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기력만 보면 변현우가 우승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그만큼 변현우는 한이석을 상대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변현우는 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넥슨 아레나에서 펼쳐진 스타크래프트2 스타리그 2016 시즌1 패자조 3라운드 경기에서 맵을 잘 이해한 듯한 병력 배치로 상위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변현우는 "오늘 경기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며 "로열로더라는 타이틀이 달려 있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서는 꼭 좋은 성적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Q 패자전 4라운드에 진출했다. 기분이 어떤가.
A 오늘 정말 중요한 경기였는데 이겨서 정말 기분이 좋다.

Q 오늘 경기가 왜 중요했는지 궁금하다.
A 지난 남기웅 선수와의 경기에서 1세트를 지고 시작했는데도 왠지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원래는 그렇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그날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고 기분 탓인지 아니면 내가 자신감이 붙은 것인지 궁금했다. 오늘 경기를 해보니 운이 아니라 내가 자신감이 붙은 것이더라.

Q 경기력이 왜 마음이 들지 않았나.
A 1세트는 괜찮았는데 2, 3세트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원래 집에서는 10초만에 해야 하는 일을 손이 떨려서 20초만에 하게 되더라. 더 일찍 경기를 끝낼 수도 있었는데 시간이 걸린 것 같다.

Q 경기 수가 정말 많다. 힘들지 않나.
A 일단 이기는 것보다 실전 경기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경기 수가 많은 것은 상관 없다. 다만 천안에서 여기까지 지하철로 올라 오는 것이 조금 힘들긴 하다(웃음).

Q 오늘 경기력이 좋아 중계진들이 우승할 실력이라고 말하더라.
A 완전 동의하지 않다. 어떻게 이런 경기력으로 우승할 수 있겠나. 한이석 선수가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이겼던 것이다. 그나마 1경기 정도의 경기력이라면 우승도 노려볼만 한 것 같다.

Q 앞으로 저그전을 뛰어 넘어야 결승전에 갈 수 있다.
A 저그에게 떨어져 패자조로 왔기 때문에 자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못 이길 상대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충분히 이길 수 있다.

Q 스타리그 최후의 테란이다.
A GSL은 테란이 많은데 스타리그 예선 때는 테란이 정말 힘든 시기였다. 지금 예선을 하면 아마 테란이 그래도 많이 올라올 것 같다.

Q 전태양은 해방선을 좋아하더라. 같은 테란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A 나와 전태양 선수의 스타일 차이인 것 같다. 나는 가드를 올리고 시작하고 전태양 선수는 때리고 경기를 시작하는데 '공허의 유산'은 때리고 시작하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이걸 알고 있어도 따라하기는 쉽지 않다.

Q 모니터는 왜 가져왔나.
A 오늘 경기가 정말 중요했기 때문이다. 3년 정도 안 먹은 청심원도 먹고 모니터도 가져와 봤는데 효과는 없었다(웃음).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경기장에 올 때마다 밤 늦게까지 도와준 옛 동료 (김)홍제형에게 고맙다. 하지만 이불은 좀 사주셨으면 좋겠다(웃음). 그때 이불 덮지 못하고 자서 지금까지 감기가 이어지고 있다(웃음). 그리고 연습 도와 준 분들께 감사 드린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