진행했고, 북미는 캐나다와 미국을 합쳐서 진행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만 별도로 선발전을 진행했다. 각 국에서의 리그와 연계하거나 없으면 단독으로 선발전을 진행했다. 중국의 경우엔 CFPL와 2부 리그 팀들이 모여서 진행할 정도였다. 중국의 경우엔 두 팀이 출전한다. 작년에 비해 다른 국가들의 실력이 올라가기도 해서 중국 팀의 수를 줄였다. CFS는 듀얼 무대를 설치해 전 경기 모두 방송으로 나가게 된다. 방송을 통해 전 세계 유저들이 콘텐츠를 함께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대회 총 상금은 지역 선발전까지 합쳐 22만 1천 달러고, 우승상금은 5만 달러다. 올해는 좀 적지만 내년에 규모를 더 키울 생각이다.
대회 방식이 궁금하다.
4개 팀씩 3개 조로 나누어 진행한다. 듀얼 토너먼트 방식으로 예선을 진행해 각조에서 두 팀씩 8강에 올라간다. 나머지 두 팀은 3위 팀들끼리 와일드 카드전을 진행해 선발한다. 한 경기만 치르고 집에 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러한 방식을 택했다.
올해 대회 시청자는 얼마나 될 것으로 예상하는지?
작년에 전 세계에서 750만 명이 시청을 했다. 올해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작년에는 영어와 중국어로 중계했고, 러시아와 베트남에서는 이원 중계를 했다. 올해는 포르투갈어를 추가해 브라질 시청자가 늘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남미나 북미, 유럽 등 다른 지역과의 시차를 고려해 재방송을 도입할 예정이다. 공식 스트리밍 파트너인 아주부TV를 통해 중계할 예정이다. 아주부와는 올해 적극적으로 협력관계를 구축해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트위치TV로도 방송될 예정이다. 아쉽게 한국어 중계는 없다. 크로스파이어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쉽게 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올해 우승후보는 어느 팀이라 생각하는가?
물론 중국 팀이 잘하겠지만 개인적으론 오히려 중국 팀이 일찍 떨어질까 걱정되기도 한다. 지난해 3위를 차지한 필리핀 팀이 변수가 될 것 같다. 시즌1, 2까지만 해도 중국의 독주였는데 지난해부터 그런 공식이 깨졌다. 국제대회를 2년째 하니 그런 벽이 서서히 깨지고 있다. 올해는 중국 팀들도 긴장할 것 같다.
크로스파이어만의 매력이나 장점은?
게임 측면에선 아시아와 남미에 저변이 확대돼있고 유저들이 쉽게 접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가볍고 친근하게 접속할 수 있어. 한국에선 'FPS=총싸움게임 매니아'라는 측면이 부각된다면, 중국에선 어린 시절 BB탄 게임처럼 바라보는 부분이 있어 그런 부분이 장점이 아닌가 싶다. e스포츠 측면에선 각 국가별 대회가 생긴 것인데, 본사나 지사 차원에서 먼저 한 것이 아니라, 유저들이 늘어나며 니즈(Needs)로 인해 자연스럽게 출발한 것이다. CFS를 앞두고도 여러 가지 이벤트를 했는데, CFS 로고와 함께 셀카를 찍어 보내준다거나 하는 이벤트를 통해 글로벌 유저들과 소통을 이어갔다. 크로스파이어가 국내에선 인기가 없지만 아시아와 남미에선 팬 층이 두텁다. 크리켓이나 미식축구가 해외에선 인기가 많지만 국내에선 없는 것처럼 스포츠와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동남아는 e스포츠 인프라가 뿌리 내리기 힘들지 않은가? 현지에서 크로스파이어의 인기 비결이 궁금하다.
크로스파이어가 웬만한 저사양 PC에서도 잘 돌아간다는 장점이 있다. 남미나 필리핀에 가면 10년 전 PC들도 볼 수 있는데, 최신 게임은 잘 안돌아간다. 그런 사양이다 보니 다른 게임에 비해 크로스파이어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리그나 상금 규모는 CFS에 집중돼있지만 지역 내 풀뿌리 리그들은 신경을 많이 쓰고, 지원도 많이 하고 있다. 각 지역 상위팀들에 대한 지원책도 현재 고민 중이다. 자국 내 리그들을 탄탄하게 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다. e스포츠 전문 방송사가 없어 중계가 어려운 나라들도 있다. 그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현지 파트너사와 얘기하고 있다.
한국 팀의 성적 향상을 위한 지원 계획이 별도로 준비돼있는지 궁금하다.
한국은 유저 수에 따른 한계가 있어 현재로써 특별한 대책은 없다. e스포츠팀은 전체 대회 자체를 구성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특정 팀에 대한 지원 대책보다는 대회 활성화에 신경 쓸 부분이 크다. 중국에서 전세기를 타고 다닐 정도로 유명한 배우가 한국 드라마에는 단역으로 나오는 사례처럼, 국가에 따라 어려움이 있다.
스마일게이트에서 생각하는 CFS의 의미는 무엇인가?
대부분 마케팅이나 홍보 측면에서 e스포츠에 접근을 한다. 국내 e스포츠는 2000년대 후반 침체되다가 라이엇 게임즈가 나타나며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다. 라이엇은 e스포츠를 게임 외적인 콘텐츠로 여겨 국내회사들과는 다른 생각을 가졌다. 개발사로서 유저들에게 소통할 수 있는 게 아이템이나 모드 등 다양하겠지만 게임이 오래되면 개발만으로는 뭔가를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 소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콘텐츠를 생산해도 유저들이 익숙한 것만 하다가 새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오래 게임을 하며 충성도나 명예욕이 높아지면, 그런 측면에서 e스포츠 시스템을 제공하면 하나의 콘텐츠가 되는 것이다.
e스포츠가 마케팅 도구가 아닌 콘텐츠이다?
그렇다. 하나의 콘텐츠로서 즐기고 소비하는 것이다. 국내보다 해외 게임사들이 먼저 눈을 뜬 것 같다.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나 리그 오브 레전드도 e스포츠가 하나의 게임 콘텐츠가 돼버린 경우다. 단순히 마케팅 수단으로만 접근하면 어렵다. 그 수치를 측정할 수 없다.
크로스파이어2에 대한 소식도 들리기 시작한다.
아직 먼 이야기라 별로 드릴 말씀은 없다. e스포츠에 대한 부분은 당연히 고려하고 있다. 그 정도까진 이야기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다면.
개인적으로 한국 게임사에서 계속 일해왔고, e스포츠가 태동할 때부터 열심히 해와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크로스파이어가 한국에서 인기가 부족해 아쉬운 부분도 있다. 그래도 홍보하는 부분은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한국 게임 안하고 외산 게임에 밀린다는 이야기들이 있지만 우리는 해내고 있다. 스마일게이트가 노력하고 있는 부분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