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때부터 김대엽은 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개인리그와는 인연이 없었다. 스타크래프트2로 넘어 와서도 김대엽은 4강만 세 번 갔을 뿐 결승전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쯤 되면 포기할 법도 했다. 하지만 김대엽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8년 만에 결승에 이름을 올렸다.
김대엽은 3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넥슨 아레나에서 펼쳐진 스타크래프트2 스타리그 2016 시즌1 패자조 결승에서 1, 2세트를 승리한 뒤 강민수의 공격성에 주춤하며 2대3까지 밀렸지만 특유의 침착한 운영이 살아나면서 마지막에 웃는 선수가 됐다.
김대엽은 "오늘 어떻게 경기를 했는지 모를 정도로 긴장을 많이 했다"며 "결승에 진출해 정말 기쁘고 이제는 우승으로 보답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Q 8년 만에 개인리그 결승에 올랐다. 기분이 어떤가.
A 사실 1, 2세트를 승리한 뒤 70% 정도 결승에 갔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2대2로 따라 잡히면서 지난 4강 경기가 생각나더라. 그때도 2대4로 역전패 당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는데 그때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좋은 결과가 나와 정말 다행인 것 같다.
Q 1, 2세트를 승리한 뒤 3세트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A 이상하게 스스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코칭스태프가 계속 경기석 안으로 들어와 많은 부분을 말씀해 주셨는데 귀에 들리지 않더라. 아무래도 3세트에서 허무하게 패한 것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Q 사도와 불사조 체제를 선택했는데.
A '중앙 프로토콜'과 '프릭온단구'가 프로토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운영으로 하고 싶지만 저그가 프로토스를 가만히 나두지 않기 때문에 사도와 불사조로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Q 마지막 세트에서 여왕-저글링 공격을 막고 아슬아슬하게 승리했다.
A 정말 모르겠다. 긴장을 많이 해서 그런지 공격을 막고 나서도 이겼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끝을 놓지 못한 것 같다.
Q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오늘처럼 힘든 경기가 없었던 것 같다.
A 오래 기다려 주셨던 것 잘 알고 있다. 결승에 올라갔으니 이제는 우승으로 보답하는 일만 남지 않았나 싶다.
Q 결승전에서 또다시 저그와 붙는다.
A 아무래도 이번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을 수밖에 없었다. 결승전이 그래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준비 할 시간은 충분하다.
Q 우승하면 블리즈컨에 올라간다.
A 매년 블리즈컨에 가는 동료들을 보면 부러웠다. 욕심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Q 결승전에서 통신사 더비가 성사됐다.
A kt라는 이름을 걸고 반드시 우승하겠다. 우승한다면 풀세트까지 가야 감동이 더할 것 같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4대0으로 이기고 싶다(웃음).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쉬는 날 연습을 도와준 (황)강호와 (이)동녕이에게 고맙고 (주)성욱이와 (최)성일이도 경기를 보면서 지적을 많이 해줬다. 연습을 도와준 모든 분들께 고맙고 팬들에게 이제는 우승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