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MVP 프로젝트(이하 MVP)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스타래더에 출전, 국제대회에서 감격적인 첫 승전보를 전했다.
지난해 G2 e스포츠와 플립사이드 택틱스에 연패해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MVP는 올해 대회에서는 버투스 프로와 닌자즈 인 파자마에 패했지만 아시아 최강이라 평가받는 중국의 타일루를 연장 접전 끝에 잡아내면서 소중한 첫 승리를 맛봤다.
MVP는 그간 중요한 순간마다 타일루에게 발목을 잡혔지만 이번 대회에서 복수에 성공함과 동시에 국제대회 첫 승리를 따내면서 자신감을 얻은 모습이다. 4라운드 경기에서 브라질의 임모털스에게 아쉬운 역전패를 당해 목표로 했던 8강에는 들지 못하고 탈락했지만 MVP 선수들은 유럽 선수들 못지않은 개인기를 갖고 있음을 보여줬고, 팀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막내 '케일' 정수용은 초반 부진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빠르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케 했다.
한국은 e스포츠 강국이라 불리지만 성장 기반이 약한 CS:GO에서의 승리는 다른 종목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두기 힘든 성과다. 국내 서버가 없는 것을 물론 제대로 된 환경에서 연습을 하는 팀들은 서너 팀밖에 되지 않고, 꾸준히 출전할 수 있는 대회도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트위치와 VSL이 1년에 두세 차례 CS:GO 대회를 여는 것으로 조금이나마 갈증을 해소할 뿐이다. MVP 역시 스타래더에 출전하기 전 VSL에서 출전하며 실전 감각을 키웠고, 대회 3연패를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해외팀들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단 1승에 불과했지만 중요한 것은 국제무대에서의 가능성을 봤다는 것이다. 과거 CS:1.6에서 메이븐 크루나 루나틱 하이, 프로젝트kr(위메이드 폭스)이 누렸던 한국팀들의 영광을 CS:GO에서는 다시 못 누릴 거란 예측이 많았지만 해외팀과 비교해 열악한 환경에서 연습한 MVP가 스타래더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앞으로의 활약을 충분히 기대할만한 가치가 있음을 보여줬다.
MVP가 스타래더 직후 CS:GO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사이트인 HLTV.org에서 한 때 세계 랭킹 23위까지 올랐던 것도 MVP의 가치와 가능성을 증명한 것이다.
MVP는 대회 출전에 그치지 않고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약 1주일 간 부트캠프를 차려 유럽 현지의 팀들과 연습을 하기도 했다.
MVP 프로젝트라는 팀이 만들어진지 이제 1년 반이 지났다. MVP는 이 짧은 시간동안 아시아 최강 반열에 올라설 정도로 성장했고, 이제는 유럽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MVP가 해냈다는 것은 국내 다른 팀들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발 늦게 시작한 MVP PK나 이제 막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예티도 시간과 기회만 주어진다면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의 열정에 비해 부족한 인프라가 아쉽지만 e스포츠 팬들이 CS:GO 팀들에게 관심을 가져준다면 하나라도 더 많은 대회가 열릴 수 있을 것이고, 한국팀들의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