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역전승을 지휘한 이지훈 감독은 "내가 감독이긴 하지만 믿기지 않는 역전승이었고 너무나 얻은 것이 많은 1승인 것 같다"고 털어 놓았다. 이 감독은 "그동안 SK텔레콤에게 발목을 잡히기만 했지, 잡아본 적은 처음이라 느낌이 오지 않는다"라며 "락스 타이거즈와의 결승전에서도 이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지훈 감독과의 일문일답.
Q 숙적 SK텔레콤을 꺾었다.
A 꿈인가 생시인가 싶다. SK텔레콤에게 발목을 잡혀만 봤지 발목을 잡은 적이 없어서 느낌이 잘 오지 않는다.
Q 1세트를 역전패하면서 '또 지나'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A 1세트는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초반에 카운터 정글, 라인전 등이 다 잘 풀렸는데 역전패를 당하면서 SK텔레콤이 정말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Q 3세트에서 반전을 이뤄낸 계기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A 미드 에코를 히든 카드로 준비했는데 잘 통했다. 송용준이 재기 발랄한 선수이고 에코를 통해 플레이로 직접 연결해줬다. 그 덕에 팀 분위가가 올라왔고 이 과정에서 하단 듀오가 라인전에서 밀리지 않고 잘 풀어주면서 뒷심이 생겼다.
Q 5세트에서는 초반부터 유리했고 계속 압박했는데 SK텔레콤이 버텼다. 불안하지는 않았나.
A 다른 팀이었으면 내셔 남작도 두드리고 여러 방책을 도모했을텐데 SK텔레콤이기에 라인 관리에 치중했다. 2라운드에서 맞대결했을 때 우리가 두 세트 모두 유리했는데 내셔 남작을 치다가 무너졌다. 오늘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유리할 때에는 라인 관리를 하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Q 락스 타이거즈와 결승전을 치른다. 어떻게 준비할 생각인가.
A 락스 타이거즈의 연습을 SK텔레콤이 엄청나게 도와줄 것 같다. 락스가 이겨야만 SK텔레콤이 한국 대표 선발전을 치르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스파링 상대를 구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래도 지금 우리 팀의 경기력이 괜찮은 상태이고 팀워크도 좋다.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한다면 락스와도 재미있는 경기를 마들 수 있을 것 같다.
Q 오늘 경기의 수훈갑은.
A '플라이' 송용준이 잘해줬다. 라인전에서 '페이커' 이상혁을 상대하느라 애를 먹었는데 영리하게 풀어줬다. 라인전에서는 조금 부족했지만 센스를 발휘하면서 좋은 플레이를 펼쳐줬다.
Q 1, 2세트에서 말자하를 풀어줬다. 이후로는 계속 금지했는데 의도된 작전이었나.
A 1, 2세트에서 이상혁에게 말자하를 내줬는데 모두 졌다. 이상혁의 숙련도가 높은 챔피언은 막을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나마 말자하가 너프가 되어서 안 쓸 수도 있을 가라고 생각했는데 1, 2세트를 패하고 나서는 밴이 답이라고 생각했다.
Q 하고 싶은 말은.
A 리버스 스윕을 SK텔레콤을 상대로 해냈다는 것이 믿기지 낳느다. 선수들이 팀워크가 좋고 페이스도 좋다. 오창종 코치, 김환 코치가 정말 많이 고생했다. 내일까지만 쉬고 또 달려주길 바란다. 임종택 단장님, 신기혁 팀장님, 이원민 대리 등 사무국이 정말 많이 도와줘서 이긴 것 같다. 며칠 전에 리우 올림픽에서 우리 팀 소속 진종오 선수가 역전 금메달을 땄는데 오늘 그 기운을 받아서 진을 쓴 세 세트에서 모두 승리했다. 좋은 기운을 전해준 것 같아서 고맙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