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에서 선비 팀의 내전이 성사됐다.

'카이제로' 김승훈은 2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서울 OGN e스타디움에서 열린 하스스톤 마스터즈 코리아 시즌5 4강 B조 '포커페이스' 고상혁과의 경기에서 4대2로 승리를 차지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라이벌이라 불리는 고상혁을 상대로 승리를 염원했던 김승훈은 "복수는 예전에 이뤘고 이건 종결이었다"며 "내가 더 우위에 있다는 걸 증명한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팀 선비는 '캐스터' 박종철에 이어 김승훈까지 결승에 진출하며 쾌재를 불렀다. 김승훈은 결승에서 만나게 될 박종철에 대해 "법사와 사제가 경계된다"며 "그래도 내가 이겼으면 좋겠다. 박종철이 2등을 한 번만 더 했으면 좋겠다"고 도발했다.

다음은 김승훈과의 일문 일답.

Q 결승에 진출한 소감은.
A 솔직히 질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겨서 당황스럽다 못해 말이 잘 안 나온다.

Q 질 거라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A 동료들이 '포커페이스' 고상혁이 등급전을 자주 관전했다. 그 때마다 해주는 말이 방어도를 쌓는 전사나 거인 하수인을 사용하는 흑마법사를 많이 했다더라. 모두 내가 부담스러워 하는 직업이라 겁이 났다. 그런데 현장에 와서 덱을 확인해보니 흑마법사가 없어서 괜찮겠다 싶었다. 2세트에서 주술사로 이길뻔 하다가 패배해서 불안했는데 최후의 승자가 되서 마음이 후련하다.

Q 유독 주술사로 고생을 많이 했다.
A 2세트에서는 실수가 많았다. 1데미지 차이로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해서 패배했다.

Q 고상혁과 라이벌 관계라던데. 복수를 하고 싶다고도 했다.
A 내 입장에선 복수가 아니라 종결이었다.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내가 우위에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 그 것을 달성하는 게 최고의 목표였다. 고상혁도 4강에 오른만큼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Q 5세트 희망의 끝 요그사론을 선택했다.
A 이길 거란 생각을 안 했다. 치유의 물결을 보고 말리고스 콤보가 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라는 생각으로 던졌다. 요그사론이 상대방에게 공격 주문을 많이 걸어줬고 정신 자극까지 나와서 예상치 못하게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 아슬아슬하게 명장면을 만들면서 이기게 해준 고마운 카드다.

Q 요그사론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독특한 것 같다.
A 정규전이 나왔을 때 요그사론을 넣은 템포 법사를 사용해봤다. 그런데 신통치 않더라. 일전에 다른 해외 선수가 요그사론을 드루이드에 넣어 사용하는 걸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말리고스를 접목한 덱으로 방송한 '마스카' 이임혁 해설의 방송도 참고했다. 등급전에서 보니 결과가 좋아서 대회에도 가져왔다.

Q 6세트 얼굴없는 화염투사에 질풍을 활용했는데.
A 자주 쓰이는 미드 레인지 주술사에서 피의 욕망을 빼고 리로이 젠키스와 질풍을 추가했다. 보통 피의 욕망을 생각해 하수인을 정리하게 되니까 역으로 손패에서 바로 데미지를 입힐 수 있는 리로이 젠킨스와 질풍 콤보를 생각했다. 그 차선책이 얼굴없는 화염투사였다.

Q '캐스터' 박종철과 결승에서 만나는데.
A 나도 박종철이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서로가 평소 적극적으로 연습을 하지 않다보니 대회에 나온 것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사제와 마법사 덱은 경계하고 있다. 두 가지 덱을 위주로 전략을 구상할 예정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박종철과 좋은 경기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이왕이면 내가 이겼으면 좋겠다. 2등 한 번만 더 했으면 좋겠다.


마포=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