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2: 자유의날개 시절부터 리그를 봐왔던 사람이라면 김익근 캐스터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김익근 캐스터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GSL) 캐스터로 활동하며 최고의 입담을 자랑해 많은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그가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e스포츠 캐스터로 전향했고, 최근에는 홈쇼핑 쇼호스트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 그가 어떻게 SSL 챌린지 중계를 맡게 됐을까. 김익근 캐스터는 "e스포츠를 하고 싶단 마음은 계속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e스포츠를 하고 싶은 마음은 계속 있었어요. e스포츠 캐스터는 어떤 직업도 따라갈 수 없는 매력이 있죠. 팬들의 피드백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마음껏 '드립'을 쳐도 되고, 관객과 시청자가 재밌어하면 좋은 중계라 평가받죠. 얽매이지 않는 것이 좋았어요. 곰TV 시절 조연출이었던 이가희 PD가 이번에 입봉작으로 SSL 챌린지를 맡게 됐다면서 같이 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고, 저도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스타2 팬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이 있어서 다시 인사드리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습니다."
그는 곰TV에서 활동하던 시절 스타크래프트2 뿐만 아니라 프리스타일 풋볼,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던전앤파이터 등 다양한 리그의 중계를 맡으면서 e스포츠 캐스터로서 영향력을 넓혀갔다. 그런 그가 돌연 홈쇼핑으로 발길을 돌린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그만 둘 당시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았어요. 캐스터로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나 미래가 불확실했죠. 제 스스로에게 변화가 필요하다 느낀 시점이었습니다. 캐스터 활동 자체는 행복했지만 더 크게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죠."
쇼호스트로 전향하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는 없을 터. 하지만 곰TV 캐스터 공채에 단번에 붙었던 그는 CJ오쇼핑 쇼호스트 공채에도 단번에 붙었다고. 이쯤 되면 타고난 방송인이라 봐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방송 천재가 아니냐"는 기자의 말에 "운이 좋았다"며 겸손해하던 김익근 캐스터는 e스포츠 캐스터 경력이 방송 일에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속된말로 쫄지 않고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내공이 쌓였죠. 쇼호스트 역시 e스포츠와 비슷하게 대본이 없는 생방송이고, 상황에 맞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하거든요. 그리고 봐주시는 분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한다는 공통점이 있었죠. 제가 가진 최고의 실력을 선보일 수 있는 직업이라 생각했습니다."
쇼호스트로서도 자신만의 존재감을 키우는데 성공한 김익근 캐스터는 "방송능력이나 안정감 면에서 예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홈쇼핑에서 쌓은 내공을 e스포츠 중계에 녹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김익근 캐스터는 SSL 챌린지에서 정인호 해설과 호흡을 맞춘다. 정인호 해설과는 곰TV 시절 다양한 리그들을 함께 진행하면서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고.
"정인호 해설과 함께 한다는 것이 제게는 너무 행운인 것 같아요. 오랜만에 돌아온 e스포츠 중계인 만큼 제 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중계에는 해설과 캐스터의 관계도 묻어나는데 친하지 않으면 '드립'도 안 되거든요. 정인호 해설도 저를 잘 알기 때문에 처음부터 좋은 '케미'와 재미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SSL 챌린지는 두 중계진 뿐만 아니라 매주 다른 객원해설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캐스터 입장에서는 객원해설의 자연스러운 중계를 유도하고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게 리드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김익근 캐스터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선수들이 전문적인 해설을 할 수 있게 배려하고 판을 깔아줄 계획이다.
"홈쇼핑에서는 매번 다른 상품을 판매하는데 그 상품에 맞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처럼 객원해설에 맞게 사전 준비를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정인호 해설이 워낙 베테랑이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요. 첫 주차에는 고인규 해설이 나올 텐데, 굉장히 착하고 매력 있는 친구예요. 중계도 굉장히 잘한다고 느껴서 기대가 많이 됩니다."
SSL 챌린지를 통해 홈쇼핑과 e스포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김익근 캐스터. 그에게 마지막 질문으로 "어떤 캐스터로 남고 싶느냐"고 물었다. "이름을 말했을 때 바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인상적인 캐스터가 되고 싶다"고 답한 그는 자신을 기억해준 스타2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놓치지 않았다.
"저만이 할 수 있는 예능에 특화된 중계, 너무 재미만 추구하는 것이 아닌 경기 흐름과 선수들에게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자연스레 재미를 녹일 수 있는 방송을 하고 싶습니다. 제가 복귀한다고 영상이나 기사가 나갔을 때 커뮤니티에서 보여주신 반응에 고마웠어요. 저를 기억해주신다는 것이…. 그 자체로 제가 원하는 모습을 그려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익근' 했을 때 인상적인 장면이 바로 떠오를 수 있도록 쭉 여러분의 기억에 남는 캐스터가 되고 싶습니다. 저를 반겨주셔서 감사하고 그만큼 재밌는 중계로 보답하겠습니다. SSL 챌린지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