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카드가 출시되면 등급전은 혼란에 빠진다. 변동한 메타 속에서 모두가 '꿀'을 찾아 나서기 때문이다. 이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메타를 파악하고 좋은 덱을 취하는 것은 성적으로 연결된다.
꿀에 가장 근접한 선수들을 찾아 나섰다. 그래서 만난 ESC 나이트메어. '머니' 이동훈, '미스트번' 김용완, '테일' 송기욱, '페가소스' 심규성, '태상' 윤태상, '던' 장현재, '라쎄' 신현 선수와 함께 신규 카드팩에 대한 깊은 토론을 나눠봤다.
사제와 성기사는 부활했을까. 주술사는 1티어의 자리에서 내려왔을까. 새롭게 떠오른 직업과 덱은 무엇일까. 2시간 동안 나눈 '꿀 정보'를 1부와 2부로 나누어 공유해본다.
Q 성기사와 사제의 티어는 어떤가.
A 이동훈=사제 직업 카드로 '용숨결 물약'이 나오면서 약했던 광역기가 보강됐어요. 초반 하수인들도 강해져서 필드 싸움이 유리해졌죠. 후반에는 '용기병 비밀요원'으로 상대 핵심 카드를 가져와 게임을 터뜨릴 수 있어요.
A 장현재=사제는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 같아요. 출시된 직업 카드 9장 중에 6장 정도는 콘셉트별로 쓸 수 있거든요. 용족에 관련된 카드도 있고, '광기의 물약'이나 '축소 물약'은 컨트롤 사제에 쓸 수 있고요. '리노 사제'도 혜택을 받았죠. 성기사는 험악한 떡대들 콘셉트에 충실한 나머지 크게 혜택을 받지 못한 것 같아요. 최근 본 통계에서 성기사 승률이 40%까지 내려갔더라고요. 연구가 많이 필요해 보여요.
A 김용완=저는 성기사가 어느정도 좋아진 것 같아요. 멀록 하수인을 사용하는 덱이나 비용이 적은 하수인을 사용하는 '비트 덱'도 강해졌거든요. 험악한 떡대들 콘셉트로 가장 이득을 본 직업이라고 생각하고요. '알도르 평화감시자'나 '울다만의 수호자'가 버프를 받고 나가면 필드 이득을 챙길 수 있어요. '밀수업자의 일상'과 '험악한 거리 만물상'으로 하수인 전체를 버프하고 '신의 은총'으로 손패를 불리면서 콤보를 넣을 수 있죠. 다른 직업들도 같이 상향됐기 때문에 아직 빛을 못 본 것 같아요.
A 신현=저는 생각이 반대예요. 성기사가 갈 길이 없는 것 같거든요. 해적 전사가 많다보니 '신의 은총'보다 '신참 고용'을 대체로 사용하게 돼요. 그렇다보니 필연적으로 덱이 가벼워지고, 손패 소모가 빨라서 리노 덱에 약해져요. 그렇다고 해적 전사에 강한 것도 아니고요. 이도 저도 아닌 상황 같아요.
Q 1티어로 군림했던 주술사는 좀 내려올 것 같은가.
A 심규성=모든 직업이 상향평준화 됐기 때문에 주술사가 상대적으로 하향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지금도 주술사를 많이 사용해요. 기존의 강점을 유지하며 다른 주술사 컨셉이 늘어난 상황이거든요. 현재 유행하는 해적 전사나 비취 드루이드의 대항마로 활약할 수 있어요. 여전히 강합니다.
A 신현='영혼 발톱'과 새로 추가된 '비취 발톱', 두 장으로 주술사의 위치를 설명할 수 있어요. 기존에 많이 나오던 '미드 주술사'도 충분히 강해요. 1, 2티어로 평가가 가능하죠. 템포 법사랑 비슷하게 추가된 카드는 없지만 기존에 워낙 강했으니까요.
A 김용완=현재 새로운 카드를 쓰느라 미드 주술사가 안나오는 것 같아요. 메타가 안정되면 다시 등장할 겁니다.
Q 마법사, 흑마법사, 사제 카드는 리노 잭슨과의 연계성이 좋다. 리노 잭슨을 비롯한 몇몇 카드들의 오리지널 편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송기욱=기준을 어떻게 정하냐가 문제겠지만 좋은 생각인 것 같아요. 오리지널 카드가 그대로다보니 덱 구성이 한정적이예요. 오리지널 카드를 추가하거나 확장팩의 카드들을 편입시키는 방향이 필요할 것 같아요.
