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은 곧 결실을 맺었다. 콩두는 롤챔스 2017 스프링 승격에 성공했고, 2016 LoL KeSPA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기는 법을 알았다'는 콩두는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이하 IEM) 시즌11 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겠단 포부를 밝혔다.
합류 이후 콩두의 성적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한 손민혁과 든든한 허리를 맡고 있는 이호성을 만나봤다. IEM 경기에 임하는 각오부터 롤챔스 2017 스프링에 임하는 심경까지 많은 얘기가 오갔다. 그리고 티격태격하는 두 선수의 '브로맨스'를 보며 콩두만의 분위기와 승리 배경을 엿볼 수 있었다.
바쁘게 달려온 콩두. 하지만 더욱 속도를 높여야할 때가 찾아왔다. IEM 경기부터 시작되는 콩두의 새로운 시즌은 어떤 모습일까. 승리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손민혁과 이호성을 따라가 보았다.
챌린저스로 강등됐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각오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A 이호성='우리가 진짜 떨어진 건가' 싶었어요. 실감이 안 나더라고요. 자고 일어난 후에야 느껴지는데 되게 속상했죠. 특별한 것 없이 평소처럼 연습했어요. LoL 챌린저스 코리아(이하 챌린저스)에서 아이 게이밍 스타에게 패배했을 때 정신이 팍 들더라고요.
손민혁은 어떻게 콩두 몬스터에 합류했나.
A 손민혁=원래 콩두 컴퍼니에서 방송을 하고 있었어요. 프로게이머를 지망하고 있었는데 e엠파이어가 콩두로 바뀌면서 합류하게 됐죠.
이호성이 보기엔 어떤가. 손민혁의 합류가 전력에 많은 도움이 됐나.
A 이호성=(손)민혁이의 합류로 전력이 바뀐 것 같진 않아요. 연구를 많이 한다는 것이 장점이고요. 그런데 미드를 잘 봐주지도 않고 블루도 잘 뺏겨서….
A 손민혁=대회에선 안 뺏겨요.
A 이호성=대회에서는 실수라고 '아!'하면서 너가 먹었잖아. 그래도 손민혁이 합류하고 많이 이긴 덕분에 분위기는 밝아졌어요.
승강전부터 성적이 좋았다. 비결이 무엇인가.
A 손민혁=형들이 한 번 떨어졌잖아요. 그래서 다른 팀보다 더 절실했던 것 같아요. 승강전 때 '제파' 이재민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셨고요. 프로팀들이 보통 저녁에 스크림을 안 하는데 경기를 잡고, 다같이 연구하면서 노력했죠. 이젠 이기는 법을 알았어요. 특히 저는 대회 때 진 기억이 많지 않아서 이기는 것이 익숙해요.
A 이호성=강등됐어도 챌린저스에서 잘 할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이 게이밍 스타에 0대2로 패배하고 절실함이 생겼죠. 원래 롤챔스를 기준으로 잡았는데 패배 후에 초심을 찾았어요.
2016 LoL KeSPA컵을 앞두고 '히포' 석현준, '크러시' 김준서, 채우철 감독이 떠났다. 흔들리진 않았나.
A 이호성=흔들렸죠. 그런데 경기가 코앞으로 다가오니까 마음을 잡게 되더라고요.
A 손민혁=잠깐 흔들렸는데 연습실과 숙소를 옮긴 것이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아요. 다시 으쌰으쌰 하면서 열심히 하자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장민철 감독이 새로운 콩두를 이끌게 됐다. 어떤 감독인가.
A 이호성=친근하게 대해주세요. 못 하거나 실수할 때는 진지하게 지적해 주시고요. 멘탈적인 부분을 잘 챙겨주셔서 좋아요.
A 손민혁=작년에 감독님과 함께 생활한 적이 있어요. 제가 지망생일 때 프로게이머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조언을 많이 해주셨죠. 스타크래프트2로 성공한 프로게이머가 해주는 말인만큼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항상 감사한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으로 오시니 더욱 의지하게 됐죠.
2016 LoL KeSPA컵에서 준우승을 거뒀다. 예상했나.
A 이호성=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서 우승할 수 있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연습 경기에서도 강팀을 상대로 성적이 좋았거든요. 누구랑 해도 질 것 같지 않았죠. 결승전에서 제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게 아쉬워요.
A 손민혁=준우승이라 아쉬움이 커요. 저는 대회라고 생각하지 않고 PC방에서 게임 한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해요. 그러다보니 잘 이기는 것 같고요. 꼭 이겨야한다는 부담감을 가지면 과감한 플레이를 못 하잖아요. 편한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아요.
가장 힘들었던 경기는 무엇인가.
A 손민혁=kt 롤스터와의 8강전이 가장 힘들었어요. 2세트 때 '스코어' 고동빈 선수가 나오면서 패배했잖아요. 3세트 때도 고동빈 선수가 의식되더라고요. 사실 저는 괜찮았는데 동료들이 '역시 스코어'라면서 불안해하니까 화가 났어요. 현장 분위기도 비슷했고요. 계속 이길 수 있다고 말해도 동료들이 처져있었어요.
