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규 해설위원은 19일 데일리e스포츠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공허의 유산 첫 해였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이 제일 크다. 올해냐 내년이냐 차이가 있었을 뿐, 폐지는 언젠가 될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오래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은 아마 팬들도 다 하셨을 것이다. 중계진과 제작진 모두 각자 맡은 바 위치에서 후회 없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티비 게임즈가 개국하기 전, 신도림 시절부터 위기가 있었고, 당시 폐지해도 이상하지 않은데 3년이나 더 버텼다. 최선을 다했고, 잘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마지막에 좋지 않은 이슈들이 있어 마음이 아프다. 팬들이 끝까지 함께 해주셔서 즐겁게 할 수 있었다. 마음이 편치는 않지만 후회는 없다"고 프로리그 폐지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고인규 해설위원은 유대현 해설위원, 채민준 캐스터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이른 바 '유채꽃'이라는 중계 조합으로 스타크래프트2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프로리그가 폐지되며 더 이상 이 조합을 볼 수 없게 되자 많은 팬들이 아쉬움을 표하고 있는 상태.
고인규 해설위원은 이에 대해 "개인방송을 하는 입장이니 형들이 시간이 되고 마음만 맞는다면 '유채꽃'은 언제든 뭉칠 수 있을 것 같다. 팬들이 워낙 좋아해주셔서 같이 하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채민준 캐스터가 워낙 바빠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추후 공식 석상에서 '유채꽃'을 볼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블리즈컨에서 내년 WCS 개편안을 어떻게 발표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고 답했다.
고인규 해설위원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SK텔레콤 T1 소속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다. 7년 가까이 몸담았던 친정팀 SK텔레콤 T1이 스타크래프트2 팀을 해체한 것에 대해서도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고인규 해설위원은 "이렇게 허무하게 해체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내부적으로 오랜 시간 논의가 있었을 것이다. 나는 중간에 나온 사람이고, T1에 몸담았던 선수가 셀 수 없이 많은데, 마지막에 팀 해체를 받아들여야하는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 마음고생이 가장 심할 것 같다. 다들 진로 고민이 많은데 잘 됐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고인규 해설위원은 현재 개인방송과 트위치 올리모리그를 통해 스타크래프트2 팬들과 꾸준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리그 폐지가 발표된 지난 18일에도 김철민 캐스터와 함께 변함없이 올리모리그를 중계했다.
'스타2 지킴이'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고인규 해설위원은 "프로리그가 없어지고 팀들이 없어지니 많은 사람들이 '스타2는 망했다'고 한다. 그래도 지난 대회들 결승전을 보면 관중 동원력이나 시청자수 나쁘지 않았다 생각한다. 아직도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안 좋은 말만 하지 마시고 마음속으로 응원해주시면 좋지 않을까 싶다. 방식만 달라질 뿐이지 스타2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