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이하 롤챔스) 이야기가 나오자 이야기는 한층 무르익어 갔습니다. 다들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많았나 봅니다. 팬들이 가지는 불만을 곧바로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좋았지만 대학생 기자단을 하면서 팬들이 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했기에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최근 이슈는 스포티비 게임즈의 롤챔스 중계일 텐데요. 결국 일주일 6회 방송, 하루에 한 경기, 수요일에만 두 경기로 최종 결정이 났죠. 대학생 기자단들도 이번 결정에 대해 할말이 많아 보였습니다.
◆롤챔스 양방송사 중계, 무엇이 문제일까
DES=양 방송사가 롤챔스를 중계하는 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찬성하는 상황인데요. 이제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중계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남아있을 것 같아요. 발표에 따르면 주6일 롤챔스가 양방송사에서 각각 진행되잖아요.
송중호=예전 프로리그는 양대 방송사에서 동시 중계를 했었던 것과 같이, 동시 중계는 옳다고 생각해요. 이제 처음 롤챔스를 시작하는 스포티비 게임즈 입장에서 이미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OGN과 경쟁하는 건 힘든 도전일 수 있죠. 하지만 동시에 중계하게 되면 경쟁하면서 시너지 효과도 날 수 있고 팬들은 내가 보고 싶은 경기를 취사선택 할 수도 있잖아요. 롤챔스를 주 6회 방송하는 것은 다른 리그가 성장할 기회를 막는 것이라 생각해요.
정태수=저도 (송)중호말에 동의해요. 양대 방송사가 동시에 중계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요?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가 너무 많이 소비됐기 때문에 더 빨리 몰락했다는 분석이 어느 정도 맞다고 생각되거든요. 롤챔스를 주6회 방송한다는 것은 리그 오브 레전드에 대한 피로도를 높이는 일을 초래할 것 같아요.
신명재=저는 개인적으로 동시 생중계를 바랐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으니 양대 방송사가 어떻게 리그를 개선시키고 발전시킬지 궁금해요. 날카로운 눈으로 감시해야죠.
허지인=태수 오빠 말대로 주6회 방송이 리그 오브 레전드에대한 피로도를 높이지 않을까 걱정돼요. 단순히 중계 방식 논란을 떠나서 롤챔스 주6회 방송은 다른 종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의도치 않게 다른 리그들의 설 자리를 앗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DES=주6회 방송이 다른 리그를 발전시키는데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신명재=개인적으로는 하스스톤을 좋아하는 이용자인데 방송국의 모든 에너지가 리그 오브 레전드에 쏠리게 되면 다른 리그들이 살아날 기회조차 없을 것 같아요.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가 e스포츠 중심일 때 한번 경험했잖아요. 한 게임에 올인하게 되면 나중에 얼마나 큰 혼란이 오는지를요.
송중호=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의 경우 일주일 내내 양방송사에서 볼 수 있었어요. 물론 좋은 점도 많았지만 단점도 많았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다양한 리그들이 공존할 수 있어 좋았는데 또다시 롤챔스가 주6일 방송되면서 다른 리그들이 성장할 수 있는 공간자체가 없어질 것 같아 걱정이 많아요.
방재혁=저도 동의해요. 주3일 양 방송사 동시 한 경기 중계가 가장 바람직하다는 생각이에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도 있고 양 방송사가 자신들의 색을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지 않을까요.
김지수=롤챔스 경기가 많아지면 팬들이 나쁠 것은 없겠지만 다른 게임 리그를 좋아하는 팬 입장에서는 서운한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적정 수준이라는 것이 있을 텐데 좀 아쉬워요.
허지인=리그 오브 레전드와 롤챔스의 인기가 워낙 대단하다 보니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언젠가 오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해본 적은 있지만 주6회는 좀 과한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e스포츠 종목들이 다양하길 바라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상당히 아쉽게 생각합니다.
DES=스포티비 게임즈의 가장 큰 불안요소는 역시 중계진일까요?
정태수=성승헌 캐스터가 중심을 잡아준다면 충분히 좋은 중계가 나오지 않을까요. 물론 우리는 OGN 중계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어색할 수 있겠지만 계속 발전해 갈 여지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송중호=아까도 말했지만 익숙함의 문제가 커요. 익숙하지 않은 것은 생각보다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일년 뒤에는 이것이 아무 문제가 아니게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당장 작은 문제를 너무 크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김지수=팬들과 소통한다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해낼 수도 있다고 봐요. 스포티비 게임즈가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리그 운영 전반에 반영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허지인= b>=OGN의 중계진들이 워낙 베테랑들이고 익숙한 인물들이니까 처음부터 그들 같은 진행을 보여주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스포티비 게임즈중계진들의 경우 성승헌 캐스터를 제외하면 모두 신인과 다름 없잖아요. 하지만 같은 이유로 OGN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성승헌 캐스터야 OGN 중계진들 못지 않은 베테랑이고, 이제 막 해설가 데뷔를 하게 된 강형우 선수와 신동진 선수가 어떻게 성장해서 그들만의 해설 스타일을 보여줄 지 기대돼요.
