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엽이 생애 처음으로 개인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kt 롤스터 김대엽은 2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6 스타크래프트2 크로스 파이널 시즌1 4강전 및 결승전에서 팀 동료 주성욱과 SK텔레콤 T1 박령우를 연달아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처음으로 자신의 우승컵을 들어 올린 김대엽은 "상상으로만 해왔던 우승이기에 아직은 많이 어색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김대엽과의 일문일답.
Q 크로스 파이널 우승을 차지한 소감은.
A 어색하다. 트로피 잡으러 나가는 것도 그렇고, 포즈 취하는 것도 상상으로만 해 와서 직접 해보니 너무 어색하다. 트로피는 다른 선수들이나 프로리그 우승할 때 잡아봤는데, 내 것을 잡게 돼 기쁘다.
Q 대회 준비는 어떻게 했나.
A 어제 중요한 경기가 있어서 이번 대회 준비는 하지 못했다. 크로스 파이널은 여태껏 해온 기본기로 임했다.
Q 집정관 모드 매치에서는 박령우와 호흡을 맞췄는데.
A 아무래도 상대는 늘 같이 생활하던 선수들인데, 나는 라이벌 팀의 선수이자 스타리그 결승에서의 앙금이 남아있는 령우와 같이 하다 보니 좋은 성과를 못 냈던 것 같다.
Q 4강에서 팀 동료 주성욱을 상대했는데.
A 스타리그 때 (주)성욱이를 이겼던 적이 있어서 팀킬은 하기가 꺼려졌다. 크로스 파이널에서 다시 만나게 돼 지든 이기든 편하게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했다. 하고 싶은 대로 하니 경기가 잘 풀렸다.
Q 먼저 결승에 오른 뒤 누가 올라오길 바랐나.
A 아무래도 프로토스 대 테란에서 프로토스가 많이 괜찮다보니 전태양이 올라왔으면 했다. 태양이가 올라왔으면 결국엔 우승은 kt이기 때문에 더 편하게 경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령우가 굉장히 잘해서 깜짝 놀랐다.
Q 경기가 끝난 뒤 주성욱과 어색하지 않았나.
A 성욱이가 고맙게도 먼저 장난쳐주면서 말을 걸어줬다. 나는 조금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Q 결승 첫 세트는 굉장히 공격적이었는데.
A 프리온 단구가 '저리온 단구'라고 불린다. 저그의 맵이기 때문이다. 초반에 확실하게 승부를 내자는 노림수가 있었다. 령우가 첫 세트에 그 맵을 뽑기에 강하게 나가자고 생각했었다.
Q 만약 박령우에게 또 졌으면 정신적 데미지가 컸을 것 같은데.
A 령우가 올라왔을 때부터 그 생각이 들었다. 코치님이 경기 지켜보시다가 령우가 올라오자마자 신경을 많이 써주시더라. 부담 주시면 게임 잘 못하겠다고 장난치면서 대기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Q 저글링-맹독충에 내성이 생긴 것 같다.
A 계속 당해보다 보니까 어느 타이밍에 저그가 약한지 알겠더라. 이제 무섭지는 않지만 맹독충의 스플릿으로 인한 변수가 있다. 두 번째 세트도 막힐 줄 몰랐는데, 막혀서 깜짝 놀랐다. 변수가 많은 조합인 것 같다.
Q 나름 왕중왕전인데, 대회 규모가 아쉽지 않나.
A 솔직히 크로스 파이널 하러 오면서 별로 우승하겠다는 기대를 안 하고 왔다. 그래서 이렇게 트로피에 상금 받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이런 대회가 앞으로 더 많았으면 좋겠다. 하루 만에 끝난 것은 좀 아쉽다. 그래도 오늘 우승했으니 만족한다.(웃음)
Q 최근 성적이 좋은 비결이 있나.
A 별 다른 건 없는 것 같다. 근데 최근에 위너스리그 경기하면서 첫 경기 외에 다 즉흥적으로 했다. 머릿속으로 생각한 빌드들을 썼고, 그런 경기에서 승리를 많이 거뒀다. 오늘도 비슷하게 생각나는 대로 경기했다. 편하게 경기한 것이 비결인 것 같다.
Q 프로리그 3라운드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다.
A 일주일 휴가를 받았다. 집에 가서 푹 쉴 생각이다. 집에 가면 부모님이 많이 좋아하실 것 같다.
Q 우승상금은 어떻게 쓸 계획인가.
A 상금은 대부분 부모님께 드린다. 부모님이 돈 관리를 해주셔서 아마 저축하실 것 같다.
Q 블리즈컨 출전 가능성이 높아졌다.
A 항상 성욱이 블리즈컨 가는 것 보고 꼭 한 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한지 2년이 넘었는데, 이제야 이렇게 목표에 가깝게 다가가 뿌듯하다.
강남=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