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일각에선 오버워치 e스포츠를 두고 "보는 재미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이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국내에 첫 발을 들였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화면만 보고 경기에 대한 이해를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였다. 하지만 온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엄청난 수의 유저를 확보했고, 사람들의 게임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경기 관전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버워치도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면 경기를 이해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FPS 게임의 특성 상 한 화면에 경기의 중요한 장면을 담기는 힘들다. 중요한 지점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있을 땐 이를 화면에 잡느라 후방으로 침투해 적을 교란시키면서 승리 요인이 될 만한 플레이를 포착하는 것이 쉽지 않다.
현재 오버워치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관전 모드에서 디테일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중의 하나가 미니맵이다. 블리자드가 개발 과정에서 어떤 의도가 있어 게임 상에 미니맵을 넣지 않았다 하더라도, 중계 시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옵저버가 미니맵을 큰 화면으로 잠깐씩 보여줄 수 있어야 현재 12인의 위치와 움직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 다른 것은 각 영웅들의 처치나 치유, 도움 등 플레이에 대한 수치를 정확히 볼 수 있어야 한다. 게임 내에선 기록의 우열로부터 오는 유저 간의 불화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다른 유저의 기록을 볼 수 없게 만들었지만 대회에선 반대가 돼야한다. 어떤 선수가 제 역할을 잘 해냈고, 어떤 선수가 부족함을 보였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많은 유저를 확보하는 것에 이어 스타 플레이어가 탄생하는 것도 e스포츠 흥행에 있어 중요한 요소다.
개인뿐 아니라 팀의 기록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A라는 팀이 화물이동을 할 때 특정 구간에서의 평균 속도를 그래프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도타2나 LoL의 자금 흐름을 보여주듯이 특정 팀이 각 맵의 공수에 따라 어떤 스탯을 보여주고 있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분석할 수 있는 재미가 더해져야 e스포츠로서의 생명도 길어질 수 있다.
앞서 예로 든 부분들은 블리자드가 이미 스타크래프트2를 통해 구현한 것들이다. 스타2 관전 모드에서는 각 진영의 잃은 유닛과 생산 중인 유닛, 진행 중인 업그레이드 등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APM과 자원 채취 현황까지 관전자가 원하는 정보만을 따로 볼 수도 있다.
블리자드는 뛰어난 관전 모드를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을 오래 전에 증명했다. 이제 e스포츠를 향한 의지를 보여줄 차례다. 사람들은 더 친절한 중계를 원한다. 또한 e스포츠에 각본은 필요가 없지만 기록은 반드시 필요하다. 개선된 관전 모드가 필요한 이유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