DES=여기서 대답하기 좀 힘들고 난감한 질문 하나 해볼까요? 리그 오브 레전드가 e스포츠 중심에 언제까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나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주면 더 좋아요.
정태수=저는 개인적으로는 5년 정도 예상해요. 물론 시행착오를 겪지 않는다면 더 오래 장수할 수도 있고요.
김지수=개인적인 바람은 오래 지속됐으면 좋겠지만 페이커가 은퇴한 후 2년? 너무 극단적인가요(웃음)?
송중호=저는 생각이 조금 달라요. 아마 대체할 게임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대로 쭉 이어질 것 같아요. 사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도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대체 게임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계속 리그가 진행됐을지도 몰라요(웃음). 리그 오브 레전드를 대체할 제 2의 리그 오브 레전드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계속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허지인=저도 한 5년은 큰 무리 없이 리그가 진행될 것 같아요. 아직까지 기업팀들도 굳건하고 인기도 여전하니까요.
◆더 나은 리그를 만들기 위한 노력
DES=e스포츠 주체인 많은 사람들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구체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면 좋을 것 같아요.
송중호=개인적으로는 정보 프로그램이나 선수들의 평소 모습을 보여주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자주 나왔으면 좋겠어요.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일 때는 리얼 스토리 프로게이머 등 선수들의 모습을 다방면에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았거든요. 요즘은 리그 일정이 많아서 그런지 리그 이외의 프로그램을 볼 수 없어 안타까워요. 어떤 리그나 어떤 게임이든 스타 탄생이 중요하잖아요.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선수들을 더 많이 알리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정태수=기업에게 더 많은 투자를 하라고 강요할 수만은 없죠. 하지만 선수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에 대해 항상 아쉬운 마음이 많았어요.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우리 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을 떠나 보내야 하는 팬들의 마음도 편하지는 않아요. 더 많은 투자를 해주시면 더 감사하겠지만(웃음). 그런 면에서 ‘페이커’ 이상혁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팬들 역시 성숙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악플은 이제 언급하는 것이 입 아플 정도고 관람 예절이라든지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팬들도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신명재=아까도 잠깐 언급했는데 리그 오브 레전드 이외에도 다양한 종목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으면 좋겠어요. 방송국도 돈 되고 인기 있는 리그만 조명할 것이 아니라 가능성 있는 리그 개최에 관심을 가지고 협회도 그런 부분에서는 적극 지원해줬으면 합니다. 의외로 리그 오브 레전드보다 다른 게임 리그를 더 챙겨보는 팬들도 많거든요.
허지인= 앞서 말한 친구들의 말에 전부 동의하고요. 저는 e스포츠 내 승부 조작 척결에 큰 노력을 들였으면 합니다. e스포츠 팬들은 과거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타 스포츠 종목 팬들에 비해 더욱 ‘조작’이라는 단어에 민감한 것 같아요. 부디 e스포츠를 이끌어 나가는 선수들이 한 때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선수로서의 프라우드와 팬들을 위해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선수가 아닌 e스포츠 관계자들도 그런 일이 없도록 항상 조심하고 경계해야겠죠
방재혁=아마추어 시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죠. 사실 리그가 계속 잘되려면 끊임없이 선수가 수급되고 새로운 스타가 탄생돼야 하는데 지금 리그 오브 레전드 시장을 보면 새로운 스타 발굴이 벌써 끊긴 것 같은 생각이 들거든요. 소규모지만 의미 있는 대회들을 지금보다 더 많이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DES=선수들이 해외로 빠져 나가는 일은 좋은 측면도 있고 좋지 않은 측면도 분명이 있잖아요.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송중호=억지로 막는다고 막을 수 없는 현상이죠.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한국 팬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아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남아 있는 선수들이 잘해주면서 롤챔스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최고의 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잖아요. 사실 예전에 선수들이 대거 외국으로 빠져 나갔을 때 롤챔스의 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더 재미있었고 박진감 넘치는 리그가 진행됐잖아요. 이제는 우리의 시스템을 믿어도 되는 것 같아요.
