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은 꿈을 키웠고, 다수의 선수들을 섀도우버스라는 신대륙을 향해 항해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 팀을 꾸리고, 소규모 대회를 개최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있는 선수를 만났다. 이미 하스스톤 종목에선 이름이 알려진 '사일런트슬레이어' 오병민이다. 섀도우버스에 집중하고 있다는 오병민은 게임의 매력과 e스포츠로 성장할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털어놨다.
오병민은 섀도우버스의 게임 내 완성도를 8점으로 평가한 반면 게임 외적인 요소는 5점이라는 박한 점수를 줬다. 특히 성공적으로 국내외 e스포츠계에 안착하려면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섀도우버스는 e스포츠라는 섬에 무사히 정박할 수 있을까. 섀도우버스의 콜럼버스로 나선 오병민의 생각을 들어봤다.
Q 카드 게임 경력을 소개해달라.
유희왕부터 시작해서 매직 더 게더링을 즐겼고, 하스스톤 선수로 활동했습니다. 최근에는 섀도우버스를 집중해서 하고 있어요.
Q 섀도우버스는 언제, 어떻게 접하게 됐나.
일본에서 열리는 '와글와글 하스스톤'에 참가한 적이 있어요. 거기에서 일본인 선수와 대화를 나누는데 이 선수가 하스스톤은 안 하고, 이상한 게임을 하는거에요. 무슨 게임이냐고 하니까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섀도우버스라고, 해보라고 권유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재미없어 보여서 안 하다가, 계속 추천해서 해봤는데 꽤나 괜찮았어요. 한국에 출시된다는 소식을 듣고 본격적으로 시작했죠.
Q 섀도우버스만의 독특한 콘텐츠가 있다면.
'진화'라는 시스템이 제일 특징적이에요. 진화를 사용하면 그 턴에 소환한 하수인으로 바로 공격할 수 있는데 그 덕에 비등한 필드 싸움을 이어갈 수 있죠. 그게 매력이에요. 실제로 진화를 활용해 이기는 경우도 많고요.
'마법진'은 유희왕에 있던 시스템과 비슷해요. 지속 마법으로 필드에 남아 특정한 효과를 발동해주죠. 차별화되는 것이 있다면 섀도우 버스의 마법진은 '카운트다운'이 있어요. 카운트다운이 끝나면 특정 카드가 필드에 나온다던가, 상대 카드를 파괴한다던가 하는 것이죠. 마법진에 다양한 효과들이 있어서 전략을 만드는 하나의 요소로 쓰고 있어요.
Q 대다수의 카드 게임은 '운적인 요소가 지나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섀도우버스는 운적인 요소가 어느정도 되나.
섀도우버스가 지향하는 것이 운적인 요소를 최대한 줄이는 거예요. 카드를 덱에서 뽑는 등의 기본적인 운적 요소는 제외하고 보면, 우선 '무작위'에 의존하는 카드들이 거의 없어요. 게임 내 운적인 요소래봐야 무작위 적에게 1대미지를 입힌다는 정도고요. 제가 느꼈을 때는 다른 카드 게임에 비해서 '실력 게임'이라고 불려도 될 것 같아요. 기본적인 운만 제외하면 설계가 가능해요. 덱에 없는 카드로 질 상황은 없기 때문에 좋죠.
Q 게임의 장점과 단점을 꼽자면.
7개의 직업 모두 랭크 게임에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덱을 갖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직업끼리 물리고 물리는 상성이 있어요. 단점은 그럼에도 강한 덱은 강하다는 것이죠. 어떤 카드 게임을 해도 톱 티어 덱은 있잖아요. 섀도우버스도 톱 티어 덱이 조금 강한 상태이긴 해요.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 하스스톤보다는 명확한 카운터가 있는 것이죠. 덱 구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톱 티어덱도 분명히 카운터를 칠 수 있어요. 일본에서는 많은 대회가 열리는데 우승덱을 보면 1티어인 '윗치' 이외에도 많이 나오거든요. 충분히 저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우승덱이 나올 것 같고, 그래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죠.
단점은 대회를 몇 번 진행해보면서 느낀 것인데 관전 시스템이 안 좋다는 거예요. 사이게임즈 쪽에서도 인지를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아직 한 쪽 밖에 관전이 안 되거든요. 중계를 하려면 다른 선수에게 양해를 구한뒤 따로 덱 화면을 붙여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요. 그리고 많이 튕겨요. 실제로 대회를 보면 튕겨서 재경기하는 경우도 있어요. 빨리 개선을 해줘야할 것 같아요.
Q 개인적으로 평가하기에 몇 점을 주고 싶은가.
게임 내적인 완성도는 10점 만점에 8점을 주고 싶어요. 몇몇 카드의 밸런스 문제가 있고, '원턴킬 덱'이 조금 유리한 면이 있거든요. 나머지 부분들은 만족하고 있어요.
게임 외적인 부분은 5점이요. 아까 말씀드렸지만 관전 문제가 있고, 또 인터페이스가 불편해요. 익숙해지면 괜찮은데 '너무 조잡해서 만질 맛이 안 난다'는 의견도 있더라고요. 한국 이용자분들의 눈을 만족시키려면 개선이 필요할 것 같아요. 현재 있는 친구 기능도 사실상 쓸모가 없어요. 채팅이 되는 것도 아니고요. 몇몇 손을 봐야 할 부분은 있는 것 같습니다.
