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대진은 오버워치 월드컵을 평정한 '아르한' 정원협이 속해 있는 아프리카 프릭스 블루와 해외의 강호 엔비어스. 한국팀과 해외팀의 자존심이 걸린 싸움인데다가 우승과 준우승 상금이 각각 1억 원과 4천만 원으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결코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가 펼쳐질 예정.
하지만 결과는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최근 진행된 패치로 인해 영웅 조합이 완벽히 재편됐기 때문. 결승전을 앞두고 주어진 일주일의 시간 동안 새로운 패치에 대해 얼마나 깊게 연구하고 이해했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디바 싸움이 승부 가를 것
우선 두 팀의 가장 큰 승부처는 디바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월 15일 패치 이후 오버워치 경기의 양상이 완전히 뒤바뀌었는데, 그동안 기용되지 않던 디바가 필수적으로 선택되고, 반대로 필수 영웅이었던 자리야는 자취를 감췄다. 패치로 인해 자리야가 방벽으로 얻는 에너지가 감소했고, 궁극기 충전도 더욱 오래 걸리게 됐기 때문.
반대로 디바는 궁극기 비용이 20%나 감소했고, 발사 중 이동속도가 25%나 증가해 난전 속에서 큰 효율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현재의 탱커 메타에서 탱킹과 딜링이 모두 되는 고효율 영웅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실제로 8강전부터는 디바가 거의 모든 경기에서 필수로 등장했고, 디바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쪽이 승리했다. 멤버를 급조한 엔비어스가 로그를 제압한 것도 디바 싸움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비밀 병기 위도우메이커, 결승전에서도?
저격 영웅인 위도우메이커는 여전히 프로팀 간의 경기에서 보기 힘든 영웅이다. 겐지나 윈스턴, 디바 등 근접전이 강한 영웅에게 물릴 경우 위험요소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버워치 에이펙스에서 위도우메이커는 등장할 때마다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상대의 깜짝 픽에 대처하지 못해 위도우메이커의 프리딜 구도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상대의 집중 표적이 되는 것만으로도 위도우메이커는 나름의 몫을 하고 있다. 후방의 위도우메이커를 잡기 위해서는 윈스턴이나 디바가 주요 전장에서 이탈해야 하는데, 이 때 탱커 간의 힘싸움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실제로 콩두 운시아와 루나틱 하이의 8강전에서 콩두의 위도우메이커를 잡기 위해 루나틱 하이의 디바가 적진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면서 힘싸움에서 패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선수들이 위도우메이커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 상위권의 몇몇 팀들을 취재한 결과 위도우메이커를 진지하게 연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엔비어스의 딜러인 'Taimou' 티모 케투넨은 이번 시즌 위도우메이커를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한 선수 중 한명이다. 실제로도 재미를 많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엔비어스가 아프리카를 상대로 위도우메이커를 기용해 변수를 만들어낼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솜브라, 등장할 수 있을까
결승전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솜브라의 기용 여부다. 신규 영웅인 솜브라는 에이펙스에서 아직까지 제대로 기용된 적이 없다. 엔비어스와 콩두 운시아의 4강전에서 콩두가 사용하긴 했지만 아주 짧은 시간에 불과했고, 궁극기도 단 한 번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각 팀 선수들은 솜브라의 궁극기 효율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루시우의 소리 방벽과 디바의 매트릭스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으로 보고 있다. 궁극기만 제대로 들어가면 교전에서 손쉽게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것.
하지만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솜브라를 선수들이 능숙하게 사용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순간 화력도 다른 영웅들에 비해 효율이 높은 편은 아니기에 궁극기만을 위해 기용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엔비어스의 'HarryHook' 요나단 테헤도르 루아는 "솜브라의 궁극기는 잘 쓰면 좋지만 카운터 치는 방법을 알고 나면 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솜브라를 익히는 것보다 솜브라를 대처하는 법을 더 빠르게 배운 것이다.
결승전에서 솜브라가 등장하더라도 단 시간 내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빠르게 다른 영웅으로 교체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