정태수=우리나라의 e스포츠 시스템은 이제 세계적으로 수출해도 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해요. 선수들이 외국으로 빠져 나간다고 해도 충분히 리그를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낼 능력이 있어요. 크게 걱정하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어요.
허지인= =e스포츠 선수들의 수명이 길지 않으니 비교적 큰 계약금을 제시하는 구단에 옮겨가는 것은 당연한 순리인 것 같아요. 다만 선수들의 해외 진출이 잦아지면서 그들이 해외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좋지 않은 일에 휘말릴 수 있다고 알고 있어요. 이런 부분들을 최대한 숙지하고 충분히 준비를 한 후에 해외 진출에 성공했으면 합니다.
◆e스포츠에서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
DES=e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얼마나 큰지 잘 알 수 있었던 인터뷰였어요. 다들 e스포츠나 게임 쪽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들었어요.
방재혁=현재 과도 게임 전공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고 이 분야에서 꿈을 이루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이번 기자단 경험을 통해 꿈을 더욱 구체화시켰죠. 굉장히 매력적인 분야라고 생각해요.
송중호=어떤 일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e스포츠나 게임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은 강하게 들어요. 기회가 주어진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을 것 같아요.
김지수=아직 졸업이 조금 남아있기는 하지만 매력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욕심이 나죠. 기자단을 하면서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어요. 사실 기자단도 계속 하고 싶었다니까요(웃음). 그만둬야 하는 것이 아쉽기만해요.
정태수=처음에는 이력서에 한 줄 더 쓰고자 대학생 기자단에 지원했지만 지금은 게임이나 e스포츠 분야의 매력에 푹 빠졌죠. 사실 얼마 전 넥슨 인턴에 지원했는데 탈락했어요(웃음). 그래도 계속 두드려볼 생각입니다. 포기하기에는 너무 매력적인 분야거든요(웃음).
신명재=저도 게임 업계에서 일해보고 싶어요. 재미도 있고 잘할 자신도 있어요. 다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신기하네요.
허지인= 대학생 기자단을 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게임, e스포츠 관계자 대부분이 자신의 일을 굉장히 사랑하고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이란 거에요. 업계 신입뿐 아니라 경력이 많으신 분들까지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많으시더라고요. 이렇게 본인의 일에 사랑과 열정을 품은 업계는 분명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게임과 e스포츠를 좋아하는 것을 떠나서, 본인의 일에 애정과 자부심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요. 게임, e스포츠업계에서 원하는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해서, 저 또한 그들과 함께 열정 넘치는 게임 업계 종사자가 되고 싶어요.
DES=오늘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드려요. 약간은 딱딱한 토론 인터뷰였는데도 성실하게 임해 주셔서 좋은 이야기 많이 들을 수 있었어요. 혹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한마디씩 부탁 드릴게요.
방재혁=전 e스포츠의 팬 뿐만 아니라 대학생 기자단, 각종 대회의 심판, 그리고 선수로도 활동하는 등 다양한 분야를 겪어 보았습니다. 그런 만큼 e스포츠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의 역할이 중요하고, 또한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모두가 노력해 더욱 발전하는 e스포츠를 함께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송중호=e스포츠가 대한체육회 준가맹단체로 승인됐다 해도 부족한 프로의식과 덜 성숙한 팬 문화 등 아직 정식 스포츠로 가는 길은 멀고 험하다 생각됩니다. 모두가 노력하여 좀 더 발전하는 e스포츠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김지수=인터뷰가 처음이었는데 정말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재미있게 인터뷰를 한 것 같아요. e스포츠라는 분야가 다소 대중적이지 않은 분야인데 이렇게 e스포츠라는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게 될 줄 상상도 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소중한 추억하나 쌓은것 같아 기분이 굉장히 좋네요.(웃음) 마지막으로, e스포츠가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대중적인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스포츠 파이팅!
신명재=블리자드의 첫번째 FPS 게임 오버워치의 프로 리그 등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직접 플레이해 본 경험으로는 흥행에 문제 없을 것 같네요. 새로운 게임의 등장에 설레는 마음이 듭니다. 이를 e스포츠와 어떻게 접목시키는지가 중요할 것 같네요.
허지인=대학생 기자단과 인턴 실습이 끝나, e스포츠에 대한 향수가 깊어지고 있던 차에 이렇게 불러주셔서 굉장히 반가웠어요. 함께 인터뷰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e스포츠에 대한 제 생각을 다시 한번 재고해볼 수 있는 자리였던 것 같아 좋았습니다. 다음에 또 이런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관련 기사
[피플] 대학생 기자단과의 유쾌하고 진지한 수다...1편
글=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사진=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