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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교육 산증인' 강형우 "방향 설정이 중요할 듯"

롱주 게이밍 '캡틴잭' 강형우.
롱주 게이밍 '캡틴잭' 강형우.
북유럽에 위치한 일부 국가에서 e스포츠를 활용한 교육에 나선다는 사례가 발표되면서 '종주국'이라 자부하는 한국에게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 전남과학대학교,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등에 e스포츠 학과가 있고 4년제인 중앙대학교에는 체육학과에서 e스포츠 특기생을 뽑고 있기는 하지만 풀뿌리 e스포츠가 교육과 연관되는 사례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스포츠의 교육이 실제로 프로게이머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돼야 하는지, 게임 전반에 대해 가르쳐야 하는지, 졸업하고 나면 어떤 분야에서 활동해야 하는지 선례가 없기 때문에 방향 설정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롱주 게이밍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의 원거리 딜러 '캡틴 잭' 강형우는 e스포츠 분야에 있어 특별한 존재다.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한 강형우는 프로게이머로 데뷔한 이후 중앙대학교 스포츠과학부에 특기생으로 입학해 오는 3월부터 대학 생활을 시작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게임과 e스포츠의 교육을 받아 온 강형우는 교육에 대한 의견과 문제점, 개선해야 할 부분을 몸으로 체득한 인물이다.

Q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 진학한 이유는.
A 처음부터 프로게이머를 생각하고 진학한 건 아니었다. 정확히는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 학교에 워낙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고 전문적인 분위기가 퍼져 있다보니 게임을 많이 했고 그러다가 내 재능이 개발자가 아니라 게이머라는 것을 알게 됐다.

Q 일반 학교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A 기본적인 수업 방식은 동일했다. 방과후 시간에 게임에 관련한 특별 수업을 들었다는 점이 달랐다. 프로그래밍, 기획, 그래픽 등의 수업이 있었고 e스포츠팀도 따로 운영됐다. 기숙사제 학교였다보니 공부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게임을 많이 했다. 일반 학교보다 게임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Q 주로 어떤 학생들이 진학했나.
A 게임에 열정이 있는 학생들이 모였다. 게임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이 구성됐고 외부 활동들도 게임에 관련한 것이어서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웠던 점은 학교의 환경이었다. 게임고등학교인데 학교 측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인 컴퓨터를 제공하지 않았다. 개인 노트북을 지참해야 하다 보니 학비에 부담이 있긴 했다.

Q 한국게임고등학교에서의 경험이 프로게이머 생활에 도움이 됐나.
A 큰 도움이 됐다. 기숙사 생활을 경험했다는 게 컸다. 집을 나와서 학습과 연습을 병행하는 규칙적인 생활이 어떻게 보면 프로게이머와 비슷하다. 게임 지식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됐다. 친구들과 끼리끼리 모여서 게임에 관해 토론하는 문화가 활발했다.

Q 중앙대학교에 입학했다. 진학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A 프로게이머 생활을 계속 하고 있고 앞으로도 관련 업계에 종사한다는 전제 하에 중앙대학교 진학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많은 선수들이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게 자기 전공과 달라서였다. 그런데 중앙대학교의 스포츠과학부는 프로게이머를 지지해주다보니 미래 설계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Q 선수들이 전공 문제로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렇다면 중앙대학교 같은 사례가 늘어나면 진학률이 높아질 것 같은가.
A 높아지겠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 선수 생활과 학교 생활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아직은 그 조율이 쉽지 않다. 수업을 듣는 것과 연습 시간을 나누는 게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아직은 조율이 필요하지만 이 부분이 해결되면 진학률은 높아질 것 같다.

Q 노르웨이의 한 고등학교가 방과후 e스포츠 과목을 신설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e스포츠를 체육 과목처럼 다루는 건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다만 선례가 없는 만큼 어떻게 수업을 할 지 깊게 생각하고 운영해야 할 것 같다.

Q 수업을 어떤 식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A 게임을 대충하는 사람도 있고 즐기기 위해서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e스포츠를 학문으로 다룬다면 가벼움을 배제해야 할 것 같다. 정말 체육 과목을 하나 가르친다는 느낌으로 시도해야 할 것 같다.

Q 어떤 걸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나.
A 게임 지식과 전술도 중요하지만 게임을 대하는 자세를 바로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임을 하면서 채팅 문화를 지키지 않는 경우도 허다한데 이런 정신적인 부분을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프로답게 게임에 임할 수 있고, 협조적으로 동료들과 화합할 수 있는지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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