A 신현=찬성하는 편이예요. 송기욱의 말처럼 기준에 따라 논란이 생길 수 있겠지만요. 개인적으로 리노 잭슨과 '엘리스 스타시커'는 오리지널에 편입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엘리스 스타시커는 시간 소요라는 패널티로 밸런스가 적절하고, 리노 잭슨은 어그로 메타에 대한 최소한의 보험이거든요.
A 김용완=영웅 능력이 워낙 좋은 흑마법사를 제외하고는 리노 잭슨 없이 하이랜더 덱을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해도 이점이 없죠.
A 심규성=리노 잭슨이 오리지널에 편입되지 않으면 비슷한 하이렌더 콘셉트의 회복 카드가 나올 것 같아요. 이번에 나온 카드들은 2017년을 책임질 수 있는 카드잖아요. 하이랜더 콘셉트 카드들 추가해놓고 사장시키진 않을 거예요.
A 신현=심규성의 말대로 흘러가면 돌려막기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 같아요. 아예 오리지널에 편입해서 돌려막기의 고리를 벗어나는 게 낫지 않을까요.
A 장현재=블리즈컨 인터뷰에서 오리지널 편입과 돌려막기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블리자드는 카드 풀 내에서 각 카드들이 갖는 시너지가 다르기 때문에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더라고요. 용숨결 물약이 '빛폭탄'의 하위 호환이나 대체제로 보일 수 있지만 현재 카드 풀 내에서 새로운 메타를 만들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블리자드의 생각 대로라면 편입보다는 리노 잭슨보다 조금 더 약한 카드를 출시하거나 다른 콘셉트의 카드를 추가할 것 같아요.
A 윤태상=밴 브로드가 몇몇 카드들에 대해 편입할 의향이 있다고 한 것 같아요. 새로운 카드를 출시할 때도 리노 잭슨과 똑같은 체력 회복보단 도발 하수인이나 방어도같은 대체 체력으로 출시했으면 좋겠어요.
Q 신규팩 카드들의 운적인 요소가 줄었다는 평가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A 김용완=카드 게임에 운적인 요소가 없을 수는 없지만 그동안 정도가 심했다고 생각해요. '희망의 끝 요그사론'만 봐도 알 수 있죠. 앞서 내가 한 플레이가 카드 한 장으로 무의미해지잖아요. 이번 확장팩을 보면 '희망의 끝 요그사론' 이후 블리자드가 깨달은 것이 있는 것 같아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A 송기욱=앞으로도 쭉 그랬으면 좋겠어요. '아이언포지 차원문'만 봐도 극과 극의 하수인이 나올 수 있잖아요. 물론 재밌는 요소 중 하나지만 최악과 최고가 극명하게 갈리는 카드들은 적당히 나왔으면 좋겠어요.
A 장현재=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어그로 덱'에 비해 '컨트롤 덱'이 약세였기 때문에 컨트롤 덱의 대표 주자로 불리는 하이랜더 덱을 활성화시킨 것이죠. 반대로 해적 하수인이 강해지며 어그로 덱도 강화됐고요. 현재 메타의 균형이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언제나 히든카드는 드루이드라고 생각합니다. 드루이드가 밸런스를 얼마나 뚫고 나오느냐가 관건이 될 거예요.
A 신현=게이머로서는 무작위성이 줄어든 현 메타를 긍정적으로 보고 싶어요. 희망의 끝 요그사론이 대두됐을 때 선수들 사이에선 농담으로 '연습하는 것보다 아침마다 물 떠놓고 기도하는 것이 낫다'는 말도 있었거든요. 확정성이 보장된 카드들이 많아지는 것은 좋지만 해적 패치스는 과한 것 같아요. 멀리건이 있는 게임이다보니 손패에 가져갈 확률이 적잖아요. 해적 전사의 경우 10판 중 8-9판은 해적 패치스가 거저 나와요. 그런 확정성은 희망의 끝 요그사론만큼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A 심규성=블리자드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하스스톤이 처음 출시됐을 때 기존 카드 게임이 갖고 있던 단점을 역발상으로 끄집어 냈거든요. '장소나 시간의 제약을 받는다, 한 판이 오래 걸린다, 하수는 고수를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것이죠. 이것을 바꿔보자라는 생각으로 나온 것이 하스스톤이예요. 다만 그 과정에서 운이 모든 것을 결정했던 것이죠. 이 랜덤 요소가 질타를 많이 받았잖아요. 거기에 리그까지 개최되니 컨트롤적인 요소들을 넣는 것 같아요. 이번 팩은 새로운 정규전에서 가장 큰 디딤돌이 될 것 같습니다.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카드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카드는.
