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우버스는 최근 한일전과 아마추어 오픈 대회를 발표하며 e스포츠화에도 적극성을 내비쳤다. 그리고 하스스톤에서 섀도우버스로 전향한 ESC 나이트 메어의 '라쎄' 신현은 선수와 해설가로서 e스포츠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신현은 섀도우버스의 e스포츠 성공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본다. 섀도우버스의 게임성과 이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하는 사이게임즈의 운영 방향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하지만 관전 시스템부터 밸런스까지 개선할 점도 있다고 말한다. 신현은 섀도우버스를 아끼는만큼 쓴소리 또한 아끼지 않았다.
국내 CCG 시장에 기세 좋게 등장한 섀도우버스. 신현과의 대화를 통해 섀도우버스의 매력과 성공 가능성을 들여다 봤다.
Q 자기 소개를 해달라.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섀도우버스 개인 방송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요. 미디어뮤즈에서 진행하는 고블린컵에 참가했고, 헝그리앱 밤피컵에선 해설로 활동하고 있고요. 그림자 연구소나 인벤 초대석에도 출연하면서 섀도우버스와 관련된 많은 콘텐츠를 소개해 드리고 있죠.
Q 하스스톤에서 섀도우버스로 전향했다. 어떤 매력을 느꼈나.
무작위성이 가장 큰 이유였어요. 이 부분을 장점으로 느끼는 분도 있고, 단점으로 느끼는 분도 있을텐데요. 저한테는 하스스톤보다 적은 무작위성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하스스톤에는 '희망의 끝 요그사론'과 '실바나스 윈드러너', '불의 군주 라그나로스' 같이 다양한 무작위성을 지닌 카드들이 있잖아요. 이 카드들이 보는 사람 입장에선 흥미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업으로 삼고, 대회를 참가하는 선수 입장에서는 굉장한 스트레스예요.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카드에 대해서 승부가 갈리는 상황이 많이 나오니까요. 그 부분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던 찰나에 하스스톤을 기반으로 한 룰을 가지고 있고, 무작위성이 제한돼 있는 섀도우버스를 접하게 됐죠. 생각한대로 게임을 끌어갈 수 있고, 노력한만큼 보답을 받는 기분이었어요. 진화 시스템도 신선하게 느껴졌고요.
Q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확장팩 '신들의 폭풍'도 무작위 성이 적나.
확장팩이 거듭 출시되고 있지만 무작위성을 가진 카드들이 거의 없어요. 이 부분이 사이게임즈가 지향하는 방향성이라고 생각해요.
Q 하스스톤에는 격려, 발견, 퀘스트 등 다채로운 콘텐츠가 있다. 섀도우버스에선 아직 보이지 않는 듯 한데.
격려, 발견 등 게임의 전략성을 높여주는 키워드는 하스스톤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에요. 저는 서비스 기간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너무 많은 요소들을 넣으면 게임 자체가 복잡해지고, 진입 장벽이 높아지거든요. 점차 사이게임즈도 시도할 것 같아요. 새로운 아이디어는 필요하죠.
Q섀도우버스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이용자의 편의성을 잘 챙긴 게임이에요. 게임 내 채팅, 친구 기능이 부실한 것을 빼곤 모두 만족하고 있어요. 특히 리플레이와 감정 표현 전체 차단 기능이요. 접근성의 장점도 있죠. '엘작'이라고 부르는데요. 최상급 난이도의 인공지능 모드를 클리어하면 5,000 골드 가량을 얻을 수 있어요. 50팩을 얻는 셈이죠. 차별성이라고 부르긴 애매하지만 유저들의 편의성과 접근성, 독창적인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갖고 있는 게임이에요.
아, 그 부분도 얘기하고 싶어요. 특정 카드의 효과과 발동된 뒤 등장하는 등장하는 토큰의 능력치를 수 있다는 점이요. 그 카드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은 찾아보겠지만 상대하는 입장에선 정보가 부족하잖아요. 특히 신규 이용자들에게 불리하죠. 섀도우버스는 최초 카드만 둘러봐도 이후 생성되는 카드들에 대한 정보를 게임 내에서 다 확인할 수 있어요. 정보력의 차이가 굉장히 줄어들었죠.
Q 앞서 언급한 독창적인 시스템은 어떤 것을 말하는 건가.
진화라는 시스템이 대표적이죠. 마나를 기반으로 한 게임들은 전장을 뺏기면 찾아오는 것이 힘들어요. 매 턴에 할 수 있는 양이 정해진데다가 추종자를 내려 놓으면 공격 딜레이가 생기기 때문이죠. 주도권을 찾아오려면 즉발적인 주문이 필요해요. 그런데 섀도우버스는 주문을 통한 장악은 물론이고 진화를 통해 즉발적으로 공격하며 전장을 뒤집을 수 있어요. 진화로 상대 추종자를 그 턴에 잘라내고, 상대에게 정리를 강요할 수 있죠. 상대의 템포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
Q 밤피컵에서 해설을 하고 있다. 해설자로 보는 섀도우버스는 어떤가.
