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게임계에서는 '한국 철권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케이엠복스의 김종래 대표입니다. 윈디소프트 재직 시절 겟엠프드를 비롯해 다양한 게임을 한국에 런칭시키면서도 철권에 대한 사랑을 놓지 않았던 김 대표는 현재 철권을 서비스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철권을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번 철권7 FR이 발매된 뒤에도 김 대표는 과연 팬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밤새 고민하고 뛰어다녔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철권의 아버지라고 불릴 만 하겠죠?
이제 그는 최고의 파트너인 트위치와 함께 e스포츠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김 대표가 꿈 꾸는 철권 세상과 그들이 만들어 나갈 리그는 과연 어떤 모습인지 지금부터 함께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철권은 가슴으로 낳은 자식
김종래 대표에게 철권은 가슴으로 낳은 자식 같은 존재입니다. 비록 자신이 낳지는 않았지만 입양해 키우면서 친자식 못지 않게 사랑과 정성으로 기른 게임이 바로 철권입니다. 철권의 매력에 푹 빠진 김종래 대표는 게임센터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한국 게임 시장에서도 꿋꿋하게 철권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가슴으로 낳았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한 것 같아요. 내가 개발한 게임은 아니지만 내가 개발한 것보다 더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죠. 철권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고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겼으면 좋겠고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누구든 자식이 사랑 받기를 원하잖아요."
수년간 철권을 서비스 하면서 김 대표는 급변하는 게임 시장에 맞춰 철권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게임 센터를 직접 방문해 이용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소수지만 그 소수들이 가지는 철권에 대한 충성도와 마음은 어떤 게임 못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됐죠.
"저보다 철권을 더 사랑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았어요. 우선 게임센터를 운영하는 사장님들부터 시작해 철권을 즐기는 이용자들 모두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순수하게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에게 더 많은 것들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자식을 좋아하고 사랑해 주는 사람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죠(웃음)."
◆최고의 파트너, 트위치와의 만남
김 대표는 철권을 즐기는 팬들이 원하는 것과 철권 활성화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e스포츠로 눈을 돌렸죠. 하는 즐거움과 보는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e스포츠 리그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리그가 꾸준히 열리는 것이 좋은데 리그를 한번 여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나 컸던 것이죠. 지금 구조는 비주류 게임들의 경우 후원사가 없다면 게임사에서 100% 돈을 내야 하기 때문에 김 대표의 고민은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수 풀을 키우고 꾸준히 선수나 이용자가 유입되는데 가장 중요한 조건이 무엇인지 리그를 진행하면서 계속 지켜봤죠. 아무리 고민해도 리그가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더라고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어요."
그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트위치는 김 대표에게 꿈을 현실로 실현시켜 줬습니다. 트위치 역시 비주류 종목이지만 팬들의 관심이 높은 게임을 찾고 있던 중 철권이라는 종목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것이죠.
"트위치라면 지속 가능한 리그를 열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우선 비주류 리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곳이잖아요. 게다가 굉장히 열린 곳이라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협업을 진행할 수 있는 곳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우선은 철저하게 게이머들을 위한 회사더라고요. 그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죠."
리그에 출전하는 선수를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는 트위치의 철학에 김 대표는 '홀딱' 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트위치와 함께 철권 리그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철권 활성화와 이용자들을 위한 선물 등 두가지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를 다졌습니다.
◆PC방-게임센터 장벽 허문다
리그를 진행하면서 김 대표는 철권을 즐기고 싶어하는 이용자들을 위해 PC방에서도 즐길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입니다. 게임센터 숫자가 많이 줄어들어 철권을 즐기고 싶어도 즐기지 못하는 이용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온라인 게임, 콘솔 게임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요. 철권 게임기 안에도 PC가 들어간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제는 게임센터와 PC방의 경계를 허물고 어떤 게임이든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최근 그런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철권의 활성화는 지금은 사라져가고 있는 추억의 '오락실 문화'가 다시 활성화 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김 대표는 남다른 사명감을 가지고 뛰고 있습니다. 게임을 구분 짓지 않고 모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 김 대표가 꿈 꾸는 게임 세상입니다.
리그 역시 김 대표의 꿈과 무관하게 돌아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김 대표는 선수들이 최고인 리그를 만들고 선수들이 e스포츠에서 프로게이머로 대접 받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꿈 꾸고 있습니다.
"철권을 통해 행복한 사람들이 계속 늘어가는 것이 저의 가장 큰 바람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끊임없이 노력할 겁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예전 기억을 추억하는 기분으로 철권 리그도 관람하시고 가까운 게임센터에서 철권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 간다면 저 역시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철권의 행보에 많은 관심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글=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사진=박운성 기자 (phot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