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스타리그 시즌1에서 정상에 오른 바 있는 SK텔레콤 T1의 저그 박령우가 11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2 스타리그 2016 시즌2 8강 1회차 전태양과의 대결에서 3대1로 승리, 4강에 올라갔다.

박령우는 "전태양의 플레이 스타일이 저그를 진 빠지게 만드는 작전과 운영이어서 속 시원한 경기를 하지 못한 것 같다"라며 "어떻게 하면 전태양을 시원하게 밀어버릴까 고민하면서 경기를 하느라 늘어지는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고 답했다.

김도우와 김대엽 가운데 누가 이기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은지 묻자 박령우는 "김도우와 김대엽 모두 프로토스이기 때문에 크게 강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라며 "2연속 우승을 위해 순항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령우와의 일문일답.

Q 4강에 가장 먼저 오른 소감은.
A 기쁘긴 하지만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오늘 전태양에게 많이 끌려 다닌 것 같다.

Q 2세트부터 전태양이 중앙 지역에 엄청나게 공사를 하기 시작했다. 느낌이 어땠나.
A 중앙 지역을 장악하려는 플레이보다 견제에 많이 휘둘려서 짜중이 났다. 미니맵을 보고 있는데 곳곳에서 동시에 붉은 색이 뜨더라. 확인해보면 의료선이 12시와 3시에 와 있고 뒷마당에는 해방선이 와서 일벌레를 잡고 있더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Q 2세트에서 땅굴망이 적절하게 통한 것 같다. 전략의 중심이었나.
A 시선만 돌려도 된다는 생각에서 계속 땅굴망을 뚫었다. 핵심적인 전략은 아니었기에 통하지 않아도 그만이라는 생각에 계속 땅굴망을 건설했다.

Q 3세트에서는 무리군주를 생산하지 못했다. 자원 부족 때문이었나.
A 여기 저기서 붉은 색이 뜨다 보니까 개스 기지를 지을 틈도 없었다. 개스가 모자라서 저글링과 맹독충으로 체제를 갖췄는데 전태양의 병력이 워낙 세더라.

Q 다른 저그들은 개스를 엄청나게 가져가는데 박령우는 개스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이유가 있나.
A 앞에서도 이야기했는데 정말 견제가 많이 들어와서 신경을 쓰지 못했다. 지어야 한다고 생각은 했는데 너무 바쁘다 보니까 개스 기지를 지을 생각을 못했다.

Q 저그가 테란을 상대하기 어려운 시대라고 하는데 어떤가.
A 저그가 테란을 상대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 정말 사실이다. 전태양, 조성주 등 S급 테란이 아닌, 어떤 테란을 만나도 어렵다. 모든 테란이 전태양급이라고 생각한다.

Q 오늘 준비는 어떻게 했나.
A 새로운 빌드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전태양에 대한 맞춤 전략을 찾았다. 원래는 내 스타일은 저글링과 맹독충 이후에 타락귀나 뮤탈리스크를 뽑는 것인데 최근에 여왕이 버프를 받으면서 타락귀와 뮤탈리스크를 생략한 뒤 곧바로 울트라리스크로 가도 되는 체제가 만들어지더라.

Q 김도우와 김대엽 중에 누가 올라오기를 바라나.
A 김도우 선배가 이길 것 같다. 이겨도 어렵게 이길 것 같긴 하다. 김도우와 4강에서 만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Q 2연속 우승 가능할 것 같은가.
A 시즌 초반에 우승하겠다고 말했을 때에는 2연속 우승이 멀게만 느껴졌는데 16강, 8강을 치르면서 한 발씩 다가가고 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가능할 것 같다.

Q 프로리그 준플레이오프가 얼마 남지 않았다.
A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개인리그와 병행하느라 힘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개인리그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기에 프로릭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Q 히고 싶은 말은.
A 프로리그가 코 앞이어서 개인리그 준비가 어려울 것 같았는데 코칭 스태프들이 많이 배려해주셔서 개인리그에서는 좋은 성적을 냈다. 프로리그에서도 페이스를 이어가겠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