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G2 e스포츠로 이적한 '트릭' 김강윤은 유럽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시리즈(LCS) 2016 스프링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김강윤은 18경기에 출전해 15승 3패를 6.21의 KDA를 기록했다. 이는 리그에서 7번 째로 높은 KDA 기록이었다.
김강윤은 리그에서 유일하게 주간 MVP를 2회 받는가 하면 유럽 LCS 2016 스프링의 MVP를 석권하는 영광 또한 누렸다. 이에 대해 김강윤은 "실력 검증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백업 선수에서 유럽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한 김강윤은 스프링 시즌 포스트 시즌에 올라갔고 나아가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진출까지 꿈꾸고 있다.
1위로 스프링 정규 시즌을 마친 소감은 어떤가.
A 정말 기쁘다. 상상도 못했는데 1등을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 동료들끼리 커뮤니케이션이 잘 통하는 것 같고 기본적으로 실력이 좋은 팀이여서 성적이 좋았던 것 같다.
첫 해외 리그인데 긴장되진 않았나.
A 딱히 긴장되진 않았다. 첫 경기라 떨릴 줄 알았는데 하나도 안 떨리더라.
해외에서 활동하는 어려움은 없었나.
A 어렵다고 느낀 점은 없었다. 처음 2주 정도는 의사 소통이 잘 안돼서 번역기를 사용했다. 그런데 한 달 정도 지나니까 게임 내에 필요한 의사소통은 다 할 수 있게 되더라.
개인 성적이 좋았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주간 MVP를 2회 받는가 하면 스프링 시즌 MVP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A 두 번 주간 MVP를 받았던 건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해서 특별한 기분이 들진 않았다. 스프링 시즌 MVP는 나 아니면 우리팀 미드 라이너인 'perkz' 루카 페르코비치가 받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가 받아서 기뻤다. CJ 엔투스에 있을 땐 백업 멤버였는데 유럽에 오자마자 MVP를 받다보니 실력이 검증된 것 같았다.
동료들도 많이 축하해줬을 것 같다.
A 축하해주는만큼 다들 질투도 많이 하더라. 특히 서포터인 'Hybrid' 글렌 두르넨발이 많이 질투했다.
현지에서 인기는 어느정도 되나.
A 신생팀이다보니 프나틱이나 오리겐에 비해 인기는 적다. 유럽 LCS는 라이엇 게임에서 팬미팅을 해주는데 거기서 팬들이 많이 알아봐주더라. MVP를 받은 이후 조금 생긴 것 같긴 하다.
좋은 성적을 거둔 비결은 뭔가.
A 항상 자신감 있게 게임을 한다. 그리고 연습을 할 때도 대회라는 마음가짐으로 똑같이 한다. 그게 중요한 것 같다.
한국과 다른 유럽만의 스타일이 있나. 꽤 잘 맞는 것 같은데.
A 한국은 경기 시간 자체가 긴 것 같다. 한국은 운영으로 이끌어가는 스타일을 지향하는데 유럽은 싸움을 선호한다. 공격적인 스타일로 풀어가다 보니 잘 맞는 것 같다.
최근 정글러 사이에 급격한 메타 변화가 있었다. 어땠나.
A 이전부터 메타에 상관없이 여러 챔피언을 연습했기 때문에 메타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진 않았다. 근데 지금 메타가 공격적이고 강력한 메타다 보니 캐리할 수 있는 판이 많아져서 좋은 것 같다.
유럽팀과 상대해 보니 어떤가. 가장 까다로운 팀과 정글러는 누구였나.
A 가장 까다로운 팀은 바이탈리티였다. 이 팀은 한국팀만큼 운영을 잘 하고 오더가 깔끔하다. 가장 까다로운 정글러는 H2K의 'Jonkos' 마르킨 잔코우스키다. 대회와 솔로 랭크, 연습 경기에서 상대해볼 때마다 항상 잘 하는 선수라고 느낀다.
스프링 정규 시즌에서 가장 아쉬웠던 경기는 무엇이었나.
A 2월 18일에 있었던 프나틱과의 경기였다. 그 때 내셔 남작에서 처형을 당했다. 당시 상황에 내가 체력이 없어서 내셔 남작을 못 먹을 것 같다고 했는데 동료들이 괜찮다고 먹자고 하더라. 그 이후에 용이나 내셔 남작 오더는 나한테 넘어왔다. 지금은 잘 고쳐진 것 같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어떻게 예상하나.
A 개인적으로 오리겐과 유니콘스 오브 러브 중 유니콘스 오브 러브가 올라올 것 같다. 그리고 바이탈리티와 프나틱의 경기에선 바이탈리티가 진출할 것 같다. 결승전 상대로는 바이탈리티 또는 H2k가 될 것 같다.
스프링에서 우승한다면 롤드컵 진출도 꿈은 아닐 것 같다.
A 작년에 이어서 현재까지 내 꿈과 목표는 롤드컵 진출이다. 이번에 우승하면 진출이 거의 확정일 것 같아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출국 전 인터뷰에서 한국에 성공해 돌아오고 싶다고 했다. 여전한가.
A 출국 전에는 솔직히 유럽 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것 같았다. 지금은 바뀐 것 같다. 유럽 생활도 만족스럽고 문화도 나랑 잘 맞는다. 한국에 돌아가겠지만 유럽에서 조금 더 프로게이머를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유럽 경기가 한국 시간으로 새벽에 한다. 그럼에도 봐주는 팬들이 있어 항상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