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네이버 e스포츠 섹션에 정기적으로 기사를 노출함으로써 더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협회 대학생 기자단. e스포츠를 좀더 깊숙한 곳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따스한 봄날 오랜만에 협회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3기, 4기, 5기 동기들과 선후배들이 모두 모이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e스포츠를 주제로 이야기 꽃을 피우던 그들. 오랜만의 만남이기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많았는지 6명의 대학생 기자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눴습니다.
연령대도, 성별도, e스포츠를 접하게 된 계기도 모두 달랐지만 e스포츠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큼은 우주 최강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멋진 대학생 기자단의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e스포츠와의 첫만남
e스포츠 대학생 기자단을 지원했다는 것은 그냥 지켜보는 팬에서 벗어나 좀더 적극적으로 e스포츠와 인연을 맺고 싶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기자단에 지원한 모든 대학생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e스포츠를 접했고 e스포츠를 사랑하기 시작했죠.
토론에 참여한 6명의 대학생 기자단 모두 다른 사연을 가지고 e스포츠와 만남을 시작했습니다. 시작이 다른 만큼 e스포츠를 바라보는 시선도 사랑하는 방법도 가지각색이었습니다. 하지만 e스포츠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대학생 기자단들과 e스포츠의 첫만남은 어땠을까요?
DES=기사로만 보다가 이렇게 직접 얼굴을 보니 정말 반갑네요. 자기 소개를 좀 부탁드릴게요.
방재혁=안녕하세요. 저는 21살 대학생 기자단 4기 방재혁이라고 합니다.
송중호=갑자기 평균 나이가 확 뛰네요(웃음). 저는 26살 예비역 기자단 4기 송중호입니다.
김지수=저는 22살 5기 김지수입니다.
정태수=(김)지수가 깎아 놓은 평균 연령 다시 제가 높이고 있네요(웃음). 저는 3기 26살 정태수 입니다.
신명재=저는 24살 5기 신명재입니다.
허지인=협회에서 인턴까지 했던 24살 3기 허지인입니다.
DES=평균 나이가 매우 젊네요. e스포츠 기자단에 비하면 매우 풋풋한데요(웃음). 여자도 있고 남자고 있고 연령대도 넓은데 어떻게 e스포츠를 접하게 됐는지 궁금하네요. 아마도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를 시작으로 e스포츠를 접한 친구는 없는 것 같은데.
송중호=여기 있습니다(웃음). 대부분 대학생 기자단 친구들은 리그 오브 레전드 덕분에 e스포츠를 알게 되고 기자단까지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저는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로 e스포츠에 입문했죠. 지금도 가끔 해요. 홍진호를 비롯한 저그 선수들을 매우 좋아했죠. 제가 바로 ‘질래트 때부터 스타리그 본 사람’이랍니다.
방재혁=저는 전부터 게임을 워낙 좋아했기 때문에 e스포츠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죠. 물론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것은 리그 오브 레전드 덕분이지만요.
김지수=여자가 e스포츠를 좋아한다고 하면 신기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던데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서든어택을 즐겨 하는 등 자연스럽게 게임을 접했어요. 아버지께서 게임을 좋아하셨거든요. 그 덕분에 e스포츠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주변에 남자 사람 친구들도 많아요(웃음).
정태수=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는 알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e스포츠를 접하기 시작한 것은 리그 오브 레전드 덕분이었어요.
신명재=모든 게임을 고르게 즐겼고 리그 오브 레전드가 그 안에 포함돼 있긴 했죠. 요즘은 하스스톤에 빠져 있어요. 최근에는 하스스톤 마스터 코리아를 더 많이 보고 있답니다.
DES=아무래도 최근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로 e스포츠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예전에는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팬들이 리그 오브 레전드 팬으로 많이 유입됐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로 e스포츠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의 수가 더 많더라고요.
정태수=PC방 점유율이 말해주듯 리그 오브 레전드가 대세 게임이다 보니 웬만한 남자라면 한번쯤은 해야 하는 게임이거든요. 친구들과 놀려면 게임을 해야 하는 분위기가 있고 가장 많이 하는 게임이 리그 오브 레전드니 자연스럽게 트렌드가 바뀐 것 같아요.
송중호=제가 아마 마지막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세대인 것 같아요. 제 밑에 친구들부터는 아예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시절을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예전과는 좀 다른 풍경이 e스포츠 곳곳에 보이게 되는 것 같아요.
방재혁=최근에는 다양한 리그들이 펼쳐지다 보니 e스포츠 팬이 다양화 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외에 즐길만한 리그가 없었는데 최근에는 하스스톤부터 카트라이더 등 넥슨 게임까지 즐길 수 있는 리그들이 많아졌죠. 리그 오브 레전드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으로 e스포츠를 접하는 팬들도 점점 늘어가지 않을까요?
