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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자신만의 색을 찾아 나선 '헬리오스' 신동진 해설

[피플] 자신만의 색을 찾아 나선 '헬리오스' 신동진 해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2016 서머 현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헬리오스' 신동진은 많이 변해 있었다. 선수석이 아닌 중계석에서 경기를 분석하고 해설했다.

신동진 해설위원의 선수 시절 색깔은 뚜렷했다. '3대 리 신'이라는 별명처럼 리 신을 주로 사용했고 공격적인 성향으로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선수 생활의 한계를 느끼고 새롭게 선택한 해설자의 길에선 전혀 다른 상황을 맞았다. 첫 중계석에 오를 때 새하얘진 머리속처럼 아무 색도 없었다.

개성없던 '무색'의 해설이 만족스러울리 없었지만 신 해설위원은 어떤 색이든 채울 수 있다고 긍정했다. 그리고 첫 해설을 발판삼아 자신만의 색을 찾아가고 있다. 인터뷰 막바지에 그가 지어 보인 옅은 미소를 보니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긴 듯 했다.

해설자로 첫 발을 내딘 신동진은 어떤 색일까.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신 해설의 얘기를 들어봤다.

◆"첫 중계 방송 보다가 스피커 껐어요"
[피플] 자신만의 색을 찾아 나선 '헬리오스' 신동진 해설

스포티비 게임즈의 김하늘 PD의 제의로 시작한 해설자의 길. 첫 중계는 암담했다. 중계석에 오른 신 해설위원은 무슨 말을 해야할지 한참을 헤맸다고 한다. 때문에 '바루스는 블루가 중요하죠'같은 말을 했다가 아직까지도 '바블중'이란 놀림을 받는다고. 시간이 지난 후에야 감을 잡았다.

"말 한 마디를 하더라도 중요한 것, 선수들의 패턴에 대해서 얘기를 하게 됐어요. 뻔한 말일 수도 있지만 프로게이머와 같은 눈으로 경기를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선수들이 행동할 수 있는 방향을 짚어주는 거죠. 더 발전하면 예측을 해야 하고요."

첫 중계에 대한 만족도는 낮다. 더욱이 신 해설위원은 "옆이나 아래를 보는 것이 아닌 위를 보고 가야하는 단계이기에 마냥 부족하다"고 말한다. 낮은 점수는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이 되기도 한다.

스스로의 단점은 파악했다. 어휘력의 부족함을 느껴 책 읽는 습관을 기르기로 했다. 유독 경기 중단이 잦았던 스포티비 게임즈의 방송 사정상 센스를 발휘해 관객들을 즐겁게 했어야 한다는 후회도 남는다. 그럼에도 신 해설위원은 해설자로 데뷔한 첫 시즌을 "재밌었다"고 회상했다.

"부족한 부분을 고쳐나가는 게 재밌었어요. 실수를 수정했을 때 '이건 고쳐졌으니 다음으로 넘어가자'란 생각으로 단계를 뛰어 넘는 것도 기분이 좋았죠.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헬리오스'에게 영감을 준 두사람, 성승헌과 이현우
새로운 도전을 이끌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꽤나 든든한 일이다. 신 해설위원에게 첫 길잡이는 김하늘 PD였고, 이후엔 성승헌 캐스터와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의 도움을 받았다.
[피플] 자신만의 색을 찾아 나선 '헬리오스' 신동진 해설

신 해설위원은 롤챔스 첫 시즌을 "'갓성캐님'의 하드 캐리를 받았다"고 요약했다. 그도 그럴 것이 초보 해설자 신동진과 '캡틴잭' 강형우의 가운데서 중심을 잡았준 사람이 성승헌 캐스터였기 때문이다. 신 해설위원은 성승헌 캐스터의 도움으로 해설의 방향을 잡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갈 수 있었다. 그야말로 최고의 조력자였다.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에 대해선 미묘한 감정이다. 성공적인 선례는 훌륭한 표본인만큼 찾기 쉬운 비교 대상이다. 신 해설위원은 '신동진도 이현우처럼 정글 출신인데 왜 해설을 못 하냐'라는 글까지 봤다고 한다. 고마운 마음 한 편에 '(이)현우 형이 잘못했어요'란 장난기 어린 투정이 나오는 것도 이해가 간다.

"(이)현우형은 재능과 실력을 모두 갖췄어요. 선수로도 빼어난 활약을 펼쳤고 해설자로 성공적으로 데뷔했으니 부러운 마음이 들었죠. 그리고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요. 게임밖에 몰랐던 저에게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늘리라는 조언을 해준 것도 (이)현우형이었죠."

◆신동진이 찾은 색깔 '재미'
[피플] 자신만의 색을 찾아 나선 '헬리오스' 신동진 해설

"전문성은 기본이고 저만의 개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현우 해설위원이나 성승헌 캐스터처럼 전문성도 있고 재미있는 해설자가 되고 싶어요. 지금은 한참 부족하지요. 죽어라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게임에만 몰두했던 신 해설위원은 최근 여러 분야에 눈을 돌렸다. 드라마, 예능, 개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섭렵하고 있다. 자신이 발견한 재미라는 색을 내기 위해선 게임 말고도 여러 물감이 필요했다.

신 해설위원은 '굴욕'도 불사했다. 경기가 끝난 후 강형우 해설위원과 함께 노래와 춤사위를 선보인 것도 그런 이유였다. OGN의 '혀니주니'처럼 스포티비게임즈 해설자들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어 시작한 이벤트는 신 해설위원의 색을 찾는 데 도움을 줬다.

"어떻게 해야 조금 더 재밌을까. 얼마나 더 망가져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팬은 물론 선수들과도 가까워질 수 있었고, 저 스스로도 철저한 준비성을 갖추게 해줬죠. 해설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된 프로그램이예요."

해설로의 도전을 이어가고 싶다는 신 해설위원은 "나태하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스스로 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은만큼 더 갈고 닦아 발전하고 싶다는 속내였다 .
[피플] 자신만의 색을 찾아 나선 '헬리오스' 신동진 해설

사진을 찍을 때도 먼저 "재밌는 포즈 없을까요"라고 물어보던 신 해설위원은 마음의 준비를 마친 듯 했다. 다음 시즌을 꿈꾸는 신 해설위원이 조금 더 전문적이고, 재밌는 사람이 돼있으리란 느낌이 든다.


글=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사진=최은비 기자 (eunbi@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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