Q 하스스톤 선수로 활동했는데 이제는 섀도우버스에 집중하는 것인가.
아무래도 하스스톤 대회가 없다보니 섀도우버스에 집중하고 있어요.
Q 하스스톤에서 섀도우버스로 하는 선수들이 다수 보이는데 동향은 어떤가.
'마스카' 이임혁 해설이 방송이랑 해설을 하신다고 들었어요. GC 부산 선수들도 즐겨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섀도우버스에 관심을 갖고 하스스톤과 병행하는 분들도 계세요. 많은 선수분들이 섀도우버스를 매력있고, 긍정적인 게임이라고 보시는 것 같아요.
Q 팀에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모이게 됐나.
제가 주도해서 'Conqueror'라는 팀을 창단했어요. 혼자 연습하기 힘들었거든요. 한국에서 하시는 분들을 찾아 팀을 만들고, 대회도 같이 개최하고, 방송도 하고 있어요. 인벤 '마스터 초대석'에도 출연하고 있죠.
아직 한국에서는 저희팀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일본은 프로 팀도 있고, 아마추어 팀들도 많아요. 일본 수준에 따라가고 싶어서 팀을 창단한 것도 있죠. 기회가 된다면 동료들과 일본 대회에 같이 참여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어요.
Q 사이게임즈는 섀도우버스의 e스포츠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 입장에서 볼 때, 성공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 것 같나.
사이 게임즈가 e스포츠계에 들어온 것은 처음이니까 어떻게 진행할지 잘 모르겠어요. 우선 선수 입장에서는 대회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어요. 특히 한국에선 대회 규모가 중요할 것 같아요. 대회 규모가 크면 하스스톤을 하던 선수들도 관심을 가질 것이고, 자연스럽게 스트리머와 시청자가 생기면서 파이가 커질 것 같아요.
Q 일본 쪽에선 꽤나 성행하고 있다는데 어떤가.
일본의 하스스톤은 정말 규모가 작아요. 그런 와중에 섀도우버스가 출시되고, 일본 내에서 큰 대회가 열리니까 하스스톤을 하던 선수들이 다수 전향하거나 병행하고 있죠. 일본 e스포츠 리그 중에 상금이 크게 걸린 대회가 거의 없었어요. 대부분 명예만 주어진 셈이었는데 섀도우버스는 명예와 상금을 같이 얻을 수 있으니 매력적이죠. 섀도우버스가 일본 e스포츠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Q 종목사가 일본 기업인데 국내 활동에 어려움은 없나.
국내에서 대회가 열린다는 소문은 있어요. 정확히는 모르지만 사이게임즈가 e스포츠 활성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있고요. 대회가 열릴 것 같기는 해요. 충분히 국내에서 이목을 끌만한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일본에서 대회를 개최하고, 성과도 거뒀으니 e스포츠의 중심인 한국에서도 준비만 잘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섀도우버스 컵 대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반응은 어떤가.
재밌다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아직까진 보완해야 할 점이 많죠. 섀도우버스가 대회는 많이 열리는데 정식 규정이 없어요. 하스스톤은 정복전 규칙이 정해져있는데 사이게임즈는 아직 만들지 않았죠. 대회마다 규칙이 조금씩 다른데 통일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표준이 정해지면 따라가면 되잖아요. 그리고 관전 모드. 이해는 하지만 보는 입장에선 답답한 부분이 많아요. 개선이 됐으면 좋겠네요.
Q 섀도우버스 리그에 반영됐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낮은 라운드부터 더블 엘리미네이션으로 진행해줬으면 좋겠어요. 카드 게임이다보니 운이 안 좋아서 지는 경우도 있는데 더블 엘리미네이션으로 진행하면 그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니까요. 카드 게임의 특성 상 싱글 엘리미네이션은 좋은 방식이 아닌 것 같아요. 카드 게임의 본질을 조금 더 이해했으면 좋겠어요.
Q 섀도우버스 입문 덱으로 추천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게임의 기본을 이해하기 좋은 덱은 '어그로 뱀파이어'인 것 같아요. 덱이 저렴하고, 낮은 등급에선 강하거든요. 대처법이 확실해서 상위 등급으로 갈수록 잘 안 통하지만, 게임의 기본적인 교환이나 '킬각' 재는 법을 알 수 있는 덱인 것 같아요.
Q 1티어 덱은.
'OTK 엘프'라고 부르는 덱이 있는데 초반에 대미지를 누적시키고, 이후 한 방에 터뜨리는 덱이에요. '도로시 템포 윗치'도 강력한데 초반 주문을 많이 사용해서 필드를 강하게 만들고, 필드 차이로 이기는 덱이죠. 두 개가 1티어예요.
Q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은.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고, 새로운 게임에 도전하게 됐는데 많이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컵 대회와 팀 연승전 두 개를 후원 받아 주최하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대회가 열리면 동료들과 함께 참여할 것이니 잘 봐주시고, 트위치 방송도 많이 찾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