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2는 지난해 10월 프라임의 감독이었던 박외식을 비롯한 최병현, 최종혁 등 선수들이 불법 베팅 사이트를 통한 승부 조작에 연루된 것이 밝혀지면서 충격에 빠진 적이 있다. 그 때만 하더라도 프로리그 2015 시즌이 마무리된 시점이었기에 그나마 리그에는 직접적인 타격이 없었다.
하지만 이승현의 구속은 프로리그 개막을 며칠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터지면서 프로리그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하게 어느 시점에 이승현이 승부 조작에 개입했는지는 창원지검이 밝히지 않았지만 이승현이라는 스타 플레이어가 연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스타2 종목에는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중학생 때부터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던 이승현은 GSL과 MLG, 블리자드 컵, IEM 뉴욕, 드림핵 부큐레시티 등 국내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가장 명망 있는 대회인 WCS 글로벌 파이널에서도 정상에 선 바 있다. 2015년에도 GSL 시즌1에서 우승했으며 e스포츠 대상에서도 스타2 종목의 인기 선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6 시즌 프로리그 개막 직전에 KT 롤스터에서 아프리카 프릭스로 이적하면서 새로운 팀에서 새 유니폼을 입고 팬들을 만날 계획이었지만 구속되면서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이승현이라는 빅스타가 승부 조작에 연루되면서 프로리그를 뛰는 팀들은 힘이 빠졌다. 시즌 직전 이승현을 영입한 아프리카 프릭스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팀들도 승부 조작 소식에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에도 같은 일이 벌어졌고 이승현까지 적발되면서 연속타를 맞았다.
2010년 유명 프로게이머들이 승부 조작에 연루되면서 치명타를 맞았던 스타크래프트계는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프로게임단이 해체되고 후원사는 사라졌다. 이러한 여파로 인해 게임 방송국까지 폐국됐다.
2015년부터 재개된 승부 조작 수사는 업계의 또 다른 위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정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멈춰선 안된다.
그 무대는 한국e스포츠협회 주관하에 국내 팀들이 모두 나서는 프로리그가 되어야 한다. 외적으로는 승부 조작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브로커들의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 선수들 또한 '나는 걸리지 않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정정당당한 승부를 보여줘야 한다. 경기력을 더욱 끌어 올리고 실망감에 빠진 팬들을 현장으로,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 올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한다.
승부 조작이 더 발생한다면 2017년 스타2 종목은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백척간두에 선 마음으로 프로리그에 임해야 할 때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