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욱은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핫식스 GSL 코드S 2016 시즌1 결승전에서 팀 동료 전태양을 4대2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GSL이 7년 동안 진행되면서 프로토스가 GSL을 2회 우승한 선수는 장민철과 주성욱 뿐이다. 장민철이 자유의 날개에서만 2회 우승한 반면 주성욱은 군단의 심장으로 대회가 진행됐던 2014년에 이어 공허의 유산으로 버전이 바꾼 2016년 다시 정상에 서면서 꾸준함도 갖춘 선수임을 입증했다.
주성욱은 이번 우승에만 머무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팀 동료 전태양을 상대한 결승이었기에 더욱 준비하기 어려웠다는 주성욱은 "이번 우승으로 많은 대회에 출전할 기회가 생겼고 크로스 매치나 WCS 글로벌 파이널에서도 정상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주성욱과의 일문일답.
Q 우승한 소감은.
A 이번 결승전을 앞두고 나서 걱정이 많았다. 그동안 나는 팀 동료와의 경기만 되면 지면서 팀킬에 약한 선수라는 이미지가 많았다. 막상 결승전에서 팀킬을 하려다 보니 정말 까다롭더라. 그나마 마음을 내려 놓고 임했더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Q 결승전 준비하는 과정이 정말 어려웠을 것 같다.
A 팀 선수들을 종족별로 1명씩 전담 배치했다. 나는 테란 정지훈과 집중 훈련을 했고 전태양은 김대엽과 연습했다. 서로 만날 때마다 웃으면서 장난을 많이 걸었다.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느냐'라며 농담을 걸기도 했고 어제는 '연습이 너무나 잘된다'라며 허세를 부리기도 했다. 즐겁게 준비하려고 했다.
Q 1세트에서 전태양의 견제 플레이에 호되게 당했다.
A 1세트를 치르는데 전태양이 맵을 너무나 잘 쓰더라. 멘탈이 터지면서 주성욱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될 뻔했는데 2세트에서 끊어내면서 변수를 만들지 않았다.
Q 2세트에서는 굉장히 쉽게 이겼다.
Q 정지훈이 거의 다 만들어준 전략이다. 차원분광기 배치와 병력 조합, 건물 건설 순서 등까지 정지훈의 의견을 최대한 받아들였다. 정말 큰 도움이 됐다.
Q 이번 대회에서 테란을 많이 상대했다. 그 중에 전태양이 최고였나.
A 오늘 해보니까 전태양이 정말 까다로운 테란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동안 연습실에서 만난 전태양과 무대의 전태양은 달랐다. 방송 무대, 특히 결승에서의 전태양은 더욱 스타일리시해졌더라.
Q 승부처는 어디였나.
A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2세트다. 1세트에서 유리한 경기를 져서 넋이 나갈 뻔했는데 2세트까지 졌다면 아마도 주성욱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됐을 것이다. 그래도 전략적인 수를 써서 이기면서 내 멘탈도 잡고 넘어가던 기세도 잡아냈다.
Q 6세트에서 전태양이 군수공장을 2개나 짓는 실수를 범했다. 알고 있었나.
A 예언자로 정찰해보니 사도와 예언자 견제에 정신이 팔렸다고 생각했다. 병력 잘 뽑고 잘 막기만 하면 이긴다고 생각하고 플레이했다.
Q WCS 글로벌 파이널 진출권을 얻어냈고 크로스매치도 나갈 기회를 잡았다.
A 그동안 WCS 글로벌 파이널에서는 16강에서 강한 선수들을 만나서 떨어졌다. 이번에는 대진 운이 따라주길 바란다. 8강까지만 가면 우승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WCS 글로벌 파이널도 우승하고 싶다.
Q 크로스 매치에서는 kt 선수 3명과 SK텔레콤 T1 박령우가 출전한다.
A 내 상대가 김대엽이라고 알고 있다. 김대엽에게도 갚아줄 것이 많다. 이번 대결에서 이기면서 내전에 약한 이미지를 깨고 싶다. 그리고 저그를 만나고 싶다. 박령우가 스타2 스타리그 우승자인데 내가 이긴다면 최고의 우승자가 될 수 있다.
Q 우승하고 나서 전태양에게 덕담은 했나.
A 많은 이야기를 할 시간은 없었다. 수고했다고 말헸고 1세트에서 너무나 잘해서 지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Q 하고 싶은 말은.
A 내전은 다시는 하기 싫다. 크로스 매치에서 또 해야 하지만 싫은 건 마찬가지다.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나 힘들었는데 전태양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내 연습을 충실하게 도와준 정지훈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면서 크게 쏘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겠다. 감독님과 코치님에게 정말 감사드리고 멀리서 응원 와준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 친구들에게도 감사드린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 덕분에 더 힘이 난다. 이번 결승전을 통해 더 높이 날 수 있는 주성욱이 되고 싶다.
코엑스=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