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상위권이었을 때 만났으면 누가 이겨도 아쉬움이 없었을텐데 하위권에서 만나서 지지 않으려고 게임했던 것 같네요."

스플라이스 김대엽이 kt 롤스터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주성욱과의 대결에서 지지 않고 싶었다는 속내를 털어 놓았다.

김대엽은 1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진에어 스타크래프트2 스타리그 프리미어 2017 시즌1 5회차 주성욱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2승째를 올렸다.

4패인 주성욱과 1승3패였던 김대엽이 만났기에 절실했다. 1패라도 더하는 쪽은 최하위로 내려갈 수 있던 상황이었기에 김대엽은 "지지 않기 위해 경기했다"고 밝힐 정도. 1세트에서 불멸자, 공허포격기 등 화력이 좋은 병력을 구성하며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주성욱의 추적자와 사도에게 지어지고 있던 연결체가 파괴될 정도로 긴장했던 김대엽이었다.

김대엽은 "3세트에서 스카이 프로토스를 시도한 것도 지지 않기 위함이었다"라면서 "상위권에서 주성욱을 만나지 못해 답답한 경기를 펼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대엽과의 일문일답.

Q 2승째를 달성한 소감은.
A 최근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연패하면서 자신감이 떨어졌다. 주성욱이 못해주길 바라면서 경기장에 왔다. 경기를 하는데 긴장했는지 손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이 따라서 2대1로 이겼다.

Q kt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주성욱을 꺾었다.
A 아무래도 같은 팀이었기에 서로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부진한 상황에서 만나서 가슴 아팠다. 이번 경기에서 지면 둘 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더 절박했다.

Q 1세트에서 병력 조합이 훨씬 좋았는데 주저한 것 같았다.
A 정말 긴장된 상황이었다. 주성욱의 병력이 추적자와 사도, 파수기 뿐이었는데 정말 세보였다. 파수기의 역장으로 인한 변수가 생기지 않기 위해 안정적으로 하다가 실수를 연발했다. 그래서 연결체를 내줬다.

Q 3세트는 일부러 스카이 프로토스 전략을 펼쳤나.
A 그 조합이 완성되면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지기 싫어서 경기를 했다. 이기고 싶었던 것 같다.

Q 남은 네 경기에서 몇 승 정도 더 거둘 것 같은가.
A 오늘 지면 4위 안에 들 수 없는 상황이었다. 평소보다 연습을 더 했음에도 긴장이 되더라. 그래도 오늘 이기면서 기회가 살아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다. 4연승이 최선이겠지만 3승1패 정도는 해야 4위 안에 갈 것 같다.

Q 다음 상대가 4연승을 달리고 있는 조지현이다.
A 꼭 이기고 싶다. 하지만 프로토스전은 정말 변수가 많다. 1주일 동안 준비를 많이 해야 감이 올 것 같다.

Q 하고 싶은 말은.
A 스플라이스에서 헤드셋과 커세어 가방을 보내줬다. 많이 지원해줘서 고맙다.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서초=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