DES=그냥 팬으로 만족하지 않고 기자단을 지원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방재혁=게임을 좋아하고 게임업계에서 일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거든요. e스포츠와 게임도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에 경험을 쌓고 싶어 도전하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꿈을 이루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정태수=가식적이지 않은 솔직한 대답을 하자면 이력서에 좋은 경험을 한 줄 더 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 지원했어요. 하지만 활동을 하면서 점점 더 빠져들게 됐죠. 이제는 이력서의 한 줄이 아니라 제 삶을 풍성하게 채워준 경험이 됐어요. 앞으로 e스포츠와 관련된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스포츠의 중심 롤챔스의 현주소(1)
DES=아무래도 지금은 리그 오브 레전드가 e스포츠의 중심이다 보니 리그 오브 레전드로 진행되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코리아(이하 롤챔스)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길 것 같네요. 다들 할 말이 많을 것 같아요. 팬으로서도 e스포츠에 깊숙하게 개입한 대학생 기자단으로서도요. 일단 지금 열리고 있는 롤챔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정태수=개인적으로는 암표 성행과 현장 팬들의 쏠림 현상이 큰 문제인 것 같아요. 롤챔스 티켓을 나눠주는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는데 분명 표는 매진이었는데 현장은 빈자리가 너무나 많은 거에요. 표를 사야 관람할 수 있는 것을 모르고 현장에 온 팬들은 표를 구하지 못해 돌아가야 했는데 빈자리가 있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 안타까웠어요.
그리고 연달아 두 경기를 하다 보니 내가 응원하는 팀 경기만 보는 사람들도 많죠. 예를 들어 SK텔레콤이 두 번째 경기일 때는 표는 매진되지만 첫번째 경기가 진행될 때 관중석 빈자리가 유독 많아요. 그리고 두 번째 경기가 시작할 때 사람이 꽉 차는 경우가 허다해요. 하지만 첫번째 경기에 출전한 팀의 팬은 표를 구할 수가 없어 발을 동동 굴러요. 이런 현상이 계속 반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송중호=티켓을 미리 사둔 뒤 암표로 판매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중고나라에서 검색해 보면 심심치 않게 롤챔스 암표들을 구할 수 있어요. 많게는 두 배 비싸게 팔릴 때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표를 못 구한 팬들은 그런 암표라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방재혁=저도 (정)태수형 의견에 동의해요. 두 경기가 연달아 진행되다 보니 팬 쏠림 현상도 심하고 정작 경기를 보고 싶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경기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해요. 상암 경기장으로 옮기면 이런 현상이 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김지수=두 개의 방송사로 나뉘어 한 경기만 치러지게 되면 상황이 나아질 수는 있겠죠. 하지만 암표 문제는 계속되지 않을까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요. 어떤 이유에서건 빈자리가 많으면 경기하는 선수들이 얼마나 힘이 빠지겠어요.
DES=상암 경기장으로 옮겼으니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요?
송중호=아마 다른 문제에 부딪힐 수도 있어요. 일단 용산에 비해 교통편이 너무나 불편하거든요. 경기장을 가는데 접근성이 떨어지게 되면 팬들의 불편은 가중되죠. 혹시라도 경기가 늦게 끝나는 날에는 방법이 없어요. 넥슨 아레나의 경우 늦게 끝난다 해도 충분히 서울과 수도권 등으로 가는 교통편이 많지만 상암은 그러지 않다 보니 팬들이 다른 어려움에 봉착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DES=롤챔스가 이제 두 개의 방송사에서 진행되잖아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신명재=OGN이 관람 환경을 업그레이드 시키지 않고 팬들의 의견을 들어주는 척하면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바람에 팬들의 원성이 자자했죠. 그런데 스포티비 게임즈가 롤챔스 제작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갑자기 팬들의 의견이 어느 정도는 반영되는 거에요. 역시 독점은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뭐든지 경쟁을 해야 발전을 하고 보는 사람들도 질 높은 리그를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송중호=익숙함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스포티비 게임즈에서 롤챔스가 진행되는 것을 반대하는 많은 사람들은 중계가 별로라는 이야기를 하죠. OGN은 수년간 중계를 진행하면서 노하우가 쌓였고 우리가 익숙하게 들었던 것이지만 스포티비 게임즈의 중계는 팬들이 처음 접하는 거잖아요. 익숙하지 않으니 반발이 생기는 거죠.
하지만 이는 익숙함의 문제이기 때문에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 생각해요. 스포티비 게임즈 역시 자신들의 약점이 중계진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위해 노력을 해야겠죠. 성승헌 캐스터가 나선다면 안정적이겠고 해설진 구성에 승부수를 띄워야죠.
정태수=양 방송사에서 진행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OGN이 만들어 놓은 밥상에 스포티비 게임즈가 숟가락을 얹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언뜻 생각하면 그렇게 보이겠지만 롤챔스의 발전을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방송국 2개가 필요한 것 같아요. e스포츠 역사를 살펴보면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도 양방송사에서 리그가 진행됐을 때 가장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잖아요. 같은 맥락에서 살펴보면 양대 방송사는 롤챔스가 발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자신합니다.
허지인=팬들이 보는 것과 e스포츠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의 고민은 많은 차이가 있어요. 중요한 것은 롤챔스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양방송사가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되면 분명 팬들도 더욱 즐거운 리그를 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해요.
*2편에서 이어집니다.
글=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사진=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