하스스톤도 하는 것보다 보는 것이 재밌다는 말이 있잖아요. 섀도우버스도 e스포츠로서 보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선수들이 설계한대로 흘러가는 모습이 관전 포인트죠. 아쉬운 점이 있다면 관전 시스템이 부실하다는 것이예요. 그리고 게임 속도가 빠르다보니 해설할 시간이 많지 않고요. 이건 제 해설 스킬이 향상되면 해결될 문제지만요.
Q 해설할 때 집중해서 짚어주는 포인트가 있다면.
섀도우버스도 직업, 덱 간의 상성을 무시할 수 없어요. 서로 물리고 물리는 관계가 있거든요. 그래서 선수들이 상성을 굳히고 뒤집기 위해 어떻게 덱을 준비해왔는지를 먼저 살펴보죠. 게임 내적인 부분에서는 누가 더 실수를 안 하느냐를 집중해서 봐요. 침착하고, 깔끔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선수들이 승리하거든요.
Q 대회에 참여하는 선수, 시청자들의 반응과 분위기는 어떤가.
다들 열정적으로 섀도우버스의 미래를 전망하고, 조금 더 흥하게 하기 위해서 긍정적으로 임하고 있어요. 저를 포함한 선수, 해설진, 관계자 분들이 모두 미래성이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시청자 반응을 찾아봤는데 하스스톤보단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평이 많았어요. 섀도우버스는 이제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대회가 진행되며 스트리머, 해설진, 선수들의 자리 잡은 하스스톤과 비교하긴 이르다고 생각해요. 게임 내외적으로 비교될 수 밖에 없지만 말이에요. 점점 비슷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후공이 유리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대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나.
밴이 있는 대회면 컨트롤 덱이 강세를 보이다보니 후공이 유리해요. 반대로 밴이 없는 대회에서는 어그로덱이 많이 나와 선공의 승률이 나쁘지 않고요. 이 정도 차이인 것 같아요. 선공도 괜찮아요.
사이게임즈가 갖고 있는 빅데이터에 따르면 선공과 후공의 승률이 49 대 51 정도라고 해요. 후공이 무조건 유리하다고 말하긴 어렵고, 굳이 순서를 정하라면 후공을 고르고 싶은 정도죠. 이유를 생각하면 4마나에 좋은 진화 옵션을 가진 추종자가 많기 때문인 것 같아요. 로얄의 '백화의 세검사'나 비숍의 '철퇴의 사제' 등이죠. 그런 추종자가 없는 네크로맨서를 제외하곤 다수의 직업이 후공을 플레이하는 것이 편한 것 같아요.
이 상황을 조정하려면 후공이 선공에게 카드 반 장 정도의 어드밴티지를 주면 될 것 같아요. 현재 후공이 카드 한 장을 더 드로우 받고, 진화 포인트를 하나 더 받잖아요. 저는 진화 포인트가 카드 한 장의 값어치를 지니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현재 후공이 2장의 이익을 본다고 생각해요. 조금은 큰 차이인 셈이죠. 그렇다고 이득을 1장으로 줄이면 후공이 불리하니 반 장 정도를 줄이면 될 것 같아요. 반 장이라는 것이 실제적으로 구현하기 힘든 것이니까 사이게임즈도 고심하고 있겠죠.
Q 일본과는 달리 아직 국내엔 큰 규모의 대회가 열리지 않았다. 어떻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한국 e스포츠 시장의 주된 동력은 팬심이라고 생각해요. 최초의 e스포츠라 할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 리그만 봐도 임요환, 홍진호, 강민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이목을 끌었잖아요. 게임을 잘 모르면서도 팬심으로 보는 팬들이 있을 정도였고, 이런 부분이 마케팅과 e스포츠화에 큰 영향을 끼쳤죠. 하스스톤은 그 부분에 있어선 성공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스타급 플레이어가 되면 승률이 좋아야 하는데 게임 특성 상 어려웠죠. 섀도우버스는 하스스톤 보다는 잘 하는 사람이 이길 수 있는 구조다보니 스타 플레이어가 발굴되기 쉽다고 생각해요. 선수들을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하면 e스포츠화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Q 5월에 한일전이 열린다. e스포츠화에 도움이 될까.
한일전은 언제나 뜨거운 감자잖아요. 한국인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에게도 마찬가지죠. 섀도우버스 한일전이 열리면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이 쏟아질 것 같아요. 그러면 한국과 일본이 상호 교류하고, 함께 발전하면서 좋은 시너지 효과가 생기겠죠.
Q 선수와 해설자로 대회에 참가했다. 게임 내외적으로 보완되야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가장 먼저 관전 시스템을 개선해주셨으면 해요. 해설로서 활동해보니 더욱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사이게임즈가 슈퍼클라이언트를 제공하지 않으면 양 선수의 패를 다 보는 관전이 어려워요.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해 시스템적 개선이 있으면 좋겠어요.
그 외에 친구 기능을 보완하고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글로벌 서버인 점을 활용해서 커뮤니티를 강화시켜도 좋겠죠. 예전에 유희왕 온라인을 했을 때, 로비에서 외국인과 짧은 영어로 대화하는 것이 묘미였거든요. 사이게임즈도 대화 채널, 로비를 제공하면 이용자들 간의 상호작용이 더욱 활발해질 것 같아요.
Q 인터뷰를 끝낼 시간이 왔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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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