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훈은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넥슨 아레나에서 열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017 스프링 2라운드 5주차 진에어 그린윙스와의 2세트에서 루시안으로 안정감 있는 활약을 펼쳤고 그 덕분에 팀이 승리했다. 10승7패가 된 아프리카 프릭스는 5강 안에 들 가능성이 엄청나게 높아졌다. 하종훈이 한국에서 열리는 포스트 시즌에 처음으로 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하종훈은 "아직 포스트 시즌 진출이 확정된 것은 아니기에 덤덤하게 기다리고 있을 계획"이라면서 "kt 롤스터와의 한 경기가 남아 있는데 반드시 승리해서 자력으로, 떳떳하게 한국에서 열리는 첫 포스트 시즌을 경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하종훈과의 일문일답.
Q 1라운드에서 패했던 진에어를 2대0으로 가볍게 제쳤다.
A 팀은 이겼지만 내가 원하는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마음에 들지는 않다. 개인적으로는 라인전을 좋아하는데 1, 2세트 모두 라인전을 제대로 하지 못해 답답했다.
Q 1세트에서는 '마린' 장경환의 케넨만 보였다.
A 장경환 선배만 재미있고 우리는 그다지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기 패턴이었다. 그래도 팀이 이기는 것이 우선이어서 최선을 다했다.
Q 루시안을 가져갔다. 손에 잘 맞나.
A 원래부터 계획이 오늘 하루는 루시안을 계속 쓰려고 했다. 루시안이 나에게는 가장 잘 맞는 것 같다. 이동기 있는 챔피언을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 루시안이 가장 스타일리시하다고 생각한다.
Q 루시안이 자주 보이는데 하종훈 메타라고 불러도 되나.
A 루시안이 최고의 챔피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도 루시안으로 플레이할 때 애쉬가 껄끄럽다.
Q 만약 베인이 상향된다면 쓸 생각이 있나.
A 당연히 있다. '마린' 형과 타협이 된다면(웃음).
Q 초반에 딜을 못 넣는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A 솔직히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 때에는 내가 아직 팀에 적응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마형' 중심으로 모든 작전이 흘러가던 시절이었다. 장경환 선배의 포지션에 따라 모두가 움직여야 하니까 나는 언제 공격을 해야 하는지, 누구를 쳐야 하는지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다른 원거리 딜러들에 비해 공격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경환 선배가 "너는 '뱅'보다 딜을 못 넣는 것 같다. '뱅'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잘 하던데"라고 말했을 때 뭔가 크게 와닿는 것이 있었다.
Q 선수에게는 엄청난 독설이었을텐데.
A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뱅' 배준식에게는 정말 지면 안되겠다라는 승부욕이 생겼다. 장경환 선배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나를 자극시켜서 승부욕을 가지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함께 생활한 시간이 흐르면서 그걸 깨달았다. 문제는 최연성 감독님, 조계현 코치님까지 합세해서 세 명의 독설가가 그런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웃음).
Q 최연성 감독의 인터뷰에서 하종훈의 귀농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A 팀 동료들과 우스갯소리를 하던 과정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감독님이 인터뷰에서 언급하셨다. 나도 프로게이머인데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선수 생활을 마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고 정상에 서려고 노력할 것이다. 귀농할 생각은 없다(웃음).
Q kt 전은 어떻게 치를 생각인가.
A 요즘 kt의 경기력이 그리 좋지는 않아 보인다. 이길 것 같기는 하지만 모든 원거리 딜러들이 고평가하는 '데프트' 김혁규가 있기에 나에게 큰 짐이 주어질 것 같다. 피하지 않고 치고 받고 싸울 계획이다.
Q 포스트 시즌 진출이 유력하다. 만약 가게 된다면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
A 한국에서 열린 챔피언스에서 포스트 시즌을 처음 간다. 그래서 실감도 나지 않는다. 독설가 세 분이 편하게 두지는 않겠지만 게임 안에서는 편하게 풀어가겠다(웃음).
서초=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