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락스가 승리했지만 원거리 딜러 '프레이' 김종인에게는 아픔이 있었다. 1세트에서 유리한 상황을 맞았지만 SK텔레콤의 원거리 딜러 '뱅' 배준식이 펄펄 날면서 경기를 뒤집었기 때문. 경쟁심, 복수심이 생길 수도 있었지만 김종인은 개인적인 복수심이나 영광을 뒤로 하고 팀플레이에 매진했고 SK텔레콤으로부터 2, 3세트를 연거푸 따내면서 역전승을 거뒀다.
김종인은 "배준식이 1세트에서 쿼드라킬을 두 번이나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프기도 했지만 2, 3세트에서 팀이 이기면 나도 이긴 것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고 실제로 이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종인과의 일문일답.
Q 1세트를 내주고 내리 두 세트를 따내며 역전승했다.
A 항상 졌던 팀에게 이겨서 정말 기분이 좋다.
Q 1세트에서 엄청난 역전패를 당했다.
A 무조건 잡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침착하지 못했다. SK텔레콤을 상대로 유리하게 끌고 가고 있다는 점이 우리를 위축시켰고 오더 미스가 나오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Q 2세트에서도 배준식의 이즈리얼이 뒤늦게 성장하고 있었다. 위험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나.
A 1세트와 조합이 비슷했기에 전투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 전투에 집중했다. 내가 궁극기를 썼을 때 강범현의 알리스타가 너무나 잘 들어갔다. 그 때 이겼다고 생각했다.
Q 3세트에서 SK텔레콤이 정글러를 바꿨다.
A 강선구가 메이크업을 받았기에 만약 우리가 한 세트만 이긴다면 배성웅이 나가고 강선구가 나설 것이라고는 생각했다. 배성웅과 이상혁이 더 오래 호흡을 맞췄기에 배성웅이 나간 뒤로 우리는 쉽게 풀릴 것이라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
Q 배준식이 캐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배가 아프지는 않았나.
A 1세트에서 우리가 실수를 많이 해서 배준식에게 슈퍼 캐리를 허용했다. 배준식이 쿼드라킬을 두 번이나 가져갔는데 그 때 마음이 아팠다.
Q 갚아주고 싶은 생각은 없었나.
A SK텔레콤을 이기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개인적으로 돋보이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내가 이기고 빛나는 것보다 팀이 이기면 나도 이긴다는 생각으로 플레이했다.
Q 작년보다 더 세진 것 같다.
A 우리는 아직 윤왕호와 맞추고 있는 단계다. 다른 팀들도 아직은 재정비중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작년보다 조금 더 빨리 호흡이 맞았을 뿐이다. 그래도 작년 스프링 때처럼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해서 빨리 결승에 올라가고 싶다.
Q 3강으로 불린 KT와 SK텔레콤을 다 꺾었다.
A 대진표를 받았을 때 작년과는 다르게 초반부터 어려운 경기가 많았다. 그래서 초반에 더 열심히 준비를 했다. 준우승하면서 좌절했던 기억이 있어서 빨리 피치를 올리려고 했다.
Q 윤왕호는 어떤 것 같은가.
A 이호진이 분위기 메이커였는데 윤왕호가 들어오면서 분위기는 더 좋아졌다. 이호진과 성격이 비슷한데 더 활발하다. 개념이 부족하긴 한데 나를 어려워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고 있지는 않다. 새 멤버가 들어오면 나를 가장 어려워하더라(웃음). 험악하게 생기지는 않았는데 친해지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는 편이다. 송경호는 순박한 면이 있어서 윤왕호에게 조금 틈을 보인 것 같다.
Q 작년에는 11연승을 달렸다. 넘을 자신이 있나.
A 일단 다음 경기가 상위권인 삼성 갤럭시다. 이 팀까지 이기면 연승 가도에 문제는 없을 것 같다. 가장 큰 두 산을 넘었으니 작년 11연승도 노려보고 싶다.
Q 밴픽이 굉장히 좋았다.
A SK텔레콤과 우리의 하단 듀오는 세 세트 모두 똑같은 조합으로 싸웠다. 1세트에서는 라인 교대를 상대가 먼저 해서 우리가 한 발 늦게 따라갔고 다음 두 세트는 맞라인전을 펼쳤다. 우리가 격차를 조금 벌린 것 같다. 그래도 SK텔레콤은 세긴 세더라.
Q 하고 싶은 말은.
A 오늘 인터뷰에서 조은정 아나운서가 내가 스카우터를 낄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셨는데 내 뜻은 나중에 여유가 있을 때 착용할 것이라는 말이 와전된 것 같다.
용산=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