A 이호성=우리 정글이 밀리고 있다는 느낌을 심하게 받았어요. 자기는 아니라고 하는데 라이너의 입장에선 그랬죠. '우리 정글이 있었나?' 싶은 정도였어요(웃음).
오랜만에 롤챔스에서 시즌을 보낸 팀들과 상대한 것인데 어땠나.
A 이호성=저희가 롤챔스에 준하는 실력을 갖췄다고 생각했어요.
A 손민혁=사실 KeSPA컵에선 강팀들이 전력을 아꼈기 때문에 저희가 이긴 것 같아요. 2017 시즌은 엄청난 선수들이 돌아온만큼 대단하겠죠. 지금 저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자신감은 있어요. 질 것 같지 않아요.
IEM 경기가 다가왔다. 한국에서 개최돼 아쉽진 않나.
A 이호성=저는 상관 없어요. 해외나 국내나 똑같을 것 같아요. 자신감을 갖고 임할 생각입니다.
A 손민혁=저는 조금 아쉬워요. 외국에 나갈 기회가 없어진 거잖아요. IEM 경기도 자신있어요. 롤챔스 참가팀보다 강할 것 같지 않아서 우승도 내다보고 있어요.
가장 경계되는 팀은.
A 손민혁=삼성 갤럭시죠. 로스터에 변경도 없고 LoL 월드 챔피언십 2016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으니까요. 2016 KeSPA컵 때 삼성이랑 연습 경기를 했어요. 그 때 '앰비션' 강찬용 선수에게 중반 단계의 운영법 등을 배웠죠. 저희 팀이 못하는 것을 삼성이 많이 하더라고요. 배울 것이 많은 팀이예요.
1월 중순에 롤챔스가 개막한다. 각오는 어떤가.
A 손민혁=최소 목표는 승강전을 피하는 것이예요. 그리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싶어요.
A 이호성=플레이오프가 목표예요. 상위권 팀들이 더욱 강해졌잖아요. 플레이오프에 올라서 한 팀이라도 꺾어보고 싶어요.
콩두 몬스터가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보강되어야 할 라인은 어디인 것 같나.
A 손민혁=미드 라인이요. 농담이예요.
A 이호성=전 솔직하게 말해서 정글인 것 같아요. 패치에 적응을 못한 것 같더라고요.
A 손민혁=동료들이 정글러가 힘든 것을 몰라줘요. 본인들은 패치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아서 그렇겠죠? 패치에 적응만하면 무결점이예요. 얼른 우리팀 정글은 무결점이라고 해줘.
A 이호성=알았어.
LoL 이적 시장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몇몇 팀들이 강력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부담되진 않나.
A 손민혁=오히려 좋은 것 같아요. 강팀들 사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진짜 잘 하는 선수가 되는 거잖아요. 걱정 반 설렘 반이예요.
A 이호성=잘 하는 미드 라이너가 더욱 많아지는 것이니까 좋게 생각해요.
가장 경계되는 선수는.
A 손민혁=SK텔레콤 T1의 '피넛' 한왕호 선수랑 고동빈 선수요. 정말 잘 해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싶은 플레이를 많이 하고요. 배울 점이 많아요.
A 이호성='페이커' 이상혁 선수요. 이상혁 선수는 심리전이 강해요. 정글러를 잘 이용하는데 2대1 심리전이 밀리니까 더 힘든 것 같아요.
A 손민혁=1대1이 지니까 정글러가 필요할 것 같긴 하네요. 정글러 개입 없으면 이길 수 있어?
A 이호성=이길 수는 있지. 내가 질 때가 많은 것 뿐이야.
현재 메타에서 가장 좋은 챔피언은 무엇인가.
A 손민혁=렉사이인 것 같아요. 쉬바나는 남들이 하면 강한데 제가 하면 약하더라고요.
A 이호성=쉬바나가 정글 몬스터 사냥이 빠른 챔피언인데 (손)민혁이는 느려요. 상대방 쉬바나는 죽지 않는데 우리 쉬바나는 궁극기로 도망만 가고요. 제가 밀어 붙이는 캐릭터가 하나 있는데 동료들이 싫어해요. 카타리나 되게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A 손민혁=(이)호성이형만의 생각이예요. 솔로 랭크에서 흥한 기억만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카타리나는 좋은 구석이 없어요. 자꾸 대회 때 쓰려고 해서 말리고 있어요.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A 손민혁=최종적인 목표는 롤드컵이예요. 그리고 시즌이 끝날 때 '손민혁은 잘 하는 정글러다'라는 평가를 듣고 싶어요.
A 이호성=미드 라이너 톱3에 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욕심이 생기면 굳이 안 해도 되는 플레이를 많이 하는데 고쳐나가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한 마디 하자면.
A 손민혁=(이)호성이형이 LoL 좀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깊이 있게요.
A 이호성=솔직히 (손)민혁이에게 많이 맞춰주는 편이예요. 현재 정글러가 캐리하는 메타라 맞춰주는데 점점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너무 자기가 강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요. 라이너 생각 좀 해줬으면 좋겠네요.
팬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A 이호성=저번 롤챔스 때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렸어요. 이번엔 KeSPA컵때처럼 이기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A 손민혁=콩두 몬스터가 이기는 것이 당연한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