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 강도경 감독은 SK텔레콤 T1과의 통합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선봉에 대해 고민한 끝에 최성일이라는 신예를 기용했다. SK텔레콤이 '얼어붙은사원'을 1세트 맵으로 선정했고 이신형이나 조중혁 등 테란이 나올 확률이 높았기에 프로토스를 내세울 생각을 했던 강 감독은 김대엽이나 주성욱이 아닌 최성일을 택했다. 엔트리가 공개된 이후 최성일을 내세운 점에 대해 팬들이 의아했지만 강 감독은 믿었고 1셑에서 환상적인 컨트롤로 이신형의 사이클론 메카닉 전략을 무너뜨렸다.

강 감독은 4대3으로 승리하면서 결승전 진출이 확정된 뒤 최성일을 따로 불러 "오늘 경기는 네 덕에 이길 수 있었다"라고 칭찬했다. 기자들에게도 비밀로 하려 했지만 수훈갑을 묻는 질문에 강 감독은 조용히 "최성일"이라 답하면서 "결승전에서도 조커 카드로 쓸 만한 재목"이라 덧붙였다.

다음은 강도경 감독과의 일문일답.

Q 2년만에 프로리그 결승에 올라갔다.
A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 모두 죽어라 열심히 준비했다. 결승이라는 큰 무대가 남아 있기에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

Q 최성일을 선봉으로 기용한 이유는.
A 최성일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었지만 이기고 나서 평가를 하니까 좋은 카드가 된 것 같다. 1차전이 끝난 이후 회의를 하다 보니 선봉으로 이신형 아니면 조중혁이 나설 것이라 예상했다. SK텔레콤 쪽에서 1세트 맵으로 '얼어붙은사원'을 골랐기에 이신형 또는 테란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고 최성일에게 별도로 준비를 시키면서 확신이 들었다.

Q 최성일이 사이클론 메카닉에 대해 정말 완벽한 대비책을 보여줬다.
A 우리가 어제 사이클론 전략을 당하고 나서 MVP, 삼성 선수들과 사이클론 전략에 대해 논의를 해봤는데 사이클론이 프로토스를 상대로는 그리 좋지만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처음 당했을 때에는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이 들었는데 SK텔레콤이 자꾸 쓰다 보니까 우리가 예상할 수 있었다. 오늘 2차전을 앞두고 최성일에게는 차원분광기를 통해 추적자를 태우는 컨트롤만 연습시켰고 제대로 통했다.

Q 저그전에서 사이클론 전략은 어떤가.
A 좋은 전략임은 확실한데 예상하면 막고 역공도 가능하다. 자주 보여준다면 해법은 어느 정도 나온다.

Q 수훈갑을 꼽는다면.
A 최성일을 꼽고 싶다. 이신형이라는 이름값에 압박감이 심했을 했을텐데 최성일이 잡아내면서 스타트를 잘 끊어줬다. 그 덕분에 우리가 수월하게 풀어간 것 같다.

Q 1, 2차전 모두 4대3으로 이겼다. 승리했지만 보완할 점도 있어 보인다.
A 주성욱이 두 번 모두 패하면서 선수 본인이나 코칭 스태프 모두 아쉬움을 갖고 있다. 자신감이 떨어진 것 같아서 걱정이긴 하지만 결승전까지 집중해서 준비시킨다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Q 진에어가 kt에게 무척 강하다. 어떻게 대비할 생각인가.
A SK텔레콤과의 경기 이전에 우리 팀이 SK텔레콤은 이길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긴 했다. 포스트 시즌에 강한 버프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태양이 박령우를 이긴 순간 우리를 응원하는 버프가 나아 있다는 생각과 함께 진에어라는 디버프의 압박이 다가오더라. 라운드 결승에서 진에어를 만나서 다 지긴 했지만 통합 결승전에서는 한 번도 만나지 않았기에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Q 조성주에게 계속 졌다.
A 프로리그 방식으로 진행되는 결승전은 1, 7세트가 같은 맵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우리 쪽에 유리하게 잘 뽑혔으면 좋겠다. SK텔레콤전에서 잘했던 최성일처럼 진에어의 에이스인 조성주를 상대로 스나이퍼를 붙여서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Q 하고 싶은 말은.
A MVP와 삼성 갤럭시가 우리 연습을 많이 도와줬다. 이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내일 우정호의 기일이다. 우정호에게 인사하러 갈 계획이고 우승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할 생각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