A 이동훈=처음에 '카자쿠스'를 보고 쓸만한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사용해보니 상황에 맞춰 경기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는 카드더라고요. 해적 패치스는 안 좋은 카드라고 생각했는데 좋은 카드였어요.
A 송기욱='비밀결사 갈퀴사제'가 제일 마음에 들어요. '어둠의 이교도'가 사라지면서 사제의 3코스트 플레이가 비었거든요. 그 것을 대신하는 카드인데다 전투의 함성이라 브란 브론즈비어드와 연계가 가능해요. 해적 패치스는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어요. 패치스가 없었으면 이만큼 해적 전사가 많았을까 싶더라고요.
A 김용완=가장 마음에 드는 카드는 '비밀별사 급사'예요. 마법사, 사제, 흑마법사 카드 중엔 꽝이 없거든요. 공용 전설 중에 '시장 노겐포저'가 있는데 그냥 웃으라고 만든 카드 같아요.
A 신현=제일 싫어하는 카드는 해적 패치스예요. 그 카드만 없었어도 해적 전사를 상대하기가 훨신 수월했을 거예요. 지금 메타는 중심에 해적 전사가 있고, 해전 전사의 카운터가 등장하고, 그 카운터가 등장하며 형성됐거든요. 자연스럽게 형성된 메타가 아니라 해적 전사가 주도하는 순환 메타인 것이죠. 해적 패치스는 삭제하거나 돌진을 빼줬으면 좋겠어요. 가장 좋아하는 카드는 '래시온'이예요. 게임을 터뜨릴 만한 폭발력은 없고, 1-2장을 드로우하는 셈인데 이 정도면 건전한 무작위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자기 운을 시험해보기에 적절하죠.
A 장현재=분신수를 가장 좋아해요. 처음에는 험악한 떡대들 콘셉트에만 쓰라고 만든 느낌이었는데 활용 방법이 다양하더라고요. 싫은 것은 '비취 우상'이요. 그 카드 하나로 컨트롤덱을 이길 수 있어요. 비열한 거리의 가젯잔은 컨트롤덱을 밀어주는 확장팩이었는데 그 카드 하나로 기를 죽여놓은 느낌이예요.
A 심규성=용혈족 비밀요원이 가장 좋기도, 싫기도 해요. 이 카드로 이긴 판도 있지만 말도 안 되게 진 판도 있거든요. 리노 흑마를 하는데 상대 사제에게 '군주 자락서스'를 뺏겨서 패배했죠. 그래도 합당하게 서로 사기칠 수 있다는 점에서 하스스톤에 걸맞는 카드라고 생각해요. 사제의 밸런스를 많이 올려준 카드기도 했고요.
A 윤태상=싫어하는 카드는 신참 해적단원이에요. 너무 센 것 같아요. 좋아하는 카드는 카자쿠스요.
Q 추천하고 싶은 덱은.
A 윤태상='무엇이든 가능하다옳'을 쓰는 멀록 성기사를 추천하고 싶어요. '비성 핀자'를 쓰면 재밌어요. 저는 이 덱으로 1급 찍었습니다.
A 신현=비취 드루이드를 추천하고 싶어요. '약'도 두 종류가 있어서 마나 수정을 늘리고, 비취 골렘을 꺼내는 등 드루이드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덱이예요. '아이야 블랙포우'가 귀엽고 센 카드예요.
A 김용완=비취 주술사요. 해적 전사랑 드루이드가 많은 메타다보니 등급전에서 굉장히 좋거든요. 신규 확장팩이 나오기 전에는 주술사가 휩쓸던 메타라 지겹다는 얘기가 많았어요. 그런데 현재는 해적 전사가 악행을 벌이고 있기에 주술사를 해도 욕을 덜 먹습니다.
A 심규성=리노 흑마예요. 전설 등급을 단다면 이 덱을 사용할 것 같네요. 운영법이 궁금하시다면 개인 방송을 찾아주세요.
A 이동훈=용사제를 추천하고 싶어요. 해적 전사를 카운터칠 수도 있고 리노 흑마를 만나도 용혈족 비밀 요원으로 주요 카드를 가져오면서 역전할 수 있기 때문이죠.
A 장현재=해적전사 좋아요. 두 번, 세번 많이 하셨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쉽고 빠르고 재미있는 덱을 본 적이 없습니다. 가볍게 플레이하면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덱이예요.
A 송기욱='고무'를 키카드로 사용하는 전사가 해적 전사는 잘 잡아요. '도난당한 물품'이랑 '뒷골목 방어구 제작자', '관선 변호인'만 나와도 해적 전사의 공격이 엄청 소모돼요. 10급까지는 무조건 해적 전사가 나온다고 봐도 돼요. 그럴 때 고무 전사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